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꿀 때 사람이 나오면 대개 가족이나 지인, 가끔가다 연예인, 즉 제가 얼굴을 아는 사람이 나왔습니다. 
군중이나 모르는 사람이면 사람이라고 인식만 하지 얼굴이 제대로 보이거나 기억에 남지는 않았습니다.
어제 꿈에서 저는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곳에 있었어요. 그 '사람들'은 역시 윤곽 정도만 인식할 수 있었지 
얼굴이나 성별, 복장 이런 건 전혀 구체적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 가운데에 있던 딱 한 사람이 너무나 분명하게 눈에 들어왔고 저와 눈도 마주쳤어요. 
까만 머리에 진한 눈썹, 커다란 눈동자의 얼굴이 또렷해서 '정말 귀엽게 생겼는데!'라고 감탄하자마자 바로 생각했습니다. 
'혹시 AI가 생성한 거 아니야?'
아니 이젠 꿈꾸면서 꿈 속 등장 인물의 진위 여부를 의심할 지경이니 이게 21세기 인간의 호접지몽 같은 건가요? 
내가 나비인지 나비가 내 꿈을 꾼 건지 그런 거요?

사실 이 꿈을 꾸고 난 뒤에는 그냥 AI가 하도 유행이라 그랬으려니 하고 말았는데
오늘 OpenAI의  'Sora' 라는 text-to-video 도구가 생성한 완성도 높은 동영상을 보고 아연실색했습니다.
진짜와 가짜를 구별하기가 훨씬 더 어려워지겠네요. 그럼 이제 무엇을 '가짜'라고 할 수 있을까요.
이전에는 그래도 성우는 기용했는데 목소리도 AI로 합성한다니 헐리우드에서 왜 파업했는지 이제 이해가 갑니다. 
곧 인간 에스파와 AI 에스파가 본격적으로 경쟁하게 될까요?
하츠네 미쿠는 춤추는 모션이 매우 유연해서 감탄했지만 그래도 '만화'여서 별 관심은 없었고
한국의 가상 인간 광고 모델들도 어딘가 2d 캐릭터 느낌이 손톱만큼은 있었는데, 
제가 덕질할 AI 스타가 바로 나올지도 모르겠습니다.

......

지금도 딥페이크 범죄가 엄청난데 누가 악의를 품고 이렇게 정교한 AI 도구를 이용해서 
" 축구 국가대표 그 날의 싸움 장면 촬영 유출!"하고 영상을 제작, 유포하면 어떻게 될까요? 
얼굴은 흐릿하게 처리하고 "누가 한국 축구팀이라고 했나요~, 넝담~"이러면 그만일까.
뇌물 주고 뇌물 받고 무슨 상납 받는 동영상이 버젓이 존재해도 아무런 대가를 치르지 않는 
높으신 분들과 그 조력자들에게는 이미 진짜와 가짜의 경계는 아무 의미가 없겠지만요.
AI가 제 꿈을 점령했을지언정 제 마음은 사람의 마음입니다! 시작은 바낭이나 끝은 인간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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