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개에 2000원"

2010.12.30 21:53

프레데릭 조회 수:2872

길거리에서 엄지손가락 정도 만한 빵 같은 거를 사려고 가격을 물어봤어요.

 

"12개에 2000원" 이라네요. (그냥 6개 1000원이라고 하면 되잖아)

 

혼자 먹을 거고, 12개씩이나 먹진 못 할 것 같고, 남기면 하루 지나 맛이 없어질 것 같고,

 

1000원 어치는 팔지 않느냐고 물으니, 고의적으로 좀 싫어하는 티를 내면서 주더라고요.

 

순간 제가 느낀 감정은 '이런 마인드로 어떻게 돈을 벌겠다는 거지'였어요.

 

빵은 맛있어 보였고, 추운 날씨에 고생하는 것도 같이 보였고,

 

그래서 다가간 건데, 뭔가 기분이 썩 좋진 않더군요.

 

그리고 먹어보니 맛은 있었고, 혼자 간식으로 먹기에 전 6개가 딱 좋았어요.

 

맛있어서 그 다음날 또 1000원어치 살 수 있는 것을, 왜 그런 고집을 부리는 걸까요?

 

 

그리고 이 세상에는 혼자 사는 사람, 혼자 먹을 사람, 다이어트 하는 사람, 배부른데 12개는 많을 것 같은 사람

 

도 있을 거라는 생각을 왜 배제하고 장사를 하는 걸까요?

 

음식 낭비하면서 버리더라도 한 번에 2000원 버는 거랑,

 

여러가지 수요자를 존중하고 다수에게 판매하는 거랑 비교했을 때 과연 전자가 더 이득이 나올까요?

 

 

뭐 2인 기준 장사는 우리나라의 많은 식당들에서도 쉽게 발견할 수 있죠.

 

혼자 삼겹살 구워 먹을 수 있는, 혼자 부대찌개 시켜먹을 수 있는,

 

혼자 덜 부담스럽게 먹을 수 있는 긴 테이블이 있는, (일본처럼)

 

혼자 먹는 걸 불쌍하게 생각하지 않는,

 

그리고 식당에서 1인분 시키는 게 장사 안 된다며 쌀쌀하게 쳐다보는 식당 주인이 없는,

 

치킨을 어디서도 반마리만도 판매하는,

 

그런 문화가 우리나라에도 생겼으면 해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8639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7190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7341
113 바낭.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재능이 없다는 것 [9] 알랭 2012.11.01 3710
112 오늘은 10.26. 대놓고 물어봅니다. 박정희 추도식,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21] chobo 2012.10.26 3493
111 잡담 [11] 세상에서가장못생긴아이 2011.01.21 3489
110 기자들은 왜 준비없이 다닐까요? [13] 나나당당 2011.03.14 3443
109 점심후 식곤증 타파를 위해 생각해 보는 중국 주사위 게임 필승전략 [6] 걍태공 2011.11.08 3441
108 당연한 얘기지만 요즘엔 믿을 수 없는 이야기들 몇가지 [2] 칼리토 2014.04.20 3409
107 도와주세요 ) 아이리버 u100 사용법을 몰라요..저를 위해 귀한 바이트 낭비해주실 분 찾아요... [5] 연금술사 2011.02.12 3381
106 [바낭] 복잡함에 대하여 주절 주절... [33] 구름이 2012.02.01 3356
105 드라마의 주인공이 예쁘고 잘생기지 않아서 [10] 해삼너구리 2015.07.01 3353
104 고양이 커플 [11] dust 2011.07.09 3327
103 친구 많으신가요? [9] 새빨간처자 2013.07.11 3294
102 월요일, 사표내겠다며 글을 올렸습니다. [4] ageha 2012.01.13 3251
101 방송 보면서 전혀 느끼지 못한 문제점들을 다음날 기사로 보는 경우 [7] chobo 2010.09.24 3248
100 누구 눈이 더 순하게 보이나요 [3] 가끔영화 2011.09.11 3166
99 안전지대 (안젠지타이) 내한 공연을 다녀 와서.. [2] mezq 2010.10.17 3160
98 현실의 대화는 죄다 '홍상수 영화'스러워서 '홍상수 영화'를 좋아합니다. [12] Rcmdr 2010.11.15 3160
97 [발렌타인 특집] 이성이 고백했을 때 거절해 봅시다 (욕설 주의) [13] 화려한해리포터™ 2013.02.14 3058
96 [기사링크] 강용석, 백지연 '끝장토론' 출연 "김어준과 붙고싶다" [14] miho 2011.12.08 3050
95 드디어 금요일이 오고야 말았습니다. 황금빛으로 가득한 냉장고를 개방합니다! [6] chobo 2013.07.05 3044
94 왜 이러는 걸까요? 도데체 이걸 왜 하는 걸까요?(개그 콘서트 '불편한 진실' 황현희 버젼) [4] chobo 2012.06.21 3040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