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2.28 17:27
주된 취향 관람층을 어디에 뒀냐에 따라 평가는 달라질 수 있겠습니다만,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 매니아]는 성인 취향의 영화로서는 상당히 불만족스러운 결과물이었습니다. 정말이지 뻔한 공식을 답습하고 있거든요. 가족드라마이면서 일종의 이세계물을 표방하고 있는데 그 방식이 정말 일차원적입니다. 영어를 쓰는 2족 보행의 외계인들이 마구 나오고 특수효과로 가득찬 풍경들이 쏟아집니다. 거대한 괴물도 나오고 떼거지로 전쟁도 합니다. 아무 것도 새로운 게 없습니다.
[앤트맨] 시리즈가 마블 세계관 안에서 보여주는 차별점은 사이즈의 변화입니다. 즉 영화적으로 공간적 감각이 수시로 변하는 재미를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인데 이 부분은 이미 앤트맨 1에서 다 해먹은 느낌이고 2에서부터는 단순한 스킬의 영역으로 들어가버린 것 같습니다. 3에서도 상황은 크게 다르진 않습니다. 양자역학을 통해 다른 세계로 간다한들, 어차피 그 안에서 앤트맨은 계속해서 정상인의 사이즈로 돌아다니기 때문에 전혀 감흥이 없습니다. 앤트맨 시리즈의 재미를 어디서 찾아야하는지 제작자들이 아예 길을 잃은 것 같습니다.
한 캐릭터가 주인공으로 고정된 시리즈가 거듭될 경우 마블은 계속해서 이 악습을 반복합니다. 특수효과로 범벅이 된 이세계와 분장을 떡칠한 여러 조연들을 보여주며 "신비"를 설득하려고 하는 것이죠. 여기서 마블은 중요한 지점을 놓치고 있습니다. 신비는 불가해의 상태에서 비로서 시작됩니다. 어떤 세상에서 말이 안통하고, 뭐가 뭔지도 파악할 수 없고, 다른 존재가 친구인지 적인지도 알 수 없습니다. 그런데 마블은 이미 전지의 상태를 전제하고 자꾸 시각적으로만 우악스러운 설득을 하려고 합니다. 이 부분에서 영화는 성인대상으로는 설득력을 완전히 잃습니다. 모든 모험이 안전하고 귀엽기만 하거든요.
[앤트맨] 시리즈의 가장 멋진 장면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시리즈에 이 정도의 기이한 느낌은 더 이상 나오지 않습니다.
[앤트맨] 시리즈가 이렇게 할 이야기가 없는지 울적해질 정도입니다. 그래도 과학의 영역에 최대한 가까이 접근해서 물리법칙을 어떤 식으로 뒤틀고 세상을 과학적 법칙으로 어떻게 재해석을 할 수 있는지 가장 가능성이 큰 영화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러나 이 영화는 캉이라는 또 다른 악역의 등장을 위한 발판으로만 소모가 됩니다. 성장한 캐시도 제대로 다루고 있다는 생각은 안듭니다. 그는 어디까지나 아버지의 가장 큰 동기이자 인질로서만 활용이 됩니다. 정말 큰 가능성을 품고 있지만 그것을 마블식 공정의 작은 틀 안에서만 활용하려는 걸 보면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다음 마블 영화는 굳이 아이맥스로 보지 않아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2023.02.28 17:48
2023.02.28 18:11
2023.02.28 18:16
가족분 덕분에 디즈니 플러스를 쓰고 있는데도 마블 컨텐츠들은 안 건드려요.
말씀하신 것과 같은 아쉬움 때문에 안 챙겨 본지 한참 됐네요. 뭐 샘 레이미 때문에 닥슬 2편, 그리고 올드비 스파이더맨들 때문에 노 웨이 홈은 봤습니다만. 뭐 이 프랜차이즈의 장점이자 핵심 매력 중 하나가 다양한 히어로들이라고 생각하는데, 팀업을 우선시 하느라 그 히어로들 개성을 다 죽여 놓으니 재미가 없더라구요. 주인공이 누구이든 그냥 그 분이 그 분 같고 그래서... 그나마 '완다 비전'처럼 아예 형식 실험을 해버린 작품은 재밌게 봤습니다만. 그것도 클라이막스에 가서는 결국 비슷해지더라구요.
