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4년작입니다. 런닝타임은 무려 69분. 스포일러 상관 없이 막 쓰겠습니다. 이게 도저히 남들에게 권할 영화가 아니기도 하고 어차피 다들 안 보실 테니...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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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 생각보다 멀쩡한 포스터!! 입니다만. 엄...)



 - 몽골 도시의 모습을 하늘에서 내려다 보는 기나긴 인트로로 시작합니다. 그러다 한 젊은 부부가 나와요. 남편이 해외로 출장을 가는 모양인지 아내가 집 밖까지 나와 배웅을 하는데 그때 우리의 주인공 남자가 이사를 와서 마주치며 인사를 하네요. 그리고 남편은 길이 막혀서 비행기를 놓쳐 회사에서 멍 때리고, 주인공은 이삿짐 옮기고 간단한 집정리를 좀 하다가 망치가 없다며 아내 혼자 있는 집 문을 두드려 인사도 나누고 망치도 빌리구요. 그러다 야심한 밤에... 옆집, 그러니까 망치 빌린 집에서 수상한 소리가 들립니다. 소리로 상상해 보니 어떤 남자가 그 아내를 두들겨 패는 모양이구요. 현관 문구멍으로 밖을 내다 보니 검은 옷을 차려 입고 얼굴을 마스크로 가린 남자가 긴 백에 담은 무언가를 질질 끌고 나가다가 문구멍을 째려봅니다. 아이 무셔라!!! 주인공은 그러고도 창으로 밖을 내다 보다가 자기 차에 그 긴 백을 담는 남자와 또 눈이 마주치구요. 아이 무셔라!!! 그리고 그때 무려 한글로 된 커다란 영화 제목 '더 콜'이 아무 것도 없는 검은 바탕에 무려 수십 초를 떠 있네요. 흠...

 그리고 뭐, 다음 날부터 우리 주인공 남자에게 자꾸만 '경찰에 신고하면 죽여 버린다!' 같은 전화가 걸려오고. 그러면서 주인공과 주변 사람들에게 자꾸 이상한 일이 생기고. 사람이 몇 명 죽어 나가고. 뭐 그러는 이야깁니다.



 - 예전에도 왓챠에 올라온 몽골 호러가 있었어요. '죽음의 집'인가 그랬는데. 몽골 영화에 대한 호기심에 봤지만 기대 이하를 넘어 상식 이하의 퀄리티 때문에 실망했던 기억이 있네요. 근데 이렇게 하나가 더 올라온 걸 보니 오기(?)가 생겨서 한 번 더 도전을 해봤는데... 방금 전에 검색해서 그때 제 글을 찾아 보니 '안타깝게도 몽골 호러는 이걸로 끝내려구요' 라는 문장이 눈에 띄네요. 그때의 저를 칭찬하고 지금의 저를 비난하겠습니... (쿨럭;)



 - 저번에도 그랬듯이 장르의 기본은 둘째치고 그냥 영화의 기본이 안 되어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상상을 뛰어 넘는 모자람이 계속 눈에 띄어요. 이어지는 두 컷에서 주인공이 같은 장소에 앉아 있는 걸 다른 각도에서 보여주는데 그냥 장소가 바뀌어 있다든가(...) 방금 현관에서 누군가를 본 다음에 끊김 없이 반대편 창문으로 밖을 내다보는데 그 누군가가 창밖 몇 층 아래에 서서 주인공을 째려 보고 있다든가... 주연 배우 거의 모두의 발연기는 기본이구요. ㅋㅋ 당연히 중간중간 정말 맥락 없는 장면들이 재미도 의미도 없이 끼어들어가서 사람 헷갈리게 만드는 것 역시 당연하겠죠.


 좀 웃기는 건, 이렇게 자꾸 의미 없는 장면들이 끼어들어가다 보니 초장에 금방 예상했던 사건의 진상을 나중에 계속 헷갈리게 되는 효과가 있더라구요. 아 뭐 이런 이야기구나. 했는데 계속 이상한 게 보이니 그게 아닌가? 하고 한참 헷갈렸는데 결말을 보니 결국 그게 맞더라는 것. ㅋㅋㅋ 그냥 까놓고 말해서 주인공이 해리성 인격 장애 같은 걸 앓고 있는 것이고, 이 영화의 살인은 모두 본인이 저지른 다음에 상상 속의 전화를 받고 자기 자신과 대화한다는 거거든요. 근데 이게 69분 중에 40분 즈음에 밝혀집니다. 아직 30분 가까이 남았잖아요? 그래서 무슨 반전이 또 있을 줄 알았는데... 그냥 그때까지 나온 살인 장면들을 '이것이 진상이었다' 버전으로 쭉 다시 보여주는 걸로 남은 런닝타임을 다 채워요. ㅋㅋㅋㅋ 그리고 물론 요 '진상'도 구멍 투성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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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이것은 무려 한국 버전 포스터 이미지입니다!!! 허허. 역시나 놀랍네요. 위에도 적었지만 영화 속에서 타이틀 뜰 때도 한글로 떠요!! 왜!!!? ㅋㅋㅋ)



 - 넷플릭스 덕에 나름 다양한 나라들의 저예산 영화들을 많이 본 경험으로 생각하자면. 이제 기술적인 측면에서, 특히 영상물의 기본 측면에서 볼 때 흔히 말하는 '선진국'과 그렇지 않은 나라들의 격차는 생각보다 그리 크지 않습니다. 이 영화도 뭐 돈 없이 찍은 티가 풀풀 나긴 해도 장면 하나하나를 끊어서 따져 보면 그렇게 엄청 허술하거나 모자란 건 생각보다 별로 없거든요. 근데 이걸 뭐라 해야 하나... '멀쩡한 이야기'가 갖춰야 할 조건? 이런 부분에 대한 나라별 감수성 같은 쪽으로 격차가 느껴지거든요.


