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출근을 했습니다.일주일에 두번 나가는 회사인데, 저말고 두명이 이렇게 출근을 합니다. 행정직 세분은 매일 출근하시구요.

사장님은 오늘도 왜 정장에 구두를 안 신냐고 투덜대지만, 구두는 발이 아파서요.헤헤 하고 능글맞게 넘어갑니다.(나이키 검은 운동화 신었기에) 

사장님이 날 춥다고, `해삼아 커피나 한잔 마시자. 커피 좀 타줄래.` 하시길래 네 하고 커피를 타고 있었습니다. 따라 들어온 경리분이 저에게 말을 걸었어요.

-커피 심부름 하는거 짜증나지 않으세요?

-네?;;


생각해보니, 경리분은 커피 심부름을 자주 하나 보다..해서 자주 커피를 타냐고 여쭤보니까 그것도 아니더군요. 그러면서 어리다고 커피 심부름 시키거나 여자라고 시키면 짜증이 나신다고 했습니다. 맞다. 그렇지. 제가 다니는 회사는 사람이 많지 않아서 가족적인 분위기라(저만 그렇게 생각하는건지) 커피 좀 타달라고 하면 그냥 타고, 가끔 잔도 씻고 했었는데 경리분이 보시기엔 그게 윗분이 시켜서 하는 줄 알았나 봅니다. 짜증나지 않냐는 말에 그냥 웃으면서 그럴수도 있겠네요. 제가 단순해서...헤헤. 하고 넘어갔는데.


굉장히 예민할 수 있는 문제더군요. 

머릿 속에 여러 생각을 하면서 사장님께 커피 갖다 드리니까, `어이쿠, 고마워. 젊은 사람한테 시켜서 미안허이.` 하십니다. 이런 말을 들으면 또 제가 미안해져요. 경리분에게도 갖다 드리니 고맙다며 다음부턴 자기가 타 드시겠답니다. 

-괜찮아요. 전 하는 일도 별로 없는데, 저 시키세요.ㅎㅎ


눈빛이 놀란 눈빛인지, 이 놈 바보 아냐 하는 눈빛인지 그 중간의 눈빛으로 고맙습니다. 하는데..

제가 가끔 출근하고 해서 이러는거지, 매일 출근하고 바쁘다면 저 역시 짜증이 났을 수 있겠죠? 제가 생각없이 사는 걸 수도 있겠죠.

커피가 너무 달다는 사장님께 `에고, 그냥 드세요.`했더니 허허 웃으시며, `어쩌다 저런 애가 들어오냐?나참.` 하십니다.


대리님이 자꾸 점심먹고 사우나 가자 하십니다. 사우나에 오래 있지도 못하고, 맨날 주식 하자고 꼬드겨서 귀찮아요.-_-

경리분은 듀게가 뭔지 궁금해 합니다. `거기 뭐하는데에요?`하고 묻는데, 안 알려줬어요.훗.



좋은 하루들 되세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7547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6096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6147
111828 [드라마바낭] 필립 K 딕의 '일렉트릭 드림즈'를 다 봤습니다 [8] 로이배티 2019.07.31 3939
111827 박근혜보다 더 이해가 안가는 사람들.. [10] 바다같이 2016.12.02 3939
111826 꽃게짬뽕 맛있어요 [13] 오늘만 2013.04.09 3939
111825 시중에 파는 바질 페스토 파스타 더 맛있게 해먹기 [2] 와구미 2013.01.13 3939
111824 스브스 연예대상보며 [12] 메피스토 2012.12.31 3939
111823 어디까지가 연애인가 [15] catgotmy 2011.05.14 3939
111822 중국 4쌍둥이,병아리 모델 [6] 가끔영화 2012.09.06 3939
111821 브랜드명이 제품을 가리키는 일반명사가 된 케이스들. [47] 페리체 2010.11.08 3939
111820 크리스토퍼 놀란의 세 번째 배트맨 영화에 캐스팅이 거론되는 여배우들 [19] 보쿠리코 2010.11.12 3939
111819 직장인 스트레스 실태에 대해서 검색을 해봤더니. [14] 이울진달 2010.09.10 3939
111818 [듀나인] 세입자가 고소를 했습니다. [7] 에셈 2010.08.16 3939
111817 통진당은 해산되어야 마땅한 정당인가? [97] soboo 2014.12.19 3938
111816 카라,선미 티져 이미지. [14] 자본주의의돼지 2013.08.12 3938
111815 결혼 얘기가 나왔길래 [24] 생귤탱귤 2014.06.09 3938
111814 고교생 훈계하다가 맞아죽은 아버지 얘기 보니까 [7] turtlebig 2012.11.05 3938
111813 올해 수능 윤리 최고오답율 문제라는데 [19] mii 2011.11.11 3938
111812 [연애바낭] 다른 커플들은 대체 뭘하시는지? [12] 어른아이 2012.01.05 3938
111811 Life지가 선정한 올해의 사진 중에 유일한 한국 관련 사진 [8] amenic 2010.12.31 3938
111810 [황해] 봤어요 [4] taijae 2010.12.20 3938
» 오랫만에 출근했는데, 커피 심부름을 하다가. [26] 말린해삼 2011.01.13 3938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