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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오에 남편님?은 시댁으로(서울로) 상경하셨습니다. 어제까지 비상근무로 불려나가 입이 닷발이더니 쉰다고 좋아하네요

전 저보다 외손주를 더 위하시는 모친의 성화에 못이겨 집에 혼자 덩그라니 남았습니다. 임신 5개월이 넘기 전엔 장거리여행 하지 말라시네요.ㅡㅡ

사실 초기 4개월만 넘기면 여행 괜찮거든요?? 의사도 이번 명절에 드디어 시댁친정 가시겠네요? 하던데..이 말이 어무니께 씨도 안먹힙니다.

덕분에 시어머니께 죄송하다고 양해전화 드리고..(괜찮을까...ㅡㅡ;).....그리고..지금 혼자에요. 흑.

뭐 기혼자로 살면서 설 면제받는 기회 어디 다시 올까 생각하면 나름 황금연휴? ㅎㅎㅎ 그렇죠 남편 밥도 안해주고 저도 주부휴가긴 하네요. 호젓하니.

좋게 생각하면서 기분좋게 지내야죠.

 

그동안 못 만져본 재봉틀, 이참에 한번 만져보죠. 겨우 위험하다는 임신 초기를 넘겨서 이제 살만해졌으니 이참에.... 뭐, 어지럽거나 두통이 오거나 갑자기 급 컨디션 나빠지거나 안하던 멀미를 하는 것만 빼고요..(세상에 애 낳으신 엄마들 존경합니다...이런 몸상태를 어찌 열 달이나 참으셨나요. 죽겠슈...ㅡㅜ;;기침하다가 토해 보셨...퍼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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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다들 순산하려면 인스턴트 많이 먹지 말라네요. 살도 많이 찌면 나쁘대요. 애도 커진다나.

뭐 드라마같은데 보면 임신한 여자들 입덧 지나면 폭풍처럼 많이 먹잖아요?(양푼에 밥 비벼먹는 시츄) 근데 실상은 아닌거 같아요. 일단 많이 먹을수가 없어요.

전에 먹던 밥 한공기 다 먹으면 숨을 못 쉬겠어요. 배가 땡기고...아이가 위로 올라오면서 내장이 위로 밀어붙여져서 소화가 잘 안되거든요.(막달엔 명치끝까지 아이가 올라온대요..무서워..ㅜㅜ;) 그래서 전에 먹던거 반밖엔 한번에 못 먹는데..두 몫이라 그런지 또 금방 배가 고파져요. 그때마다 식사를 차려 먹기도 뭐해서 자꾸 주전부리를 찾게 되네요.

인스턴트를 최대한 피하라는데 입은 심심하고...과일도 자주 먹어보는데 배가 든든하지 않아서 또 뭘 찾고...그치만 치킨 먹고싶다고 해서 남편이 시켜주면 막상 또 오면 닭다리 하나 날개하나 먹고나면 거북해서 더 못먹고....에효 점점 상전이 되가요. ㅎㅎㅎ

 

그래서 아예 내가 직접 내 먹을거 안전하게 만들어 먹어야지 싶어서 한동안 쳐다도 안봤던 재빵재료 집에 뭐 있나 뒤져보니 호두랑 아몬드 조금있고 코코아가루 두숟갈분량 있고...박력분 1킬로쯤 있고..어제 잘못사온? 크랜베리 있고...이게 다네요. 마트 마실가서 버터랑 달걀을 사와야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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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 생각을 미처 못해서 새우깡 양파깡만 먹었나 했더니 대걔 과자나 빵을 구우면 선물을 한다거나 동생이나 친구나 남편 줄려고 구웠어서 그런가봐요. 저를 위해, 오직 제가 먹고 싶어서 구운적은 거의 없는거 같네요. 그냥 만들어보고 싶어서 만든적도 있지만 그 결과물은 대개 남동생이 다 흡입? 해 주었었고.

 

어쩌면 지금도 나보단 애 먹을거라 생각해서 그런면도 있는건가? 의외로, 나 자신을 위해 무얼 하는데 전 참 인색한 편인거라는걸 느낍니다.......이런 타입은 결혼생활 할 때 자기자신의 의사가 묻혀버리지 않게 신중하게 살아야 할 거라고 생각해요. 저희 엄마가 그렇게 온통 희생만 하시고 자기자신의 편의는  잔인할 정도로 무시하시는 타입이셨죠. 저도 그렇게 안 살거라 하면서 어느덧 닮았나봅니다. 다 같은 사람인데, 분명 그렇게 살면 어느날인가는 제어가 안되는 순간이 와서 성격이 바뀌거나 비슷한 처지의 사람(며느리) 에게 잔인해지고서도 스스로를 깨닫지 못하겠죠. 지금의 시어머님괴물? 들은 다 그렇게 만들어지는거라 생각합니다. 여자들은 자기 행복을 조금은 더 이기적으로 챙길 필요가 있어요. 엄마가 행복해야 가정이 행복한거죠.

 

근데, 그런 것도 다 부지런해야 되는 거라능.ㅡㅡ 마트가서 재료 사와야 하는데. 우우웅. 가기 싫네요.

배도 고픈데 입맛도 없고. 결혼한 여자들이 제일 먹고싶은 식사를 먹고 싶어요. 남이 차려주는 밥상 말이죠. 뭐 사먹는게 지금으로선 최선인가?

임신육아 까페같은데 보면 입맛이 너무 좋아서 고민이라는 사람도 많던데, 전 입맛도 없어요. 먹고싶은걸 막상 찾아도 많이 못 먹으니...저번엔 비빔냉면 먹으러 일부러 가서는 좀 슬프더라고요. 다섯젓가락 먹으니 더 못먹겠어서 그 아까운 거 다 남기고 왔어요. 그날밤 자면서 남기고 온 냉면 반그릇이 둥둥  허공에 떠다닙디다. 이러니 낭비스러워서 외식도  주저되네요. 제 몸이 부리는 까탈에 저도 지쳐요.

 

임신하고 몸이 힘드니, 문득 엄마께 미안하기도 하고 그래요. 철드나. ㅎㅎㅎ

인제 마트 가보렵니다. 비스코티 같은거 대량으로 구워서 연휴내내 아작아작 씹어 먹을테닷!!

 

설날연휴 행복하게 보내세요오~^^

 

푸드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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