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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플랜 75]를 보고 귀가하는 길에 지하철을 탔습니다. 우산 없이 정류장까지 가기에는 비가 좀 많이 내리더군요. 화장실에 들렀다가 4호선을 타고 서울역까지 가려는데 어디서 많이 본 분이 있는 거에요. 전장연의 이형숙씨 같아서 말을 걸까 말까 하는데 이 분이 서울역에서 내릴 채비를 하시더군요. 그래서 옆에 서서 인사를 드리고 아는 체를 했더니 반갑게 인사를 받아주셨습니다. 다큐멘터리 영화 잘 봤다, 시위 힘드실텐데 그래도 계속 힘내주시면 좋겠다... 정도의 이야기를 짧게 나눴습니다. 혜화역에서 시위하고 있으니 한번 와달라고 하시는데 생업 때문에 못간다고 답할 수 밖에 없어서 저도 참 아쉬웠네요. 그래도 할 수 있는 건 하겠다고 했습니다. 티셔츠 산 것도 좀 티를 낼 걸 그랬는데 이건 지인과 통화를 하면서 깨달았네요.


오늘 정성일 평론가님이 [플랜 75]를 해설하면서 그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사회적 약자들을 치워버리면 문제가 해결될 것처럼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그 예시로 전장연을 비난하는 사람들을 들었죠. 참으로 그렇습니다. 전장연이야말로 사회적 약자의 투쟁을 비가시화하고 아예 존재 자체를 소멸시켜버리려는 그런 움직임을 가장 잘 보여주는 비극적 사례가 아니겠습니까. 이 이야기를 듣고 하필 전장연 활동가분을 만나뵙게 되서 참 신기했습니다. 제가 원래 다니지도 않는 대중교통 노선인데 이렇게 딱 타이밍이 맞아서 인사를 드릴 수 있다는 게 절묘했습니다.


세상 모두가 전장연을 비난하고 등돌리는 건 아니라는 걸 꼭 알아주셨으면 했습니다. 영화의 힘이 조금이라도 현실에 더 뻗쳐서, 싸우는 사람들이 너무 외롭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영화 [반갑습니다, 시민 여러분]을 보고 '반갑습니다, 전장연 여러분'이라는 인사를 실제로 건넬 수 있어서 다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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