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리우드가 하다하다 안되니 이제 프리퀄에서 리부트로 가는 분위기네요. 스파이더맨과 쏘우, 그리고 또다른 몇몇 작품이 리부트 논의가 있다는데...스파이더맨은 몰라도(어차피 악당 배열 바꾸고 하면 되니)쏘우는 캐릭터나 설정 같은 게 뭘 믿을 게 있다고 리붓하는건지;

 

  해리포터 영화판을 최근 복습하고 있는데 역시 해리포터야말로 리부트하기에 딱 좋은 거 같습니다. 물론 영화판 기준이지만..개인적으로 해리포터와 비밀의 방 때부터 최종 보스는 허마이오니가 될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종류의 판타지에서 동료는 아무리 가까운 동료래봤자 라이벌이 되지 않고 백업에 머무르면 결국 조연일 뿐이니까요. 하지만 제 기대와는 반대로 결국 허마이오니의 (있을 수도 있었던)재기와 캐릭터성은 어영부영 묻히고 말더군요. 원작의 캐릭터부터 좋았던 건지 영화판의 캐스팅때문에 빛을 발한 건지 모르겠지만 하여간 보면 재미있는 캐릭터가 꽤 많은데 쓸데없는 학원 판타지 묘사만 가득이고 악의 조직과의 정면대결은 결국 마지막편 가서야 조금 나오더군요.

 

 저는 일본 만화를 많이 봐서인지 혼으로 되살아난 볼드모트가 세상에 나올 그릇으로 해리...를 점찍는 척 하다가 허마이오니를 그릇으로 점찍고 허마이오니의 몸속에 들어가는 데 성공하지만 허마이오니에게 역관광당하고 허마이오니가 볼드모트의 힘을 차지, 그리고 야심가 허마이오니는 계속 허마이오니 안에 들어있는 볼드모트인 체하며 죽음을 먹는 자들을 손발처럼 부리면서 오러들과 덤블도어를 올킬, 마지막 권쯤에 해리와 거하게 1대1 배틀을 뜰 거라고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초반에 뭔가 야심과 재능이 있는 것 같았던 허마이오니는 점점 하는 일 없이 병풍화되다가 아즈카반의 죄수 쯤 가니 그냥 헛똑똑이가 되어 있더군요.

 

 뭐 하여간..캐릭터와 설정에 비해 정작 전개는 너무 심심해서 이런 글도 쓰게되네요. 네빌 롱바텀은 왜 부모님의 원수를 앞에 두고도 찌질거리는 건지..캐릭터가 이해가 안 되더군요. 제가 네빌 롱바텀이었다면 벨라트릭스를 보자마자 "레스트래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앵!!!!!!!!!!!!!!!!!!!!!!!" 같은 대사와 함께 다짜고짜 벨라트릭스를 붙들고 자폭을 시도했을 텐데 오늘 불사조기사단을 보니 벨라트릭스를 앞에 두고서도 그저 찌질찌질 거리고 있더군요. 하긴 어쩌면 롱바텀이 충분히(자폭을 할 만큼은) 부모님을 사랑하지 않았을 수도 있겠지만요. 말포이도 충분히 멋진 악역이 될 수 있었는데 불사조기사단까지도 그냥 불량학생에서 더이상 상위 직업으로 전직을 못하고 있고 원. 해리포터 중반쯤에 말포이가 론 정도를 죽였다면 멋진 악역으로 거듭나기에 적절했을 텐데 말입니다. 해리포터와 철천지 원수도 되고. 말포이가 론을 죽이고 죽음을 먹는 자들 본부로 돌아오자 허마이오니(볼드모트인 척 하는)가 말포이의 어깨를 두드리며 "잘 했다 말포이." 하는 장면이 있었다면 얼마나 간지났을까요.

 

 뭐 이제 영화판도 죽음의 성물 2부만 남아있는데..이제 막 10년에 걸친 초장기 프로젝트가 끝났으니 당장은 쉽지 않겠지만 언젠가 해리포터가 원작자 허락을 얻어서 멋지게 리부트 되길 기대해 봅니다. 해리 포터 정도의 인기라면 또한번 이걸로 10년 울궈먹는 거 가능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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