귤 키워 먹기

2010.12.26 07:46

Remedios 조회 수:3549


 



올해 봄부터 귤과 유자를 키우고 있습니다.
생각보다 작황은 좋지 않아요.
실내에서 과일을 키운다는건 여러 제약이 따르네요.
물론 처음의 포부는 원대했지만 쿠쿠 
 

그런데 이 유자가 유자가 아닐지도 모른다는걸 얼마전에야 알았지 뭡니까;
이름표까지 붙여져있어서 아무 의심없이 여태 유자라 불렀는데 당황스럽기 그지 없었습니다만
아직까진 확신할 수가 없어 유자라고 부르고 있어요. 현재는 자몽이 아닐까 의심중입니다.



사진을 몇장 보여 드릴게요. 폰카라 초점이 엉뚱한데로 달려간 것들이 많다는 걸 감안해주세요.






















































한참 개화하던 시기
도토리같이 통통한 봉우리가 예쁘고, 만개한 꽃잎은 감꽃처럼 두껍고 향이 아주 끝내줍니다.
꿀물이 묻은듯 암술은 실제로 끈적이기도 해요.
황달끼가 있는 것 같지만 건강한 상태에서도 나무자체가 약간 노리짱합니다.
유자꽃이라고 철썩같이 믿고 있던때, 4월초순쯤


귤꽃은 암수술이 이보다 짧고 꽃잎이 뾰족하고 갈래가 진게
전체적으로 좀 얄쌍한 느낌에다 좀큰 개나리꽃 느낌? 물론 색은 흰색


사진크기가 들쭉날쭉한건 이 폰사진들을 옮기면서 사이즈 편집하다 귀찮아서; 치웠기 때문입니다.
빛이 너무 날려서 명도를 -50까지 조절한 것도 몇 있어요.









































뒤에있는 것들과 비교해도 누르띵하죠? 아래쪽으로 보이는건 백화등, 옆은 미스김라일락입니다.
위에서 봤던 꽃을 면봉으로 열심히 수분시켜 얻은 열매, 백원동전보다 작던 시절
결실을 보지못하고 자꾸만 떨어지는 꽃이 안타까웠지만
이때만도 대풍이라고 김치국 마시던 때




































제법 커졌을 때입니다.
결국 두 세개 남기고 다 낙과


































한편, 탱자비슷하게 달린 귤나무 열매
첨부터 이렇진 않았습니다. 아주 콩만하던 시기가 있었는데 그땐 이런글을 쓰게될 줄은 몰랐던거죠.
새로 돋는 가지가 찻잎처럼 예뻤지만 빛을 가리는 것 같아 윗가지도 좀 잘라주고..


































볼때마다 자란게 눈에보여서 신기하고 기특하던 때
표면에 희뿌연 저것은 사실 자연적인 현상인데 농약이라도 묻은거처럼 보입니다.



































오백원보다 조금 크던 시절
어느날 부터 과실들이 하나둘 떨어집니다. 아까운 열매들을 부여잡고 까보았습니다.
제법 색이 나기시작하는 과육



































떨어지기만 하는게 아니라 달려있던 것들도 이렇게 터지기 시작합니다.
초보농부 뭘 잘못했는지 몰라 애만태웠죠. ㅠ
햇빛이 너무 강하고 내부압력은 높은지...
한여름 해뜨기전 물주느라 새벽같이 일어나야 했던때
 

































탁구공보다 크게 영글어 익을날도 얼마 안남았는데 하나둘씩 떨어져버렸고
농부는 실의에 빠집니다.



































껍질을 까보니 안타까움만 더하죠. 이젠 과육도 그럴듯한데
맛은 음... 숙성되지 않은 맛.. 시고 쓰고 그랬습니다.



































한편 이것도 점점 커지기 시작하더니



































꽤 커졌습니다. 아쉽게 완전 구형은 아니고 옆통수가 좀 편편해요.
자랄때 화분을 돌려가며 키우지 않아서 그런지... 뒤늦게 돌려보기도 했지만 부풀어오르지 않았습니다.
짱구베개를 베어주지 못한 엄마심정이랄까


































그래서 어떤 방향으로 보면 짜부된 것 같이 보이기도 하네요. 하나 남기고 모두 낙과 ㅠ
커진만큼 무게도 상당해서 제무게를 못이기고 떨어질까봐 물줄때도 건들새라 조심조심
이후로 조금씩 빛바랜듯이 색을 입기 시작합니다. 지루할 정도로 아--주 서서히


































그리고 현재 귤의 상태
초점이 제라늄에 가서 붙으니 포샵으로 오려붙인듯 웃기고 좋네요;
그많은 과실들이 하나둘 다 떨어지고 결국 한개씩 남긴채 겨울을 맞았습니다.
11월에 이미 저상태였으니 조생종 쯤 될까요.. 크기는 왕란보다 큰 3번과 정도
색상은 정말 그럴듯한 귤색이 되었지만 어느시기 이후로 크기는 별로 안커졌어요.
아까워서 먹지는 못하고 그냥 달아두고 있습니다.
이 귤맛을 보고나면 파는 귤은 못먹는거 아닐까 꺄아 

숨은유자 찾으셨나요?


여덟시 방향으로 보이는 것이 유자입니다. 
테니스공보다 더더더 커진상태, 한손으로 감싸지지 않아요.


늙으면 집앞 마당에 호두나무 포도나무 감나무 석류 등등을 키우는게 꿈인 제게는 재밌는 경험이었어요.
젊어서 해도 되는데 마당있는 집살돈이 없어.. __
이게 귤이 되기는 될까 싶게 완두콩 만하던 열매가 점점점점 자라는건 정말 오.. 자연의 신비였습니다.
화초를 좀 키우는 사람인 척 했지만 원래는 정말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게으름뱅이라서
물도 생각날때나 겨우 주고 나 추우면 블라인드도 안걷어주던게 저입니다. 
그랬던 제가 한동안 이것들에 애정을 쏟았는데 내년엔 내가 이만큼이라도 할 수 있을까? 싶습니다. 

지금, 사진속의 저 푸른 잎들이 대부분 단풍이 지고 월동을 하느라 떨어지고 없는 모습을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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