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외국어의 한글 표기

2023.08.21 15:09

양자고양이 조회 수:450

이것은 잡담 및 확실한 바낭이며 영양가 없는 이야기 입니다.

시간이 남아 돌아 쓸모없는 것에 열을 올린 이야기를 풀어봅니다.


스티븐 킹의 소설을 읽는데 '앨릭스'라는 인물이 나와서,

대체 앨릭스는 어떤 이름인가? 들어본적이 없는데 하고 구글 검색을 해보니 Alex의 한글표기가 요즘은 앨릭스로 바뀐 모양입니다.

여기서 좀 1차적 충격이 왔습니다. 대체 왜? 나는 여기서 그 어떤 사람도 Alex를 앨릭스라고 발음하는 걸 들어본 적이 없는데요.

마침 드라마 '무빙'에서 프랭크의 어린시절 회상 장면에 알렉스의 이름을 크게 호명하는 장면이 나와서 몇 번이나 들어봤습니다. 미국 본토발음이라고 추정하면서요.

그런데 아무리 들어봐도 저한테는 알렉스에 가깝게 들리지 전혀 앨릭스라고 들리지 않는 거예요.


뭐 앨릭스가 본토발음이라고 칩시다. 그런데 '현지 발음을 원칙으로 표기한다'는 한글 표기 원칙은 점점 미국어 지상주의로 변하더니

단어를 읽어도 원래 영어철자가 무엇이었는지 전혀 유추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대체 이 영어이름의 한글표기는 영어를 읽지 못하는 한국인이 영어로 된 단어를 읽기 위한 것인지 아니면 한국어를 읽을 수 있는 영어 원어민이 원래 단어를 알기쉽게 하기 위한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처음에 한겨레 신문에서 '새너제이'라고 쓴 것을 봤을 때 '당췌....'라고 생각했었는데요.

한국 사람이 '산 호세'라고 말하면 미국인도 대충 알아듣고 멕시코인들은 확실하게 알아듣습니다만

음절을 딱딱 끊어서 또박또박 발음하는 한국어의 구조상 '새너제이'라고 했을 때 현지인이 알아들을 가능성은...잘 모르겠습니다.

물론 한국에서 이걸 한국어로만 읽으면 아무런 상관이 없지만 한국어로 읽고 그것의 영어단어가 무엇인가 유추해야하는 경우 점점 난이도가 높은 퀴즈가 되어가고 있어요.


예전에 듀나 게시판에도 적은 마틴 스콜이세지 케이스도 있죠.

어째서 스콜세이지인가..라고 질문을 던졌지만 한국어 받침에 오는 ㄹ은 'L' 발음이라고 생각한 저와는 달리 그것이 'R'에 더 가깝다라고 주장하시는 분들도 계셨어요.

음운학적으로 들어가면 언제나 L도 아니고 R도 아니다...라는 답변이 나옵니다만 우리가 영어 지상주의만 살짝 벗어나도 이런 논쟁은 좀 피해갈 수 있죠. 

아니 이것 저것 다 맞다고 쳐도 왜  Speilberg는 스필벌그가 아니고 Martin Scorsese는 말틴 스콜이세지도 아니고 마틴 스콜세이지인가? 여러매체에서 다르게 표기하는 걸 방지하기 위해 표준이 필요하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좀 일관성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직장동료 1인이 말하길 영어는 워낙 모음을 뭉개는 발음구조때문에 자음만 발음해도 다들 알아듣는다고 할 정도로 일관성이 부족하고

딱히 표준 영어라고 할 수 있는 것도 없는데 한국인의 영어발음에 대한 집착은 꽤 유난해 보일때도 있죠. 

하지만 그 현지발음 원칙이라는 게 무색할 정도로

예전에 비정상회담에 나오던 유명한 외국인들의 이름은 '기욤 패트리', '로빈', '줄리안'..등등이었는데 저는 어째서 저 이름들이 한글로 저렇게 표기되는가 궁금했었어요.

실제로 기욤 본인이 하는 말을 들어보니 기욤 '빠뜨리'에 가깝고 역시 프랑스어를 쓰는 로빈과 줄리안도 이름이 저렇게 발음되지는 않을텐데 이것은 소속사나 방송국에서 억지로 그렇게 표기하도록 한 것이 아니었을까요?

아니면 한 편으로는 이 사람들의 언어적 사고가 문자표기를 1:1로 옮기다보니 R = ㄹ, a ='ㅏ', i = 'ㅣ'  이런식으로 해서 본인들이 처음부터 그렇게 쓰게 된 것일까요?

 

이 모든 의문점들 중 가장 큰 미스테리는 '스페인'입니다.

제가 어릴 때만 해도 이 나라의 이름은 '에스파니아'였거든요. 교과서에서도 '에스파니아'라고 배웠고요.

언제부터인지 모르겠는데 공식 국명이 '스페인'이 되었습니다. 아니 왜? 현지발음 원칙이라며 현지 발음에 가장 가까웠던 에스파니아를 왜 스페인으로 고치냐고요?

대체 원칙은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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