 뭐라 표현을 해야할지 잘 모르겠는데. 예를 들어 한국 영화는 아무리 극저예산 인디 영화라고 해도 이야기 자체가 개연성 없이 엉망진창으로 가진 않잖아요. 대충 이 장면과 다음 장면이 어떻게 이어져야 하는가, 전체적인 이야기 전개가 매끄러우려면 어떤 요소들이 계속 일관성을 가져야 하는가. 이런 부분들은 제작비나 기술력과는 별개니까요. 근데 고작 두 편 보고 이런 걸 단언하긴 어렵겠지만 아마도 몽골 쪽은 그런 측면에서 아직 많이 느슨하고 부족한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을 했네요. 왜냐면 이게 막판에 '노올라운 반전!!!' 같은 걸 들이미는 영화인 건데. 그런 걸 의도했다면 내러티브가 그 반전을 받쳐줘야 한다는 게 상식이잖아요. 그러니 개연성이란 것을 신경 써서 쓴 각본일 텐데 그게 이 수준이니.




 - 뭐 그래도 '죽음의 집'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이야기 구성에 신경을 쓴 작품이긴 했습니다. 이렇게 저렇게 해서 그렇게 전개해 보겠다는 '의도'는 어렴풋이 보여요. 그리고... 대체 왓챠는 몽골 영화계와 어떤 커넥션이 있기에 이런 걸 자꾸 들여다 놓는가!! 하는 장난스런 호기심에 감독님 이름을 꾹 눌러 보니 허걱. 왓챠에 이 분 작품이 일곱 편이나 있네요. ㅋㅋㅋ 그리고 그 중 이 영화를 포함해서 다섯 편이 호러/스릴러입니다. 알고 보면 이 분, '친군 발흐자브'란 분이 몽골 장르물계의 개척자 같은 분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어서 나중에 최근작이라도 하나 더 챙겨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으음... 현명한 생각은 아닌 것 같지만. 모르죠. 몇 달 안에 제가 또 '그때의 내가 옳았는데!!!' 같은 글을 올리면 보고 비웃어 주시면 됩니다. ㅋㅋㅋㅋㅋ


 뭐 그러합니다.




 + 영화 처음에 남편이 출장 가려고 했던 곳이 다름 아닌 서울입니다. 비행기 놓치고 나서 국제 전화로 서울에 있는 사장이랑 통화를 하는데 한국인이라는 설정인가 봐요. 갑자기 화면에 제가 모르는 글자(당연히 몽골 것이겠죠)로 자막이 뜨길래 이건 또 뭔 삑사린가 했더니 그 부분에서 한국어로 대화를 나누기 때문에 자막이 떴던 거였고. 근데 그 한국어는 한국어라는 걸 모르면 거의 알아 들을 수 없는... ㅋㅋ 그 외에도 주인공이 들르는 슈퍼라든가 여기저기서 한글, 한국 물건들이 눈에 띕니다. 이미 10년 다 되어가는 영화이긴 한데, 어쨌든 그 당시 몽골에 한국쪽 영향이 꽤 컸구나. 라는 생각을 잠깐 했네요. 특시 슈퍼의 컵라면은 반 이상이 한국 제품들이더라구요. 신라면, 맛있는 라면 등등.



 ++ 호기심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또 검색을 해 보니... 현재 몽골 인구가 싹 다 해봐야 300만명 수준이고. 사람들이 영화를 보러 극장에 잘 안 간다네요. 한 명이 1년에 한 번 갈까 말까 하다고. 그래서 몽골 개봉 영화 1년 관객 수가 1백만을 못 채울 정도라고 하니... 친군 발흐자브님을 응원합니다!!! ㅠㅜ



 +++ 이 글에 영화 짤이 거의 없는 건 당연히 짤을 구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ㅠㅜ 리뷰 역시 국내든 해외든 찾아볼 수가 없는데... 그래도 imdb에는 등록되어 있고 별점은 무려 7.0점입니다! 그리고 평가 참여자가 8명... 허허. 그리고 영화 제목을 검색하면 같은 연도에 나온 할리 베리 주연의 헐리웃 영화만 나와요. 하필 제목과 개봉 연도도 똑같아서. 

 암튼 영화에 넣을 짤을 구할 수 없어서 오기로 좀 더 뒤져보니 다음 영화 페이지에 영화의 몽골어 원제가 있더라구요. 그래서 그걸로 검색했더니... 그냥 아무 것도 안 나옵니다. orz 다시 한 번, 친군 발흐자브님 화이팅...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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