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드 필드가 [타르 TAR]로 10여년 만에 컴백한 게 정말 좋았지만, 유감스럽게 이번에도 후보 지명으로 그치게 돼서 아쉽더군요. 지금까지 감독한 세 편 모두 주요 오스카 후보 지명되었지만, 한 번도 수상한 적이 없는데, 사실 그의 작품들은 마틴 스콜세지 옹 영화들이 대개 그러듯이, 평균 오스카 회원들이 정말 사랑하고 좋아하는 정도까지는 아니었지요. 하긴 어느 평론가 말대로 로만 폴란스키 영화들의 찝찝함 그리고 스탠리 큐브릭 영화들의 냉정함 그 사이 어딘가에 있는 필드의 캐릭터 드라마 작품들은 훌륭할지언정 팬질할 정도까지는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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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인 더 베드룸]


 작품상을 비롯해 5개 부문 후보에 올랐음에도 불구 다른 주요 후보작들에 가려져 국내 개봉조차도 못한 비운의 명작입니다. [뷰티풀 마인드], [반지의 제왕: 반지 원정대], [물랑 루즈], [고스포드 파크], [블랙 호크 다운], 그리고 감독상 후보 하나만 올랐지만 지금 보면 그 해 최고의 영화였던 [멀홀랜드 드라이브]에 비하면 여러모로 너무나 소박했지만, 정말 살 떨리는 캐릭터 드라마였지요.      


 일단 감독상 후보도 못 오른 가운데, 작품상, 각색상, 그리고 여우조연상에서 어쩔 수 없이 [뷰티풀 마인드]에 밀렸습니다. 마리사 토메이는 그 옛날 [나의 사촌 비니]로 깜짝 오스카 여우조연상을 받고 나서 경력이 슬럼프에 빠진 걸 고려하면, 후보 지명만 해도 상당한 보상이었지요.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톰 윌킨슨도 후보 지명으로 만족했습니다. 다들 알다시피, 그 해는 [뷰티풀 마인드]의 러셀 크로냐 아니면 [트레이닝 데이]의 덴젤 워싱턴이냐에 대해 관심이 쏠렸지요. 


 골든 글로브 드라마 여우주연상을 받은 씨씨 스페이섹이 가장 가능성 있었지만, 유감스럽게도 그 해는 정말 치열한 경쟁판이었습니다. [물랑 루즈]로 골든 글로브 코미디 여우주연상을 받은 니콜 키드만, [아이리스]로 BAFTA를 받은 주디 덴치, [몬스터 볼]로 SAG 그리고 베를린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은 할리 베리, 그리고 [브리짓 존스의 일기]로 경력 급상승한 르네 젤위거까지 있으니 승률이 막상막하였습니다. 누가 결국 받았는지는 다들 아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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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리틀 칠드런]


 이 경우 토드 필드는 각색상 후보만 올랐는데, 각색상은 [디파티드]로 돌아갈 판이었고 정말 그랬습니다.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케이트 윈슬렛은 5번째 후보 지명이었지만, 헬렌 미렌이 [더 퀸]으로 온갖 주요 상들을 휩쓸고 있어서 꿈도 꿀 수도 없었습니다. 


 남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재키 얼 헤일리는 올해의 키 호이 콴처럼 아역배우 컴백 내러티브로 상승할 수 있었고 실제로 연말에 일련의 비평가 상들을 수상했지만, 연기한 캐릭터가 여러모로 불쾌하고 불편하기 그지없으니 그냥 후보 지명으로 만족해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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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타르 TAR]


거의 완벽한 컴백을 하면서 필드는 작품상과 각본상뿐만 아니라 감독상에 동시에 올랐지만,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의 파죽지세 행진에 확 다 밀려버렸습니다. 


편집상과 촬영상의 경우 처음부터 후보 지명으로 만족해야 했었고, 그나마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케이트 블란쳇은 거의 1순위었지만 막판에 양자경에게 졌지요. 본인은 이미 두 개나 탔으니 불만 없겠지만 영화가 빈손으로 돌아간 걸 고려하면 좀 아쉽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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