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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된 취향 관람층을 어디에 뒀냐에 따라 평가는 달라질 수 있겠습니다만,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 매니아]는 성인 취향의 영화로서는 상당히 불만족스러운 결과물이었습니다. 정말이지 뻔한 공식을 답습하고 있거든요. 가족드라마이면서 일종의 이세계물을 표방하고 있는데 그 방식이 정말 일차원적입니다. 영어를 쓰는 2족 보행의 외계인들이 마구 나오고 특수효과로 가득찬 풍경들이 쏟아집니다. 거대한 괴물도 나오고 떼거지로 전쟁도 합니다. 아무 것도 새로운 게 없습니다.


[앤트맨] 시리즈가 마블 세계관 안에서 보여주는 차별점은 사이즈의 변화입니다. 즉 영화적으로 공간적 감각이 수시로 변하는 재미를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인데 이 부분은 이미 앤트맨 1에서 다 해먹은 느낌이고 2에서부터는 단순한 스킬의 영역으로 들어가버린 것 같습니다. 3에서도 상황은 크게 다르진 않습니다. 양자역학을 통해 다른 세계로 간다한들, 어차피 그 안에서 앤트맨은 계속해서 정상인의 사이즈로 돌아다니기 때문에 전혀 감흥이 없습니다. 앤트맨 시리즈의 재미를 어디서 찾아야하는지 제작자들이 아예 길을 잃은 것 같습니다.


한 캐릭터가 주인공으로 고정된 시리즈가 거듭될 경우 마블은 계속해서 이 악습을 반복합니다. 특수효과로 범벅이 된 이세계와 분장을 떡칠한 여러 조연들을 보여주며 "신비"를 설득하려고 하는 것이죠. 여기서 마블은 중요한 지점을 놓치고 있습니다. 신비는 불가해의 상태에서 비로서 시작됩니다. 어떤 세상에서 말이 안통하고, 뭐가 뭔지도 파악할 수 없고, 다른 존재가 친구인지 적인지도 알 수 없습니다. 그런데 마블은 이미 전지의 상태를 전제하고 자꾸 시각적으로만 우악스러운 설득을 하려고 합니다. 이 부분에서 영화는 성인대상으로는 설득력을 완전히 잃습니다. 모든 모험이 안전하고 귀엽기만 하거든요. 




[앤트맨] 시리즈의 가장 멋진 장면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시리즈에 이 정도의 기이한 느낌은 더 이상 나오지 않습니다. 


[앤트맨] 시리즈가 이렇게 할 이야기가 없는지 울적해질 정도입니다. 그래도 과학의 영역에 최대한 가까이 접근해서 물리법칙을 어떤 식으로 뒤틀고 세상을 과학적 법칙으로 어떻게 재해석을 할 수 있는지 가장 가능성이 큰 영화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러나 이 영화는 캉이라는 또 다른 악역의 등장을 위한 발판으로만 소모가 됩니다. 성장한 캐시도 제대로 다루고 있다는 생각은 안듭니다. 그는 어디까지나 아버지의 가장 큰 동기이자 인질로서만 활용이 됩니다. 정말 큰 가능성을 품고 있지만 그것을 마블식 공정의 작은 틀 안에서만 활용하려는 걸 보면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다음 마블 영화는 굳이 아이맥스로 보지 않아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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