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수난사입니다. 베이컨 든 빵 한 조각에 선원에게 키티 티펠의 언니는 몸을 팔고 암스테르담 와서 들어간 새 집은 쥐가들끓고 침수까지 합니다. 염색 공장 들어가도 아버지 뻘 상사가 몸 요구하는 거 동료가 알려 줘 그만두고 모자 가게 취직하니주인에게 강간당하고 결핵이 있어도 의사는 약을 주는 대가로 몸 요구하고. ㅅㄱㆍ창가 들어 간 언니는 술 너무 많이 마셔 쫒겨나고  그러다 동생들 네가 먹여 살려야 한다는 어머니 압력에 길거리 매춘 시작. 돈과 만나는 남자들에 따라 여인공 정체성이 달라집니다. 보면 우리나라 김동인의 <감자>, 윤정모의 <고삐>가 생각납니다.  딸을 첫 매춘에 내노내고 정육점 고기를 바라보는 어머니의 시선,그리고 딸이 갇은 돈으로 고기가 아닌 소시지 사 먹는 어머니. 가난과 특히 배고픔 앞에는 도덕이고 뭐고는 사치죠. 엄마가 아이들에게 부자가 되면 아침에 뭘 먹고 간식으로 뭘 먹고 이런 이야기를 해 주고, 한 방에 온 가족이 살며 변기도 그 안에 있습니다.




<살과 피>의 그 칙칙하고 씻지 않는 모습, <쇼 걸>, <베네데타>여자들 간의 기싸움 몸싸움은 이미 이 때 다 나왔던 거네요.
주연 여배우는 천진하면서 활기가 느껴지고 아름답게 나오는데 촬영 감독 얀 드봉과 결혼했었습니다. <Turks fruit>에서 부잣집 딸로 나왔다가 여기서는 빈곤에 몸부림치다가 서서히 개인으로서의 자신과 사회주의자로의 자각에 눈뜨는 키티 소펠을 연기합니다. 실존 개인의 회고록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왕년에 빨간 물 좀 들었을 대학생들이 좋아했을 얘기인데 설교적이거나 계몽스럽지 않고 편집,연기,촬영 세 박자가 아주 잘 맞아들여 오락적인 가치도 상당합니다,게다가 1시간 47분이란 상영 시간도 적절해요. 보는 사람을 몰입시켜 여주의 삶과 변화를 쫓게 합니다. 내내 여주를 보면서 떠올린 사람이 빌리 파이퍼였습니다. <퍼니 드레드풀>에서도 극한에  몰린 하류 여성 역을 했죠.  음식을 굉장히 게걸스레 먹는데 <쇼 걸>의 노미 역시 햄버거를 과장되게 뜯어 먹죠. <쇼 걸>다큐에서 권력을 쥔 건 남자들이고 갈등하고 싸우는 건 여자들이라고 하는데 여기서도 남자들이 돈과 권력을 쥐고 있죠.



상황에 따라 스스로 바꾸는 <살과 피>의 아그네스,<쇼 걸>의 노미,예수와 결혼해 성흔을 입었다고 주장해 승승장구하는 베네데타의 씨앗은 이미 초기에 다 있던 것.
<원초적 본능>의 도입부에 위에서 내려다보는 정사신 구도가 이미 여기서 나옵니다. 
네덜란드 시절 영화들도 찾아 보니 꽤 재미있습니다.
전에 이 책에 관해 쓴 적 있었죠


토마스 만의 <베니스에서의 죽음>을 동성애 코드로 분석한 책입니다.


https://m.blog.yes24.com/jjoohyun/post/179267


이 책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한스 안데르센의 <인어 공주> 역시 비슷한 사례로 작중에서 언급됩니다. 성애의 표현이 시각적인 것에 치중한 이유를 분석했더군요.
안데르센의 작중 인물들이 가난으로 고통받고 늘 소외되었다고 느꼈던 안데르센의 슬픔과 분노가 투영된 거라는 해석은 이미 잘 알려져 있죠. 미운 오리,장난감 병정,성냥팔이 소녀가 겪는 수난을 보면 말입니다. 안데르센이 사랑한다고 고백했던 콜린은 당시 감당하기에는 너무 벅찼다고 하고 결혼하고 가정을 꾸렸습니다. 이 경험이 <인어공주>의 창작 모티브가 되었다는 것도 잘 알려졌습니다.


국내에도 번역되었던 앤젤라 카터의 페미니즘 동화를 영화화한 <늑대의 혈족>이야말로 단지 여주인공 인종만 바꾼 안일한 기획인 이번 인어 공주보다는 낫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수작이 잘 알려지지 않았던 게 아쉬울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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