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예전에 "퐁퐁남"이라는 말같지도 않은 이론이 돌 때 펨코에서 상당히 재미난 글을 봤습니다. 결혼한 여자들이 이렇게 남편을 에이티엠 취급하고 아무 애정도 없다는 말을 들으면, 나는 남편 사랑해요~ 하면서 아침밥 인증을 하거나 도시락 인증이라도 할 줄 알았는데 그냥 무시해서 되게 가슴아팠다고요. 맘까페 같은 곳에 그런 인증 사진들이 우르르 올라오고 남편을 사랑한다는 고백이 이어질 줄 알았는데 그런게 전혀 없었다나요? 진짜로 크게 웃었습니다. 자신들이 어떤 식으로 말도 안되는 비난을 하고 혐오발언을 퍼붓든, 그 말을 들은 상대방은 욕한 사람들을 예의바르고 곱게 감동시키는 반박을 해줄줄 알았다는 게... 정세랑의 소설 한 장면이 생각납니다. 남편이 아내에게 한식 반찬 하는 법부터 배우라고 자꾸 하녀 취급을 하자 아내가 남편한테 답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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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반박을 일일이 하는 게 피곤하니까, 커뮤니티의 구조적 문제를 좀 해결했으면 좋겠습니다. 이 곳을 비롯해서 각종 커뮤니티가 쉽게 망하는 이유는 사람들이 아무 말이나 되는 대로 내뱉기 때문입니다. 그 누구도 아무 말이나 되는 대로 내뱉는 사람이랑 대화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런 곳은 그런 "아무말"이 횡행하는 가운데 결국 유동닉들의 아무말 대잔치가 되면서 글을 쓰고 읽는 것 자체가 무의미한 게토로 전락합니다. 전 듀나게시판에 좀 글자 규정수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최소한 500자에서 700자 정도는 됐으면 좋겠네요. (이 기준은 얼마든지 타협을 통해 조정가능하겠죠. 제 개인적으로는 트위터보다는 길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커뮤니티에 가입하려면 등업고시까지 봐야하는데, 가입하고 나면 아무 말이나 되는 대로 침뱉듯이 찍찍 갈겨대는 게 커뮤니티의 게토화를 이끈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습니다. 


점잖은 댓글이나 키배로는 뭐가 해결되지도 않고, 심적 소모만 많아집니다. 이 커뮤니티가 애초에 선별을 통해 회원을 받는 배타성을 전제하고 있다면, 그 배타성이 활동중인 회원들에게도 현재진행형으로 계속 적용될 수 있게 하는 게 맞지 않나 싶습니다. 그렇게 하다가 이 커뮤니티에 진짜 아무도 글 안쓸거라고 누군가는 걱정하겠지만, 뭐... 문제 있을까요? 이미 망했다면 충분히 망한 상태이고 망한 와중에도 쓰는 사람은 꾸준히 쓰지 않습니까? 조금 더 번거로워지더라도 그 번거로움을 감당하는 사람들은 스스로 감당하고 있으니 큰 문제는 아니라고 전 생각합니다. 물론 이 커뮤니티를 기존에 가입한 회원들이 이용하고 싶은 대로 놔둬야 한다는 보수적인 기준을 내세운다면 어쩔 수 없겠지만... 조금 더 까다로워진다고 해서 이 커뮤니티가 크게 망하거나 다수의 자유를 뺏는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어차피 이런 의견도 "망해가는 커뮤니티"라는 전제 하에 또 묻힐 것 같긴 하지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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