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모르면 지갑이 고생

2023.04.06 21:17

Lunagazer 조회 수:539

거실 TV는 공공에 환수하고 개인용으로 48인치 디스플레이에 크롬캐스트, 플스,엑박을 물려서 쓰고 있는데요. 

문제는 이녀석에게는 HDMI포트가 두개뿐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크롬캐스트는 고정, 엑박과 플스는 내킬때마다 낑낑대며 뒤로 들어가서 케이블을 바꾸어 끼고는 했지요. 

컴퓨터 앞에 앉는 것이 귀찮아서 PC게임을 거의 안하는 저같이 게으른 인간에게는 이 짓이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던 지난 겨울...뭔가 해결책이 없을까, 더듬더듬 검색을 통해 HDMI 스위치라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그래요 멀티탭도 있는데 이런 물건이 있을 것 같았습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배송된 물건을 디바이스들과 연결했을 때 얼마나 뿌듯했던지. 심지어 리모콘도 있는 제품이었습니다. 비싸지도 않아요!!

이제는 벌렁 누워서 손꾸락만 까딱까닥 하면 플스와 엑박과 스트리밍 서비스를 자유롭게 이용하게 되었으니까요. 게으름뱅이 천국문이 열린 것이지요. 


그러나 환희의 순간도 잠시... 화면이 몇 분마다 껌뻑 죽었다 살아나는 것 아니겠습니까....HDR을 껐다 켰다, 게임모드를 켰다 껐다...디스플레이 설정을 아무리 요리조리 바꿔봐도 결과는 동일.

돈을 날렸다는 좌절보다 천국문이 닫히는 절망이 컸던 저는 다시 한번 구글신님께 여쭈어 보았어요. 그리고 자체 전원을 공급하는 방식의 스위치가 더 안정적이라는 신탁을 받았지요.

망설임은 배송만 늦출뿐이라 했지요. 그래 싼 게 비지떡이야. 저는 상당한 가격의 대체품을 주문합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설레는 마음으로.....결과는 또 동일.


또 다시 신탁을 받아봅니다. 4K 60hz 지원되는 물건을 사거라....


그리고 다시 한 번 설레는 마음으로....결과는 또 동일. 


눈물을 머금고 그냥 수동으로 바꾸어끼는 원시생활로 돌아갔습니다. 껌뻑대는 화면을 참을 정도로 귀차니즘 말기환자는 아니거든요....

결국 플스가 엑박과의 경쟁에서 탈락하면서 남은 포트는 엑박이 차지하게 되었어요. 플스는 먼지만 쌓여가기 시작했지요. 


그렇게 계절이 바뀌고... 며칠전 알리에서 무엇인가가 배송되었어요. 세상에 HDMI스위칩니다!! 네개째예요!!!! 이거 언제 주문한 거지? 

무려 42일만에 배송된 물건이었습니다. 취소를 한다고 했었는데 뭔가 꼬인 모양이지요. 흠 디자인은 예쁘네.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시도해봅니다. 

이 정도면 기대도 안 할 만도 한데... 또 다시 설레는 마음이 드는군요.

한 5분 정도 켜두어도 별일이 없어요. 되나? 되나? 눈이 번쩍 뜨여서 컨트롤러를 고쳐쥐고 플레이를 시작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깜빡깜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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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청이들은 자기 멍청한 짓을 전시하는 걸 좋아하지요. 그날밤 저는 이 몇주간의 삽질을 단톡방에 올립니다. 보아라 내가 이렇게 바보다....

평소에 단톡방에서 묵언수행 중이던 친구가 한마디 던지는군요.

"노이즈필터있는 케이블 써 봐"


아... 케이블... 4개의 HDMI스위치를 바꿔 끼면서도 케이블 의심할 생각을 안 했어요. 

답을 듣자마자 주문을 했지요. 이번에는 예감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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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방금 전 대망의 노이즈필터 장착 HDMI케이블이 도착했습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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