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에서 털사킹을 봤습니다.

2023.03.01 17:23

woxn3 조회 수:538

막 누구에게나 추천할만한 시리즈는 아니긴 한데 그래도 간만에 정주행한 드라마이고 그럭저럭 재밌게 봐서 감상문을 남겨 둡니다.


실버스타 스텔론 주연이기는 하지만 테일러 셰리던 때문에 본 거긴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테일러 셰리던 영화를 막 챙겨보고 그런 건 아니긴 한데 하여튼 그랬어요. 


전반적인 무드는 브레이킹 배드나 베터 콜 사울, 오자크 같은 느낌이에요. 이런 계열의 최근작은 디즈니 플러스의 카지노도 있겠군요. ㅎ 그중 제일 비슷한 건 베터 콜 사울입니다. 비정하고 잔인한 세계관에 매력적인 캐릭터를 넣고 블랙코미디로 양념을 친 드라마에요. 사울처럼 끝없이 추락해가는 내용은 아니기 때문에 좀 더 가벼운 분위기긴 하구요. 


뭐니뭐니해도 이 드라마를 계속 보게 만드는 건 실버스타 스텔론이 연기한 주인공 캐릭터입니다. 뉴욕에서 잘나가는 마피아 생활 하다가 꼴통들이 벌인 일 수습하느라 감옥에 가서 의리 때문에 25년을 복역하고 나왔는데 조직에게 버림받은 할아버지에요. 그렇다고 통쾌한 복수극 같은 건 아니구요. 보스에게 그렇게 팽당하고 갓난아기 때부터 봤던 보스 자식놈과 그 친구들에게 개무시를 당하는 와중에도 나름 정중하게 빠져주는 신사 같은 인물이에요. 물론 그런 그를 주변에서 가만히 두지 않는다는 게 주요 내용이구요. 본인도 의리는 지키지만 천성이 조용히 살 수는 없는 사람이라 노련하게 일처리를 하는 와중에도 문제가 계속 생기고 그래요. 해서 자기 몸보신도 해야겠고 그동안 적들이 생기고, 자꾸 옛 조직 똘마니들이 신경을 긁고, 와중에 왕성한 정력과 넘치는 매력으로 딸 뻘 여자랑 연애도 하고 그런다는 내용입니다.


이 할아버지가 잔인하고 막무가내이긴 한데 자기의 삶과 세계에서 배운 관성에 따라 그렇게 사는 것일 뿐 나름 인정도 많고 의리도 있으며 일도 굉장히 잘하는 걸로 나와요. 그러다보니 여자한테 여전히 인기도 많구요. 체격도 워낙 건장해서 젊은이들과 몸싸움을 벌여도 그들을 압도하는 힘도 가지고 있습니다. 실베스터 스텔론이니까요. 그렇게 승승장구해가는 내용이긴 하지만 그가 버려진 말로서 시골 변두리로 쫓겨난 신세란 건 사실이고, 현대 문물과 충돌하는 규칙을 가진 구식 인간이면서 믿었던 패밀리는 물론 가족들에게도 외면받는 처지이기 때문에 내내 외롭고 쓸쓸해 보이는 것이 이 드라마를 끝까지 보게 만들었던 요인이었던 것 같네요.


이런 계열 드라마 중에서도 구성은 좀 느슨한 편이라 캐릭터랑 코미디 양념이 없었으면 중도 포기했을 거 같은데요. 아슬아슬하게 결국은 다 보기는 했어요. 3분의 2지점에서 살짝 루즈해지다가 또 클라이막스에 접어들면 어영부영 보게 되고 그러면서요. 초반에는 25년 동안 감옥에 갖혀 있던 할배가 현대 문물과 MZ세대들과 엮이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들로 채워져 있고 중반부터는 주인공이 자기 세력을 만들면서 다른 조직들과 충돌하는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어요. 후반은 그냥 평범하긴 한데 초반부가 캐릭터 처지랑 어울리면서 재미나게 볼 수 있었던 것 같네요. 색이 좀 바라고 녹이 좀 슬수는 있지만 인간성과 능력이 있다면 잘 살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준달까요. ㅋ 후반은 그렇게 정이 붙어서 그냥저냥 봤던 것 같아요. 


비슷한 장르를 재밌게 보시는 분들이라면 소소하게 띄엄띄엄 볼만한 드라마가 아닌가 싶어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7389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5914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5877
123023 우디 앨런에 대한 딜런 패로의 공개서한 번역본입니다 [16] -@-.- 2014.02.03 5927
123022 [펌] 김정은 위원장이 살 뺀 모습 [6] 01410 2013.06.07 5926
123021 남동생 때문에 조금 걱정입니다 [28] 차스키 2013.08.01 5925
123020 듀나인//동작감지 센서등이 그냥 켜질 수도 있나요? [13] 여은성 2016.10.05 5925
123019 이미연과 고현정 씨네21 인터뷰 [13] whitesun 2011.04.27 5925
123018 나는 꼼수다 23 결국 편집되려나요... [7] 회색잔영 2011.10.14 5925
123017 다른 사진을 보았더니 박사모 인물이 맞는 것 같습니다. [19] poem II 2014.04.30 5924
123016 김남일이 네이버 예언자를 엿먹였지만... [19] zivilrecht 2010.06.23 5922
123015 paired님, 구 게시판에 쪽지 보내드렸어요. 확인해주세요. [1] 프레데릭 2010.06.03 5922
123014 기내승무원들 구성이나 복장이 좀 바뀌어야 된다고 생각하지 않으세요? [28] 팔락펄럭 2013.07.08 5921
123013 천재성과 외모를 바꾸다니... [26] 화려한해리포터™ 2012.05.30 5921
123012 5개 국어에 능통한 것은 로맨틱한가.JPG [23] utopiaphobia 2012.09.22 5921
123011 성매매금지를 시켜서 성폭행이 늘어났다는데... [96] 스카드 2012.09.15 5920
123010 일본 후쿠오카 온천 여행(료칸) 추천해주세요! [14] 앵두 2010.12.15 5920
123009 이건희 손자는 사회적 배려 대상자 [14] 겨자 2013.01.22 5919
123008 [드라마바낭] 넷플릭스 호주 드라마 '착오' 시즌 1,2를 봤습니다 [6] 로이배티 2019.09.05 5918
123007 안 좋은 일이 생겼습니다 [184] 쑤우 2016.05.10 5917
123006 여드름 피부과 추천 [10] 혜주 2010.09.16 5917
123005 AIDS 동성애 환자, 환각 상태서 무더기 성관계 [28] 스밀라의雪에대한감각™ 2010.07.23 5917
123004 IKEA 에 대한 오해와 진실 - 경축! IKEA 한국입성 [27] soboo 2011.01.31 5915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