그래도 남아 있는 마블의 미덕이라면 '그래도 기본 퀄리티 유지는 꾸준히 한다'가 아닌가 싶은데. 이것만 해도 참 대단하다 생각하지만 그 '기본 퀄리티'의 매력이 점점 소진되어가는 것 같더라구요. 적어도 저한텐 그렇습니다. ㅋㅋ
2023.02.28 19:21
2023.02.28 19:42
와칸다도 주제나 캐릭터는 좋았는데, 액션... 그게 최선입니까아? 다른건 그렇다치고 그 모쌩긴 배에서 꼭 그런 갑판전을 해야합니까아아! 저는 정말 모르겠습니다.. 초-하이테크에 대한 상상력이 이다지도 부족한지.. 레이저 그만...
2023.02.28 21:49
마블이 갈 수록 실패하는 지점이 피지컬한 액션을 찍는 부분이죠 ㅠ 이거 진짜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 초고도 문명이라는 와칸다가 왜 저렇게 원시적인 싸움을 하는지 1도 이해할 수 없었어요ㅠ
2023.02.28 20:13
무슨 양산형 스타워즈 영화를 보는 줄 알았습니다. 앤트맨은 아기자기한 규모와 딱 거기에 맞는 액션이 제맛이라고 생각하는데 양자영역이라는 곳으로 무대를 옮기니 확 죽더군요. 그렇다고 그 양자영역을 잘 표현한 것도 아니고...
마블이 요즘 제작편수 많아지고 공개텀이 짧아지면서 퀄리티가 유지가 안되는 것 같더군요.
2023.02.28 21:50
옛날 오락실에 있던 킹오파 생각났습니다... 해마다 뭘 내놓긴 해야하니 내놓는데 결과물은 버그 투성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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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 영화를 영화관에 보러가면서, 마블 영화를 앞으로 영화관에서 볼 것인지 집에 누워 디즈니 플러스로 볼 것인지를 판단하고자 했습니다. 결론은 후자고, 미리 보는 관객 분들이 너무 재미있었다 같은 이야기를 하지 않는한 보러 가진 않을 거에요. IMAX만 안 보신다니 넉넉한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ㅋㅋ.
(!!! 아래서 부터는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
비판점은 모두 공감되고, 저는 다른 것보다 자신이 축소되면 세계는 확대되어야 하는데 양자 세계라는게 거시 세계보다 더 좁아보인다는 겁니다. 세상 어느 지역에서 작아져도 같은 공간으로 이어져 있는 것만큼 어처구니 없는게 어디있습니까. 모래 속 바늘 두 개가 만나기 어려운 것처럼 한없이 무한하게 넓은 세상을 보여줘도 부족한데. 이런 편의적인 구성이 아쉽고, 마블 세트 영화에서의 각 개별 영화의 자유도는 바닥을 치고 말이죠. (역시 디즈니에 인수되어 일 년에 두 세 편씩 찍어내는게 끔찍한 결과였던 것 같습니다. 3년에 한 편씩 나온다 한들 그게 더 나았을 수도.)
그리고 마지막에, 벌레 부부가 양자 세계에 떨어져 나가고 차원문이 닫혔을 때, 그대로 끝날지 알았어요. 적어도 그 정도 고난과 텀은 줘도 되지 않습니까 ㅋㅋ. 그냥 다음 영화 시작에서 연결해서 불러오더라도 이건 뭐 너무 완결적이지 않나요. 외부로 나가는 필요 요소인 에너지체가 완전 무쓸모로 보이고. 안 그래도 멀티버스로 인해 한없이 인물들이 분할되서 묽어지는데, 앞으로 마블이 잘 해낼 수 있을지 걱정(기대?)이 됩니다. 과연 새로운 분기점을 써 낼 수 있을지. 여튼 이제 영화관에서 웬만하면 안 볼 겁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