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원전에 대한 은행원의 생각

2011.01.31 19:29

bankertrust 조회 수:5143

 

1. 저는 요즘 한창 이 게시판이나 다른 커뮤니티에서 논란이 되는 MB가 그리 자랑했던 UAE원전 수주에 대해 그 구체적인 내용은 전혀 모릅니다. 

    다만 이런 종류의 프로젝트를 구조화할 때 대충 어떻게 판을 짜는 지는 저의 과거 업무 경험으로 짐작이 될 것 같아서 몇 가지를 적어봅니다.

 

2. 보통 전력이나 수도, 철도, 항만 그 밖에 항공기, 고가 선박등의 중공업 제품을 수출하면 해당국의 ECA(Export Credit Agency)가 수출의 촉진 및 매입국의

    편의를 위해 금융을 제공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ECA라함은 제목 그대로 해당국의 수출을 촉진하기 위해 구매국에게 신용을 제공하는 것이 본업입니다.

    우리나라는 수출입은행(K-Exim), 미국은 US Exim(미국 수출입은행), 일본은 JBIC, 독일은 HERMES 뭐 이런 기관들이 자국의 수출을 지원하지요.

    따라서 이번에 두산중공업 컨서시엄이 수주를 했다면 수출입은행이 주도적으로 금융을 제공하는 건 매우 상식적입니다.  단 필요자금이 U$ 100억이라면

   수출입은행이 전액을 다 하는 게 아니고, 당연히 Syndication을 구성합니다. 여기 대출에 참여할 은행을 Globally 모집합니다. 여기까지가 수출입은행의 role일 겁니다.

 

3. 대출기간이 28년이라고 했는데, 이 기간이 이상해 보이는 분들이 계신 것 같은데 이런 종류의 Financing에서는 보통 이정도 기간이 매우 정상적입니다.

   전력같은 기초 infra는 아주 긴 장기 대출로 조달합니다.  원래 이쪽 산업이 안정적이긴한데 떼돈을 버는 건 아니고 워낙 많은 자본이 들기 때문에 회수하기까지

   몇 십년이 걸립니다.  제가 실제 해보았던 화력발전 project가 보통 22년에서 25년이었는데, 건설기간이 훨씬 더 긴 원자력이 28년이라면 매우 준수하지요.

 

4. 전력의 경우, 전력은 생산후 보관 및 운송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해당국 정부가 의무적 매입조건이 붙어 있습니다. 그리고 정부가 발전사업자들의 적정이윤을

    보장합니다.  이게 없다면 사업이 진행될 수 없지요. 그렇기 때문에 출자하더라도 손해 볼 일은 없습니다. 아니 출자하는 것이 이익입니다. 

 

5. 다른 건 문제가 없는 것 같은데, 들리는 소문으론 Bid시, Escalation조건(건설기간 동안 원자재 가격이 상승할 경우, 건설가격에 반영시키는 조건)이 없다는 얘기가

   있는 데, 정말로 Escalation조항이 없다면 이거야 말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당연히 이런 장기 공사엔 있는 것이 정상적이고요. 

 

 

원전가격만 문제 없다면 게시판에서 보이는 논란들은 이쪽 바닥을 잘  모르시는 보통 분들이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하셔서 그러시는 것 같은데, 가격을 제외하면

문제 될 건 없다고 봅니다.  어차피 발전이란  해당국 정부가 일종의 보증이나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을 수 없는 사업이라서 망하거나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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