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쉬고 있는데 친구가 씩씩대며 전화를 해왔습니다. 극장에서 너무 기분 나쁜 일을 당했다고요.

 

상영시간이 15분이나 지나서야 어슬렁어슬렁 핸드폰 액정 불빛을 있는대로 밝히며 들어와 친구 옆에 앉은 40대 부부.

그 중에서도 아저씨는 자리에 앉기 무섭게 우렁찬 벨소리와 함께 걸려온 전화를 받아 "어, 어! 아니 그런 건 아버님이랑

너가 직접 얘기를 하고!"하며 떠들어 대더랍니다. 급한 연락인 듯 아내에게 통화 내용을 구시렁구시렁 전달하다가

급기야는 직접 전화를 걸기까지. 참다 못한 제 친구가 "저기요, 좀 조용히 좀 해주세요"라고 했더니 아주머니가 "그래요,

나가서 전화해요"라고 거드시는 데 아저씨가 "이 사람아, 극장에 돈 내고 왔으면 영화를 봐야지" 하면서 친구에게 한 마디

하려는 걸 아주머니가 말렸다나요.

 

친구는 영화에 통 집중을 못 했고 영화 끝나고 나와 동행한 다른 친구들과 그 일에 대해 불평불만을 늘어놓고 있었다는데,

뒤에서 갑자기 그 당사자들이 끼어들었답니다. "아니 아가씨, 전화를 걸긴 누가 걸었다고 그래? 받았지"라면서요.

그런데 설상가상 극장 안에서는 아군인 듯(?) 싶었던 아주머니가 "학생 그렇게 까다로워서 세상 어떻게 살려고 그래?"

했다네요. 제 친구가 원래 소심하다면 소심한 성격인데 이 말에 화가 나서 한바탕 말싸움을 했답니다. 물론 그 사람들은

결국 "허 참, 허 참"하고 자리를 피했다지만요.

 

아... 친구 얘기인데도 화가 나서 원... 이런 사람들은 어째야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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