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즈라 밀러 범죄 혐의가 너무 심하고 수퍼히어로 영화도 열심히 챙겨보지 않아서 넘어가려고 했는데 
CGV 할인권의 유혹이 너무 커서... 
그래도 5000원에 봤으니까 워너브라더스 임원들아, 3일 동안 맨식빵만 먹어 봐라 하하.
......

영화는 정말 신선함이라고는 1도 찾아 볼 수 없는 시간 여행, 멀티 유니버스 재탕 삼탕이지만 
마이클 키튼의 배트맨이 돌아온다는데  어찌 솔깃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사샤 카예는 처음 보는 배우인데 상당한 분량과 멋진 액션씬을 소화했습니다.
에즈라 밀러 구설을 희석시키기 위해 배트맨과 수퍼걸 비중을 낮추지 않은 것 같다는 합리적 의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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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를 보면 제목이 '패션 오브 배트맨과 수퍼걸' 이었어도 무방했을텐데요.

브루스 웨인이 스파게티를 이용한 시간 여행 강의를 깔끔하게 해주셔서 이해가 쉬웠는데 
이것도 교수님의 능력보다는 다른 DC, 마블 영화들에서 하도 보고 또 보고 해서 문과+수포자도 드디어 접수를 한거겠죠.

에즈라 밀러 영화는 '케빈에 대하여'만 봤는데 에즈라 밀러 연기가 꽤 괜찮다는 게 참 그렇습니다. 
너의 개인 취향이다, 객관적으로 연기 별로다 이러면 '안심이다, 계속 나쁜놈 취급하면 되겠어' 하겠는데 
미국식 개그도 이 사람이 잘 살리고요, ( '바비' 예고편 본 뒤에 영화에서 "Come on Barbie!", "...Let's go party?" 
라고 대사를 치니 허허허 웃음 절로 나고 ) 클라이맥스에서 눈물 콧물 흘리면서 어머니와 이별할 때는 
아무리 팔짱 꽉 끼고 옆눈으로 봐도 피사의 사탑 마냥 마음이 기울어집니다.
( 역시 한국인에게는 눈물 콧물 뽑고! 뒹굴고 구르고! 으아거리고! 그래야 연기 좀 한다~ 소리 듣는 거지! )
-.-

그리고 무엇보다 68947년 살고 이 영화를 보니 멀티 유니버스 속의 수많은 경우의 수를 달리 보게 되더라고요.
원조 TV 수퍼맨, 크리스토퍼 리브 수퍼맨, 헬렌 슬레이터 수퍼걸 등등이 나오는 데 
거대 거미와 싸우는 니콜라스 케이지의 수퍼맨이 등장하면서 혼자 멀티 유니버스 속에서 잠시 헤맸습니다.
팀 버튼과 니콜라스 케이지의 'Superman lives'가 나왔다면? 어느 도로 밑에 묻혀 있다는 '위커맨' 
소실분이 발굴 된다면? 이만희 감독의 '만추' 필름이 나타난다면? 오손웰즈가 사기 안당하고
스튜디오의 아낌없는 지원을 받았다면? 도스토예프스키가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3부작 완성하고 
이순신 장군이 안 죽고 선조라는 암초를 넘어 전쟁 후 나라 재건과 10만 대군을 양성했다면->?
등등등.
앞으로 73489년 살아도 이루어질 수 없는 일들에는 마음을 써도 헛수고니까 현재에 충실하라는게
'플래쉬'와 빅뱅 이래 동서고금의 충고겠죠.
ㅠㅠㅠ

저만 아쉬운 것이 아니어서 'The Death of Superman lives: What happend?'라는 다큐도 나왔습니다.
관련 기사도 봤는데 꽤나 진척된 프로젝트였더군요. 전 그냥 팀 버튼과 케이지가 수퍼맨 의상
한 번 제작해서 입어본 줄 알았어요. 초기 각본 작업에 케빈 스미스도 투입되고 했는데
이미 몇 백만 달러 들어간 상태에서 엄청난 예산 추가를 걱정한 WB가 제작을 포기했다고 합니다.
https://collider.com/superman-nicolas-cage-tim-burton-movie-history-explain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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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락 켄트와 수퍼맨을 오가는 케이지의 연기 정말 좋았을텐데ㅠㅠ
제작자의 '거대 거미'와의 결전 아이디어가 그렇게 걸림돌이 된건지 ( 결국 이 제작자가 'Wild wild west'에서 거대 거미 등장시켰다 합니다 ).

이렇게 '플래쉬'에 대해 껄끄러운 칭찬과 호감을 길게 주절거리고 나니 이런 트윗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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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진짜 영화사에 취직 못하겠구나. 아님 지금 어느 평행 우주에서 박스에 짐 싸서 나오고 있는 중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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