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와우(wow)를 끊었어요.

 

정성들여 키우던 캐릭을 지우고, 게임도 지웠어요. 게임을 지우고 '안하겠어!!'라고 한 적은 꽤 있지만, 캐릭터를 지우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당시에는 생각보다 별 감정이 안 생기더라고요. 그런데 지우고 나서 자꾸 생각이 나네요. 예전에 캐삭 없이 '안할꺼야!'라고 했을 때는 '아우 재미없어 맨날 노가다에 인던뺑뺑이에..때려쳐..' 하고 진저리나서 잠깐 접었던거라면, 이번에는 한창 재미있게 하고 있을 시기인데 '이렇게 시간 버리면 안되겠다'고 생각해서 의식적으로 그만 둔 것에 가깝거든요. 그래서 자꾸 생각이 나나봐요. 예전에는 '안해!' 말은 하면서도 내심으로는 '잠시 접을 뿐..' 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는데, 이번에는 '이제는 정말 끝이야. 다시는 하지 않아.' 하는 의식적 결심?이 있으니, 그 반작용인 것 같기도 하고.

 

안녕, 내 사제~ 법사야~ 만랩도 못 찍고 스러져간 냥꾼과 흥마는....우리 강아지 닮은 펫 나오면 냥꾼 만랩 찍으려고 했는데 맨날 고양이과만 나오고..췟..

 

기분이 우울해지거나 해서 상태가 안 좋으면 수시로 들어가서 현실도피 잘 하곤 했던 게임인데, 지워버리니 도피할 곳이 없네요. 결국 독서시간이 폭발적으로 늘더군요. 책 속으로 도피...좀 하려고 했는데, 요새 관심 있는 책들 종류가 그래서 그런가, 도피는 커녕 저의 현실과 저 자신을 돌아보며 새로 마음을 다잡게 되고.. 뭐 좋습니다.

 

 

 

2.

 

카렌 암스트롱의 [축의 시대]를 읽고 있어요. 제가 기대했던 것 보다는 문체가 건조하고, 내용이 굉장히 빡빡하네요. 제가 바랐던건 '세계 최고 종교평론가 중 한 사람'이라는 저자의 명성에 맞는 평론 쪽이었는데, 워낙 어마어마한 시대와 공간을 다루다보니, 내용을 최대한 요약하고 중요한 부분만 언급한다 해도 '기본 팩트에 대한 설명' 부분이 지나치게 길달까.. 고대 역사에 그닥 조예가 없는 저에게는 (히타이트와 앗시리아에 인도 왕조들에...이름들은 다 알긴 하는데 야들이 어느시대에 뭘 했던 넘들인지는 전혀 기억도 안나고..그게 그넘 같고..-_-) '필기와 암기'를 병행해야 하는 책이 되고 있습니다.  그래도 건조하게 지나치게 되는 객관적 사실 뒤에 잠깐씩 따라 붙은 저자의 평은 참 좋아요. 그리고 고대 세계의 역사를 다시 한번 공부해보며 이 책을 병행해서 읽어나가면 더 풍성하게 읽을 수 있겠군..하는 도전 정신이 생기는 것도 나름 괜찮고요.

 

하여간 전반적으로 만족중이에요. 제가 원했던, 종교의 탄생을 종교사 교과서적인 서술이 아니라 한 평론가나 작가의 개인적 시선을 통해 쭈욱 따라가며 보고 싶다는 욕망을 충분히 충족시켜주고 있거든요.  

 

대강 3회독 생각하고 있는데, 처음에는 꾹 참고 4개 문명 (인도, 그리스, 기독교, 중국)이 시대별로 한번씩 다뤄지는 책의 흐름을 꾹 참고 나가다가, 결국 조급함을 참지 못하여 그리스와 중국은 띄어넘고 인도 종교부터 쭉 빼버렸습니다. 기왕 이렇게 된거 다음 차례는 야훼의 종교만 골라서 쭉 읽어 치우고,. 그 후에는 나머지 애들을 차례로 읽어야 겠어요. 다음번에 읽을 때는 그냥 시대 순으로 쪼로록 읽고.

 

 

3.

 

강아지 달력을 샀어요. 음, 정확히는 펫 사진 달력이요. 일일 달력으로, 매일 귀여운 반려동물 사진들이 함께 한답니다. 달력을 볼 때 마다  '어후 귀여워 >_<' 비명이 절로.. 사진 작가가 일본분인데, 동물(반려동물) 사진으로 일가를 개척한 분..이라고 달력 표지에는 설명이 되어 있는데, 상품 팔기 위한 작가 띄워주기인지 사실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이런 사진들을 찍으면서 밥벌이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굉장히 굉장히 부러운 삶을 사는 분인 것 같습니다.

 

귀여운거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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