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 원숭이 세리모니의 의미

2011.01.26 03:14

marian 조회 수:3976

아래에서 이야기가 나왔습니다만,

서구에서는 동양인들이 원숭이 비슷하다며 놀려댑니다. 

생김새가 비슷해보인다는 표면 상의 의미만이 아니라,

'동양인은 원숭이와 인간 사이의 존재' 정도의 경멸도 담고 있습니다.

 

기성용이 일본전에서 골을 넣고 상대에 대한 경멸을 담아 원숭이 세리모니를 했지요.

그가 스코틀랜드에서 뛸 때 원숭이 울음소리나 흉내를 내는 관중들이 있었습니다.

 

이거, 모순일까요?

 

꼭 그런 것만은 아닌 거 같아요.

우리가 다른 인종이나 민족에게 쓰는 욕설은

우리가 당했던 욕설을 변형한 것이 많습니다.

"더러운 뙤놈들!"(더 심하게 표현들 하지만 순화해서 ^^;)

이라고 할 때, 우리가 중국인을 바라보는 시선은

서구(혹은 일본) 지배자가 조선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을 따라하는 거지요.

 

일제 시대에 조선인을 일본인보다 싫어하는 중국인들이 많았다고 하는데,

그건 조선인이 일본인보다 중국인을 더 천대했기 때문이래요.

더럽다, 안 씻는다, 마약에 쩔어 있다, 무질서하다, 무식하다, 덜 문명화되어 있다.....

그런데 그건 조선인이 뭐 심성이 나빠서가 아니라,

1등 국민 - 일본인, 2등 국민 - 조선인, 3등 국민 - 중국인 및 기타

로 되어있는 제국주의의 틀 안에서 "최소한의 자존심"을 세우는 방법이 그거니까요.

 

다시 기성용 이야기로 돌아가서,

스코틀랜드에서 원숭이 놀림을 받은 기성용이 자존심을 세우는 방법은?

 

간단하지 않겠어요, 그가 보기에 "진짜 원숭이"인 애들을 놀려주는 겁니다.

그러면 그는 자존감을 회복하고 온전한 "사람"이 되지 않겠습니까?

인종차별을 받은 사람이 또다른 차별 행위를 하는 것은 그다지 모순적인 일이 아니라는 얘깁니다.

 

비슷한 예가 많습니다.

맞고 자란 사람이 때리는 사람이 되는 이유는, 구타 행위가 그를 '사람'으로 만들어 주기 때문입니다.

노동자가 부자 정당에 투표하는 이유는, 그 투표가 그를 노동자가 아닌 '사람'으로 상승시켜 주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이 악순환을 끊기 위해

"만국의 프롤레타리아여 단결하라!"라든가 "전세계의 약소 민족들이여 단결하라!"가 나온 셈인데,

\

아,

여기서부터 잘 모르겠습니다.

자신은 절대 비정규직 용역 노동자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하면서

'학습권 침해'를 말하는 학생들도 생각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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