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읽을 책.

2023.05.12 18:23

thoma 조회 수:268

하인리히 뵐 '천사는 침묵했다' 입니다.

책장에 있는 책을 훑다가 보면 저 책은 왜 샀을까 싶을 때가 있는데 이 책도 그랬습니다. 

저는 책을 사면 책 표지 다음 첫 페이지에 구매 일자를 적어 둡니다. 책이 출간 되고 바로 샀네요. 

책의 뒷 표지에 작가 제발트가 이 책에 대해 언급한 문장이 적혀 있는 걸 보고 구매 이유를 알았습니다. 제발트가 자신의 강연을 손보아 출간한 '공중전과 문학'이라는 책에서 하인리히 뵐의 이 책을 언급했습니다. 이 책 '천사는 침묵했다'는 뵐이 40년대 말에 완성했다고 하는데 책은 50년 가까이 늦게 1992년에 독일에서 출간되었다고 합니다. 폭격과 패전 이후 폐허가 된 독일의 상황을 그린 이 작품을 당시 독일인들에게 내밀지 않겠다는 것에 출판사나 작가가 동의했다고 본답니다. 

상처를 후벼파는 일이 된다고 판단했는지...아마도 당장은 감당할 수 없는 상태라고 판단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제발트의 저 에세이 '공중전과 문학'은 제목에서 짐작 되시겠지만 2차대전 중에 독일이 입은 폭격 피해와 전후 독일 문학계의 대응에 대한 내용인데 저는 일부만 읽다가 말았습니다. 민감한 성격이지요. 독일 내에서 반론도 많이 일어났다고 하네요. 

제발트는 영국에 있는 대학에서 교직에 있으며 책을 여러 권 냈고 2001년에 교통사고로 갑자기 세상을 뜹니다. 저는 번역된 이분의 책은 다 갖고 있어요. '이민자들'을 읽고 너무 좋았어서요. 소설과 에세이의 경계를 허문 산문 문학이라 할 수 있는 글을 쓰는 작가인데 '이민자들'은 실제 인물들을 접촉한 경험을 쓴 글로 문장 하나하나, 그 연결 자체가 읽는 즐거움을 주었고 한 장이 끝나면 미묘한 슬픔에 잠기게 되는 책이었습니다. 현대로 와서 소설과 에세이의 경계가 뚜렷하지 않은 글을 쓰는 작가들이 꽤 많은 것 같습니다. 제가 접한 그런 책들의 저자들은 모두 좋은 작품을 쓰는 것 같고요.  

제발트 얘기를 하게 되었는데 이번 주말의 주인공은 하인리히 뵐의 '천사는 침묵했다' 입니다.

8936464698_1.jpg

8954651755_1.jpg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7093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5633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5577
123385 [건프라] 지긋지긋한 PG 더블오라이저 완성 [6] Mk-2 2011.05.20 6111
123384 배두나가 외국배우랑 사귀나요? [8] 남산교장 2013.02.19 6110
123383 동양종금- 헬게이트 열렸더군요. [6] 여름숲 2013.09.24 6109
123382 중2병 누나에게 복수하는 이야기 [14] 사과식초 2010.07.28 6109
123381 박노자 vs 진중권 [28] 자본주의의돼지 2011.12.16 6108
123380 진보는 악마에게 진 것이 아니다. (윤여준) [25] 우잘라 2013.01.07 6107
123379 형돈이가 어제 선물한 만화책은 이거군요.+마녀사냥 잡담 [9] 자본주의의돼지 2013.10.20 6106
123378 [특종] '영원한 캡틴' 박지성, 김민지 아나와 '열애'…올해 결혼 전망(종합) + 김민지 아나운서 반응 추가 [31] Bbird 2013.06.19 6106
123377 오늘짜 사유리의 식탐여행.... 대~~~~~박이네요. [10] 눈의여왕남친 2012.02.17 6106
123376 아무도 샤이니 이야기를 안 하길레.. [13] art 2010.08.04 6106
123375 가장 감명깊게,재밌게,충격적으로 읽었던 단편소설은? [74] 곽재식 2014.03.26 6105
123374 모피 제작 과정 [17] 도니다코 2011.12.29 6105
123373 한국 부자순위 top25 [20] 자본주의의돼지 2011.10.12 6105
123372 피에타 최고였습니다 [27] military look 2012.09.12 6104
123371 게으른 남자친구는 컵케이크를 주지만, 연인은 마카롱을 준다 [32] loving_rabbit 2011.11.04 6104
123370 홍릉각에서 남자 네명이서 37000원에 배터지게 먹은 이야기. [9] 불별 2011.03.22 6104
123369 [공포만화] 시오리와 시미코 시리즈. [14] 자본주의의돼지 2013.06.05 6104
123368 [기사] "아침부터 고급식당서 노닥거리는 상류층 여성들 보면 분통" [18] 고인돌 2010.07.31 6103
123367 킨들 쓰시는 분 들 계신가요? [13] psyche 2016.01.30 6102
123366 우리 생각보다도 북한은 훨씬 무능하고 바보같은 나라같아요. [21] 불별 2010.06.07 6102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