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크릿가든의 예상 결말

2011.01.10 03:07

보이즈런 조회 수:4247

 

 

 

17회의 마지막 장면이 결말로 이상적이었다고 하시는 분들이 계시더군요. 그런데 이상적인 결말이 될 수는 없지 않나요? 지금까지의 스토리를 합리적으로 설명해내지도 못하는 결말이고, 별로 일관성도 없죠.

 

사실 저는 20회의 결말을 기대하는 입장이예요. 인터뷰에서 김은숙 작가가 이번 작품에서는 스토리 구성에 신경을 썼다고 했던 말을 아직은 믿는거죠.

 

저는 아직 중요한 이야기가 끝나지 않았다고 보는 편입니다. 이 스토리가 결말에 이르기까지는 아직 단계가 더 필요해요. 우선 길라임과 영혼이 바뀌는 대상이 왜 하필 김주원이어야 했는지까지는 아니더라도(자신이 구한 사람이기에 이런 거래가 가능한 것이었을까요?) 최소한 영혼을 바꾸는 것과 길라임을 구하는 것이 무슨 연관관계가 있는지 밝혀져야겠죠. 길라임 아버지가 둘의 영혼을 왜 바꾸었는지에 대한 합리적인 설명은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저는 그 설명이 18회에서 시작되었다고 보는 편입니다.

 

김주원의 몸에 깃든 길라임은 길라임의 몸에 깃든 김주원의 병실에 찾아가서 잠이 듭니다. 그리고 곧이어 꿈 장면이 나오죠. 여기에서 김주원의 목소리는 길라임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이건 내 꿈이야. 내 꿈에 네가 들어온 거지." 그러니까 길라임은, 길라임의 몸에 깃든 김주원의 꿈에 들어간 겁니다. 그리고 길라임의 아버지가 나타나서 김주원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약속을 지켜줘서 고맙네." 그리고 각자에게 꽃술을 따라주죠. 꽃술을 마신 김주원과 길라임은 원래의 몸으로 돌아갑니다.

 

그런데 저는 이 부분도 역시 꿈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다시 말해서 김주원이 기억상실된 이후의 이야기가 여전히 꿈이라는 거죠. 제가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병실에서 잠든 김주원(의 몸)이 갑자기 김주원의 집으로 옮겨져 있습니다. (분홍여사가 옮겨왔다는 군요.)

2. 길라임이 뇌사상태에서 깨어나기 직전에 심장박동수가 0이었습니다.

3. 김주원과 길라임이 깨어나고 그 자리에는 장미꽃잎이 떨어져 있습니다. 이건 꽃술을 마신 이후에 떨어지던 장미꽃잎들이었죠.

 

그러니까 기억이 상실된 21살의 김주원과 길라임은 '김주원의 꿈'에서 일종의 시뮬레이션을 하고 있는 겁니다. 이건 길라임 아버지가 길라임을 구하기 위한 거래의 내용일 겁니다. 혹은 길라임 아버지가 김주원에게 말했던 '약속'일 수도 있겠죠. 길라임의 몸에 깃든 김주원의 꿈속에서, 길라임은 김주원의 잃어버린 기억을 되찾아 주어야 하는 겁니다. 김주원이 잃어버린 기억을 되찾으면, 김주원의 영혼이 깃들어 있는 길라임의 몸이 뇌사상태에서 회생하는거죠.

 

만약 이 예상이 맞다면, 김주원과 길라임은 서로 영혼이 바뀐 채로 평생 살게 되겠군요. 마술은, 이제 끝났다고 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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