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님과 친한 지인분이 말기암 판정을 받으셨다가, 얼마 전 정리하라는 말씀을 들었다고 아버님을 통해 들었습니다. 시한부 판정을 받으셨지요. 그분의 자제분도 제가 중고등학교시절 여러가지를 가르쳐 준 아는 형이기도 해서, 나름 아버지끼리, 아들끼리도 나름 친분이 있다고 할 수 있겠네요. 


아저씨는 저희 아버님과, 그분 아들인 형과 달리 정치성향은 반대적으로 우측극단이셨던 분(아저씨로 호칭)이지만, 아저씨는 아버님과 마찬가지로 술을 좋아하셔서 서로 자주 만나시면서 술도 많이 드셨습니다. 저희 아버님은 제가 어린 시절 끊었는데, 그분은 암 판정 전까지 담배도 피우셨고요. 물론 유전자가 어느정도는 양보해줄수도 있겠지만, 나쁜 습관을 완전히 이겨낼 수는 없었겠지요.


간혹, 과거의 일들에 대해 생각해보게 됩니다. 그리고 현재에 해야할 일들과, 미래가 도래하기 전까지 해내지 않으면 안 될 일들에 대해서도 말이지요. 아닌 게 아니라 저는 크리스토퍼 놀란의 전작인 테넷에서의 한 SF적 설정을 정말 좋아하는데요(인터스텔라 설정보다 더). 그건 바로 미래에 대한 기대를 하지 않는 형식의, 오히려 미래에 예기된 불행의 가능성도 짐작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닐(로버트 패틴슨)의 대사를 빌리자면 '할아버지 죽이기 역설'이지요. 미래세대가 현재의 잘못으로 불행하니, 시간여행이 가능한 미래의 인류가 현재의 인류를 처단한다... 완벽한 인터스텔라에서 설정의 안티테제격 논리인데요. 현재의 태만을 지적하는 듯한 느낌도 납니다. 다만 영화에서는 사토르(케네스 브레너)가 바다의 해수면이 올라간다...라는 식으로 자기의 악행을 환경파괴를 파괴하는 식으로 합리화에서 좀 짜게 식은...(...)


아무튼... 현재의 행복도 좋지만, 때로는 미래의 불행을 막는 것도 좋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7557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6115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6167
124588 프레임드 #595 [5] Lunagazer 2023.10.27 65
124587 투혼 또는 죽음의 승부 [2] 돌도끼 2023.10.27 247
124586 파친코 (2022) [2] catgotmy 2023.10.27 249
124585 [뉴스]허우 샤오시엔 투병으로 은퇴 [5] staedtler 2023.10.27 470
124584 국정원, 선광위 시스템에 정체불명 파일 15개 남겨... [2] 왜냐하면 2023.10.27 298
124583 [왓챠바낭] 뭔 소린지 몰라도 재밌게 볼 순 있죠. '광란의 사랑' 잡담 [16] 로이배티 2023.10.27 434
124582 '더 프랙티스' 보고 있어요. [10] thoma 2023.10.26 330
124581 프레임드 #594 [5] Lunagazer 2023.10.26 78
124580 내일 저녁 꿈이룸 명동 (명동역 4번 출구)에서 < 하이미스터메모리 >미니콘서트&파티에 초대(무료)합니다. 젤리야 2023.10.26 157
124579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안내서 [1] 먼산 2023.10.26 216
124578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에 나온 이탈리아/스페인 어 daviddain 2023.10.26 165
124577 (정보,에 후기 추가 했어요.) 데이빗 핀처의 <더 킬러 The Killer, 2023>가 개봉했네요. [1] jeremy 2023.10.26 383
124576 외계+인 2부 개봉확정 포스터 [3] 상수 2023.10.26 513
124575 [왓챠바낭] 아무 욕심 없이 평범해도 잘 만들면 재밌습니다. '살인 소설' 잡담 [8] 로이배티 2023.10.26 458
124574 너와 나를 보고 [4] 상수 2023.10.25 406
124573 더 킬러 [2] daviddain 2023.10.25 383
124572 술을 안마신지 3년이 지나고 catgotmy 2023.10.25 226
124571 프레임드 #593 [2] Lunagazer 2023.10.25 80
124570 Richard Roundtree 1942-2023 R.I.P. [2] 조성용 2023.10.25 139
124569 미야자키 하야오의 은퇴작이 될 뻔한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를 보고 [1] 상수 2023.10.25 699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