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 책은..

2023.04.23 18:53

thoma 조회 수:474

주말이 다 끝나가는 시점에 지금 쉬엄쉬엄 보고 있는 책이라도 소개 올려 봅니다.

테리 이글턴의 '문학을 읽는다는 것은(How to Read Literature)' 을 보고 있습니다. 

최근 이분의 '비극'이라는 책이 나왔는데 저에겐 좀 어려울 듯해서 생각난 김에 일부만 보고 꽂아 두었던 이 책을 들고 앉았어요.

테리 이글턴의 책은 오래 전에 창비에서 나온 '문학이론입문'을 시도했었고 어려웠습니다. 문학이론, 사조를 시기별로 정리한 책을 좋아하지 않는데 저자의 명성을 접해 보고자 시도했던 것 같습니다. 저에게는 문학이론을 시기별로 정리한 이런 책들이 입문서이면서도 쉽지 않았어요. 철학과 연계되어 있기도 하니까요. 코끼리 다리 더듬기하는 느낌입니다. 겉핥기로 그치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본격적인 그 분야 공부를 하자면 봐야하는 종류의 책이겠죠. 저는 본격 공부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니 안 보고 싶은 책은 안 봐도 되니 좋습니다. 

이론에 어두운 독자에게도 통찰을 줄 수 있는, 이론이 전면에 나서지 않는 이론서. 하지만 너무 가벼워도 재미없으니 적절한 수준의 에세이류 책이 어디 없나 찾곤 합니다. 예를 들면 밀란 쿤데라가 쓴 '커튼' 같은 책 말입니다. 이 책 '문학을 읽는다는 것은'도 그런 이도저도 아닌 저같은 독자에게 부합하는 것 같아요.   

이 책은 책 소개에도 적혀 있듯, 이론과 비평의 언어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에게 문학 작품을 조금 깊게 즐기게 하는데 도움을 주는 책이라 할 수 있어요. 

여러 작품들을 가져 와서 그 작품들을 바탕으로 서술하기 때문에 호명되는 많은 작품 중 안 읽은 책이 많아 처음엔 주저가 되었어요. 지금 100페이지 근처에 있는데 그런대로 페이지가 넘어가고 있습니다. 작품을 자세히 읽는다는 것에 대해 계속 생각하게 됩니다. 유머도 섞여 있지만 아마 중등교육을 받은 영국인이면 더 자주 웃게 될 거 같네요. 

그리고 책읽기가 늘 그렇듯 이 책은 다른 여러 읽고 싶은 책을 줄줄이 낚아 올리고 있습니다. 영국 비평가라 영미권 작품이 대부분입니다. 에벌린 워의 작품이 자주 언급되는데  집에 '한 줌의 먼지'가 있어요. 갖고 있는 책이 또 있나 목차를 보니 윌리엄 포크너의 '압살롬 압살롬' 얘기가 뒷부분에 나오네요. 이번 주에는 두 작품 중 한 권을 읽어야 겠습니다.

에벌린 워는 '다시 찾은 브라이즈헤드'(제레미 아이언스 나오는 드라마도 안 봤네요)로 이름을 듣게 된 작가인데 이 책도 안 읽었고 읽은 책이 없습니다. 이 작가의 책을 읽으셨다면 재미있으셨는지. 테리 이글턴은 에벌린 워의 장단편을 여러 작품 인용하는데 우리에게 번역된 작품은 장편이 두 권 뿐입니다. 단편 들어가 있던 책은 절판이고요.

윌리엄 포크너의 책은 끈기를 갖고 집중하지 않으면 지루해지기 쉬웠어요. 느슨하게 읽어도 흥미가 유지되는 소설은 아니었습니다. 각잡고 읽어야 하는 책?이랄까요. 보상은 따라오지만요. 컨디션 봐가며 선택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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