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주식시장은 왜 이리 달리나?

2011.01.05 10:09

bankertrust 조회 수:3619

어제 제가 못봤던 불별님의 질문에 대한 댓글입니다.

 

 

1. 가끔씩 댓글에 쓰기도 했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한국의 주식시장에 대해 매우 미래가 밝다고 생각합니다.  2008년에 보았던 3자리 숫자의 KOSPI지수는 저의 인생에서 봤던 마지막 3자리가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2. 그렇다면 왜 주식시장이 지금 이렇게 달리고 앞으로도 전망이 좋다고 생각하는가에 대해 정리합니다.

 

<단기적 요인>

 

가. 미국의 양적완화(QE2)

 - 미국의 경기가 쉽게 회복되고 있지 않습니다.  금리는 바닥까지 왔는데도 물가(경기)가 올라가지 않으니, 금리를 마이너스로 할 순 없고, 실질금리를 -로 만들수 밖에 없습니다. 그것이 바로 양적완화입니다.  간단히 말해 양적완화란 물가(경기)가 오를 때까지 통화(U$)를 찍어내겠다는 것이고,  이것은 곧 달러의 약세를 전세계에 공표하는 것이나 다름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달러자산(달러채권이든 주식이든 뭐든)을 갖는다는 것은 앉아서 환차손을 보는 것이니,  달러로 표시되는 현물(농산물, 금, 원유 등) 가격이 오를 수 밖에 없습니다. 최근 외국인들이 공격적으로 한국주식을 사는 것도 달러자산 투자에 대한 대안 투자라는 맥락입니다.

 

나. 한국주식시장의 재평가

 - 위의 내용과 연결됩니다만, 외국인들의 해외투자에 대한 니즈가 강해지는 가운데,  외환위기후 내내 저평가되었던 한국 주식시장에 대해 외국인들의 시선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한국의 주식시장은 선진국에 비해서도 내내 저평가(시장 PER이 미국보다 훨씬 낮은 9~10초반)되었고 대만이나 동유럽 국가들보다 낮았습니다.  한국의 회계는 어느나라보다 투명하고, 한국기업들의 성장성은 선진국이나 다른 브릭스국가들보다 훨 좋습니다.   한국주식시장이 저평가될 이유는 사실 전혀 없었습니다.  한국 주식시장의 PER이 정상적인 수준으로 돌아오고 있습니다.

 

다. 낮은 금리

 - 금리와 주가는 항상 역의 관계입니다. 지금의 역사적으로 낮은 금리는 주식의 매력을 극대화 합니다.

 

<장기적 요인>

가. 한국 기업들의 엄청난 경쟁력

 - 한국 기업들의 경쟁력은 실질적으로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제가 우리나라 좌파들을 좀 한심하게 생각하는 건, 한국기업이 얼마나 훌륭한지를 잘 모르는 것 같아요.

  우리나라 대기업은 일부 업종을 제외하곤 벤치마크 상대가 없을 정도로 훌륭합니다.  당연하지 않겠어요?  직원모두가 아침부터 밤까지 미친듯이 일하는 나라는 세계에

  우 리나라 밖에 없는데...(언제까지 이럴 수  있을진 모르겠습니다만)

 - 경제성장율이 낮다, 양극화가 심하다는 거시경제적 상황이지, 기업섹터만 본다면 한국기업의 이익은 매년 두자리수 이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주식시장은

  거시경제의 함수가 아니라 기업이익의 함수입니다.  국민들이 힘들건 말건 기업이익이 증가하면 주식시장은 당연히 오릅니다 . 

 -2007년 종합지수가 2000을 찍었을때 상장기업 총이익이 60조였습니다.   지금다시 2000을 찍은 현재 상장기업이익은 100조가 넘었습니다. 이익은 66%가 늘었는데 지수는

 똑같다?  뭔가 이상하죠.  당연히 지수가 위로 한참 가야 정상적인 상황입니다.

 - 적어도 한국기업들의 세계 최고수준의 경쟁력은 최소 10년이상은 지속될 거라고 확신합니다. 인구감소라는 일본이 겪었던 리스크에 대해서는 한국은 통일이라는 카드가

    있습니다.  세계 제1위의 압도적 전자회사,  세계 3위의(그리고 효율과 경쟁력은 1위인) 제철회사,  세계 4위 수준의 자동차 회사, 세계 10위의 항공사, 세계 5위 수준의

    석유화학회사가 인구 5천만도 안되는 나라에 다 있습니다.  그리고 외국경쟁사들과의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지고 있고,  이들에 부품과 소재를 제공하는 협력사들의 경쟁력도

  점점 좋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자동차부품).  이런 나라의 주식시장이 안오르면 어느 나라 주식시장이 오를까요?

 

나. 부동산시장의 한계와 인구구조의 변화

 - 노령화인구가 급속히 늘고 있고, 의학의 발달로 은퇴자들은 생각보다 아주 오래 삽니다.  이 사람들이 과연 지금 5억 6억하는 집을 유지하면서 일생을 마칠 수 있을까요?

  2010년대 후반엔 분명히 상당한 집들이 매물로 나올 겁니다.  이재에 대한 감각이 있으신 분들은 더이상 부동산을 사지 않습니다.  금리는 낮고, 부동산이 별로 라면 돈이 갈 곳은 주식밖에 없습니다.  단기적인 경향이 아니라, 지금의 평균수명을 볼 때 금융상품에 대한 니즈는 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연금 상품이 늘어날 것이고 계속 증가하는 퇴직연금, 기타 연금등을 고려하면 연금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주식에 대한 수요는 장기적으로 매우 강력합니다.  이러한 관점은 시골의사 박경철씨도 자신의 저서에서 밝힌 바가 있는 내용입니다. 

 

 

상기와 같은 이유로 한국 주식시장은 장기적으로 매우 긴 랠리를 할거라고 생각합니다만, 종목별 수익율 차이는 상당히 클 것이고  지수는 오르는데 내 주식은 그대로인 경우도 상당히 많을 겁니다.  제일 안전한 방법은 인덱스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겠죠.  

 

단, 주식시장이 잘 나간다고 해서 우리나라 국민들의 삶의 질이 나아지는 것과는 큰 상관이 없습니다.  한국 기업들의 경쟁력이 우수하다는 건, 쓸데 없는 돈을 쓰지 않는 다는 의미이고, 그것은 한국회사들이 암만 많은 돈을 벌어도 과거처럼 직원을 마구 뽑거나,  접대비를 마구 써서 인근 식당을 먹여살리는 짓은 안 한다는 얘기니까요.  더 이상  Trickle down은 없습니다.   외환위기전 삼성전자가 1조 벌었다고 삼성계열사 전 직원이 모두 엄청난 성과급을 받고 회식비를 흥청망청 뿌리는 건 먼 옛날의 전설입니다.  이제는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분기"에 2조였다가 1조로 줄었다고 직원들 아침식사비를 2천원에서 1천으로 깍는 시대입니다.

 

전체 경제와 주식시장이 따로 나간다는 건 어찌보면,  사회전체의 자원과 부를 기업섹터가 쪽 빨아가고 있다는 얘기고 이런 현상조차 우리나라만의 현상이 아닌 글로벌한 현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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