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 비호기병

제목 그대로 1997년에 나온 대만 영화입니다.
제목대로라면 1985년에 나왔던 영화 [비호기병]의 속편 내지는 리메이크일 것 같은데, 족보상으로나 내용상으로나 딱히 관계가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걍 옛날 히트작의 제목을 무단으로 갖다쓴게 아닌가 싶네요. 굳이 연관점을 찾자면 [비호기병]은 홍콩 경찰 특수부대인 비호대를 소재로한 영화였는데 이 영화에서는 베트남 특수부대가 나옵니다. 베트남에서도 특수부대를 비호대라고 하는지는 모르겠지만요...

베트남 관련영화라면 연상되는 유명인이... 예, 키호이콴의 두번째 주연작품입니다. 동시에 중국영화계 진출작이기도... 아니 뭐 인디아나 존스에 나왔던 무렵에 아역으로 출연했던 영화가 있긴한데 성인연기자로서는 처음.
첫 주연작 [분노의 불]은 묻혀버렸고, 미국에서는 일거리를 주는 사람이 없으니까... 중국어도 되겠다, 무술도 되겠다... 중국쿵후영화쪽에 본격적으로 출사표를 던져본 모양입니다.....만...

홍콩 경찰이 베트남 해적들을 털어버린다는 이야기입니다. 뭔가 [프로젝트 에이]가 연상되기도 하는데... 근데 홍콩과 해적은 곧장 매치가 되는 조합은 아닌듯... [프로젝트 에이]가 처음 나왔을 때, 제친구한테 홍콩 경찰이 해적잡는 영화라고 이야기했더니 그 친구넘이 "그거 SF 영화냐?"라고 물어왔을 정도예요. [프로젝트 에이]는 그래도 시대극이니까 가능했지만 현대의 홍콩과 해적은 바로 연결되는 이미지는...

인터폴 형사 키호이콴이 범인을 잡으려고 베트남으로 왔습니다. 그러는 와중에 베트남 사람 몇명과 안면을 트게 되고요.
범인 잡고 돌아간 뒤, 키호이콴과 안면을 텄던 사람들 중 하나가 해적들한테 잡혀갔다 간신히 탈출해 표류해서는 홍콩까지(!) 떠내려가고, 홍콩에서 또다른 범인을 잡고있었던 키호이콴과 만납니다.
목격자를 제거하기 위해 해적들이 홍콩에 와서 소란을 일으키자 열받은 홍콩 경찰이 나서서 베트남 경찰과 공조하게 된다는....

뭐 좀 억지같기는 하지만... 어떻게 연결은 시켰습니다.


근데 키호이콴이 베트남사람 역할로 나오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베트남 경찰 역으로는 다른 사람이 나옵니다. 베트남 배우인 것 같기도 한데 잘 모르겠어요. 그외 대부분 출연진들이 전 잘 모르는 사람들입니다. 유명인들은 카메오 정도로만 나와요. 오마라든가...

연출은 성룡이 나유 영감님 밑에서 구르던 시절에 성룡과 단짝이던 진지화가 맡았습니다. [사학비권]이나 [오룡대협]같은 걸 만들었던 양반입니다. 어쩌면 진지화 버전 [프로젝트 에이]를 만들고싶었는지도...
근데 뭐 진지화가 70년대에는 나름 괜찮은 영화를 만드는 감독이었다고 해도 시기가 90년대말인데, 진지화의 연출은 70년대에서 그다지 발전하지 않았습니다. 97년에 나온 영화라고 보기엔 너무 구식입니다. 총싸움 장면같은 것도 [영웅본색] 보다 한참 후에 나온 영화란게 무색하게 대단히 구식입니다.

그래도 베테랑 쿵후영화 감독이라서 무술액션만큼은 괜찮게 뽑았고 키호이콴도 상당히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지금 보자면 체력적으로 절정기이던 시절의 키호이콴의 액션을 제대로 볼 수 있는 귀중한 작품일듯...
그치만... 이 영화도 처절하게 묻혀버렸습니다. 더군다나 이 영화는 대만영화라 작품정보조차 찾기가 어렵네요.(전에도 몇번 이야기한 것 같지만 20세기 대만영화에 대한 정보는 정말 너무너무 찾기가 힘듭니다.)
이후로 중국영화계에서도 키호이콴에게 일거리를 주는 사람은 없었던 것 같고... 결국은 인디아나 존스에 나왔던 꼬맹이로만 평생 기억되게될 뻔 했네요. 작년까지는...

근데 뭐 영화 나왔던 시기가 이미 쿵후영화라는 장르가 저물고 있던 때라서, 비슷한 시기에 번소황이나 전가락 같은 사람들도 차세대 쿵후스타로 뜨기위해 분투했었지만 오경 한사람 정도를 제외하고는 전부 주연급 배우로는 성공하질 못한 것 같네요.(오경도 뭐... 주연데뷰 하고 거의 10년뒤에 나왔던 [살파랑]에서 신인취급을 받기도...)



https://twitter.com/GenreFilmAddict/status/1635277424614346753
이 영화에서 키호이콴의 액션을 에에올과 비교한 짤입니다.

http://www.djuna.kr/xe/board/14205878

뷴노의 불 관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