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뮤다 삼각지대

2023.11.21 14:01

돌도끼 조회 수: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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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8년 르네 까르도나 2세 감독작품입니다.

멕시코와 이탈리아가 합작해서 만든 영어영화입니다.
크레딧에 맨 처음 뜨는 이름이 존 휴스턴. 예 그분 맞습니다. 노년에 수상쩍은 이태리 비무비에 배우로 자주 나오셨으니까 딱히 이상한 일은 아니죠.

존 휴스턴이 가장으로 있는 한 가족(동생네까지 해서 인원이 꽤 많습니다)이 요트 타고 바다에 나갔다 개고생한다는 이야기ㅂ니다.

영화가 좀 괴상해요. 일단은 버뮤다 삼각지대라 하면 세기말을 풍미한 에세프 괴담이고 이 영화도 일단은 에세프로 분류되는 모양인데, 에세프같은 구석이 별로 없다는...

존 휴스턴의 어린 딸내미가 인형 하나를 줍습니다. 그때부터 얘가 언행이 괴상해지면서 무슨 예언같은 걸 하고, 애가 말한 순서대로 사람들이 하나씩 죽어나갑니다. 애는 그걸 보면서 즐거워하고 있는 것 같고요.

그게 버뮤다 삼각지대하고 무슨 상관이냐고요? 그 일이 벌어지는 장소가 버뮤다 삼각지대에 떠있는 배라는 거.
중간중간 근처를 비행하다 실종되는 사람들 이야기가 끼어들어갑니다. 그게 별 맥락도 없이 툭툭 튀어나와요. 나중에 그 실종된 사람들이 주인공 가족들과 만나는 것도 아니고, 실종 사건의 미스테리를 밝히겠다는 것도 아니고, 메인 스토리와는 딱히 상관 없는 실종사건들이 걍 막 나옵니다.

버뮤다 미스테리를 다룬 다른 영화들은 외계인이 나온다든지 괴수가 나온다든지 고대문명이 있었다든지 미스테리의 원인을 뭔가 하나씩은 대고있잖아요. 근데 이 영화는 그냥 가족들이 하나하나 죽어가는 것만 보여줄 뿐 이유가 뭔지는 안알려줍니다. 인형의 정체가 뭔지 끝까지 알수 없고요. 대충 귀신 이야기같긴 한데 귀신 이야기면 사연이 있을텐데 그것도 안알려줘요.

그니까 버뮤다 삼각지대에서 비행기들이 계속 실종되고 있고, 그 와중에 주인공 일가가 탄 배도 괴상한 일을 당하는데, 장소만 같을 뿐, 주인공들이 겪는 사건들과 비행기들이 실종되는 게 같은 이유 때문인 건지는 알수가 없다는 거죠. 주인공 일가의 이야기만 보면 귀신이야기 같은데 그래서 귀신들이 비행기를 떨어뜨린 거냐 하면 그렇다고 보기도 애매하다는... 그냥 "여기선 이상한 일이 자꾸 일어나. 이유는 우리도 몰랑~" 이러고는 끝.

그래서 이 영화는 [오멘]이나 [엑소시스트]류의, 마귀한테 씌인, 혹은 사악한 아이가 나오는 호러에 더 가깝지 않나싶고요. 유령선(귀신들린집) 영화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고... 어쩜 처음에는 [오멘] 아류로 시작했다가 중간에 딴길로 빠진 걸지도...ㅎㅎ


그럼 귀신 이야기로 보기엔 쓸만한가 하면... 사람들이 하나씩 죽어가다 영화 마지막에 가선 갑자기 '이게 전부 버뮤다 삼각지대 때문이야' 이러고 아무 설명도 없이 끝나니.... 이태리 쌈마이 영화인들이 참여한 영화이지만 자극적이거나 시각적으로 주목할만한 건 별로 없습니다. 이래저래 평범...


캐릭터들이 매력적인 것도 아니라 저사람들 꼭 살아야할텐데...하고 걱정이 되지도 않고요. 근데, 배나 비행기 타는 사람들은 사고가 나는걸 연상시킬만한 것들을 놔두는 걸 절대 금기시하는데 이 가족은 배 안에 여기저기 바다괴물들이 배를 습격해 침몰시키는 그림을 걸어놓고 있어서 원래부터 보통 멘탈은 아니었던...ㅎㅎ  글쎼 뭐 나중에 그 괴물들이 진짜로 나와서 본격적으로 깽판이라도 쳤으면 볼거리도 생기고 제목에도 더 어울렸겠습니다만... 그러려면 돈 들겠죠

뭐... 어찌보면 킬러 인형이 나오는 영화로 볼수도 있고... 어린애가 다른 세상과의 매개체가 되고 그로인해 한 가족이 위험에 빠진다는 쪽으로 생각하면 [폴터가이스트]와 비슷한 면도 있고... 글구 약~간 루프물의 성향도 보이는 것도 같고... 어쩌면 나름 앞서나간 영화였을지도...요ㅎㅎ




별로 안유명한 영화라 그런지 웹에서 검색해보면 79년에 나온 동명 영화와 이 영화가 혼동이 되고있네요. 영문위키 페이지에도 79년작 포스터가 떠있고 본문에도 두 영화가 섞여있을 정도...

상어 스너프 영화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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