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저희 집은 개를 안 키웁니다. 아니 못 키운다고 해야 할까요?

 

사실 저희 집 사람들 개를 그닥 좋아하지 않아요.

 

어머니가 개털 알레르기가 있으셔서 개를 안 키운줄 알았는데 사실 제가 아기였던 시절에는 개도 키우고 고양이도 키웠다네요.(제 기억에도 어렴풋이 있습니다...)

 

그런데 옆집 아주머니가 개 짖는다고 매일 같이 따지셔서 아기때문에 스트레스였던 어머니가 많이 힘드셨나 봐요.

 

그 뒤로는 거북이나 이구아나처럼 조용한(?) 동물은 잠시 길러보았지만 소리를 낼 수 있는 동물은 지금까지 전혀 기르지를 못 했어요.

 

그래서 그런지 원래 개를 좋아하던 아버지나 동생도 이젠 개라면 질색을 하게 되었습니다.(물론 전 동물을 좋아하지만 왠지 키우는 거에는 부담이 있었고...)

 

그런데 어제 저녁 7시경...

 

마루에서 어머니와 TV를 시청하고 있는데 어디서 개가 끙끙대는 소리가 들리더군요.

 

한참 맛있게 전 구운 김을 뜯고 있었고 어머니는 귤을 드시는데 단독주택에 사는 우리 집에서 왠 개소리냐며 서로 옥신각신 하던 사이

 

제가 용감히 현관문을 열어 나가는 그 순간...

 

왠 흰둥이 한마리가 저를 처다보고 있더군요...

 

순간 놀람과 동시에 귀여움이...!!!

 

저희 집 담이 사람키 정도의 사이즈라 강아지가 넘어오긴 힘들고 아마 누가 일부러 던져 놓은 듯 하더군요.

 

어머니도 저도 황당하다는 반응 뒤에 우선은 추우니 현관에 들여 놔야 겠다고 생각한 뒤 붙잡으려고 하는데 "왕~왕~"거리며 짓더군요.

 

처음에는 손을 무는 건 아닌지 겁을 냈는데 막상 붙잡으니 얌전해 지더군요.

 

그래서 강아지를 고구마 담던 박스에 어머니가 입던 원피스를 깔아 넣어놨더니 계속 탈출 시도...

 

결국 계란후라이 볶음밥에서 타협점을 찾고 잠잠히 있더군요.

 

그런데 이녀석 입이 고급인지 계란만 쏙 골라 먹더군요...

 

뭐가 아쉬웠는지 화분에 올려둔 메추리알&계란 껍집은 계속 씹어서 버리고...

 

그렇게 끙끙대며 하루밤을 보내고 오늘은 제 슬리퍼를 끌어안고 박스 안에서 자다깨다 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고민이 생기는 게...

 

이 강아지를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다는 겁니다.

 

우리집 사람들은 어서 밖에 내보내라고 하고...

 

그래서 근처 동물병원이나 유기견센터(?) 이런 곳에 신고를 해야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네요.

 

우선은 대문에 '개 잃어버리 신 분 찾아가세요'라고 써 붙이긴 했는데 이건 의도적으로 버린 거 같아 주인이 찾아올리 만무하고...

 

암튼 지금 진퇴양난에 빠진 것이 확실합니다.

 

더군다나 이따 오후에 광고 회사 면접이 있어서 공부를 하려고 했는데 어제 소동+비전공이라 도대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밥도 못 먹고 있네요...

 

온라인 광고 마케팅 회사인데 인터넷 팝업광고 디자인(?)등을 주로 하는 곳 같더군요.

 

솔직히 다른 곳들 면접은 그냥 뻔한 거 물어볼테니 그러러니 할텐데 광고 마케팅 회사라 왠지 1분스피치나 자기소개를 하더라도 특이한 걸 물어볼테고...

 

지금 데이비드 오길비의 '광고불변의 법칙', 광고인이 말하는 광고인, 소셜미디어 마케팅 이렇게 세권을 학교에서 빌려다 놓고 무엇부터 읽어야 할지 고민입니다.

 

물론 이제 몇 시간 안 남아서 셋다 읽기는 힘들거 같고...

 

혹시 광고 마케팅 회사 면접때는 뭘 물어보고 어떻게 대답해야 어필 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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