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2.26 21:20
이동진 기자는 '연기귀신들의 전쟁터'라고 이 영화를 평했던가요.
오랜만에 동생이랑 뒹굴뒹굴 하다가 뭔가 좋은 영화를 보여주고 싶어서 다시한번 플레이했어요.
동생은 처음 보는데도 굉장히 몰입하며 감탄했고, 저는 다시 보는데도 왠지 새로운 기분이 되어 이야기에 매료됐죠.
이 영화의 시나리오는 정교함이 예술이예요. 이야기의 간극이 지극히 촘촘하고, 씨실과 날실로 매끈하게 교차되어 팽팽한 긴장감을 불러일으키거든요.
대사도 좋지만, 표정, 동작, 동선, 공간에 대한 연출까지 하나도 흠잡을 곳이 없어요.
특히 배우의 연기가 훌륭한 이 영화에서 메릴스트립과 필립세이무어 호프먼이 등장하는 모든 장면은 터질 듯한 밀도와 에너지로 응축되어
단지 배우의 연기와 그들간의 화학작용만으로도 어떤 스펙타클을 만들어 낼 수 있는지 극명하게 보여주죠.
어우 소름이 다 끼칠 지경이예요.
메릴 스트립은 이제 어느 경지에 도달한 느낌이고, 필립세이무어 호프먼의 예민하고 섬세한 연기도 놀라워요.
영화보고 나니 이들에게 기운이 다 빨려 왠지 탈진한 기분이네요.
세상에 좋은 영화들은 얼마나 많습니까. 부지런히 보고 또 보고 해야 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