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언젠가 래빗님이 사진이랑 기사를 콜라쥬한 상자 사진을 올렸었는데 저도 가끔 종이 상자에 그림을 한두개 오려 붙일 때는 있었지만

 본격적으로 가위를 들고 나서 본 적은 없었는데 오늘은 심심하기도 하고 카드보드로 된 상자가 눈에 띄길래

날짜 지난 뉴요커 잡지 한권을 아작내서 그림상자를 만들어 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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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등학교 시절; 이런 식...아니 훨씬 치열하게 콜라쥬해서 필통 만드는 게 유행이었는데 전 손재주도 없고 영문잡지도 없어서 못했습니다.

친구들이 새로 만든 필통을 보며 순박하게 감탄했을 뿐이지요.

 

 

남편은 옆에서 아이돌 육상 대회를 관람 중 저는 가위랑 딱풀이랑 잡지 한 권 들고 혼자 잘 놀았습니다. 간만에 오리고 붙이니 재밌더라구요.

 귀찮아서 많이 오려 붙이지는 못했지만 제 마음에 드니까 된 거죠;

의자 사진들은 원래 의자가 페이지 귀퉁이에 붙어 있어 저 모양인 걸 그대로 활용한 거라고 혼자 뿌듯해 죽고;

 

상자라면  좀 집착하는 편이기도 해요. 특히 뚜껑 달린 상자요 그 네모반듯한 각이 딱 들어맞는 게 막 희열이 느껴져서 어렸을 때

서랍 가득 상자를 모으곤 했었는데 친구한테 얘기했더니 변태래요 흑. 그 안에 뭘 가두는 걸 좋아하는 거 아니냐고. 그럴지도요.

양철로 된 과자상자도 좋아해요. 근데 뭐 이건 다들 좋아하시는 듯. 

 

구질구질 만들어 놓고 좋다고 이러고 있는 걸 보면 인간의 표현욕구란 재능을 뛰어넘는 듯요 헐헐

 

2.

 

남편이나 저나 한 성질머리 하는 사람들인데

둘 다 밖에선 나이스나이스고 집에서요;

여하간 남자라서 목소리도 더 크고 둘이 맞붙을 때 제쪽의 화력이 딸린단 생각을 자주 했어요

역시 ㅈㄹ(바로 그 단어요) 력이 부족해...이렇게 늘 생각하다가 아까 담배 피우러 가는 남편이

'나도 너처럼 빈둥거리고 싶다' (요새 남편이 좀 바빠서요) 그러길래

나도 너처럼 심술의 화력 그러니까 ㅈㄹ력이 강해졌음 좋겠다고 농담을 하니까 너도 만만찮으니 걱정 안 해도 된다고.

난 폭발력이 좀 부족한 거 같아...라고 겸손해 하니까 넌 폭발력이 부족한 게 아니라 지속력이 부족하다고 그러는 겁니다 ㅡ____ㅡ;

제가 좀 인내심이 없고 지구력이 약해서, 화가 나면 한 시간은 커녕 30분 이상도 못 가는 경우가 많거든요.

냉담한 분위기 자체가 스트레스라 빨리 대강 쓱싹 화해해 버리고 맙니다.

 

원래 싸울 땐 성질 급한 놈이 손해라고 어머니가 누누히 가르쳐 주셨는데 배운 대로 살기엔

역시 성질이 너무 급해서...; 싸움의 양상이 열전일 땐 그래도 괜찮은데 냉전으로 가면 승률 0%.

성질 급한 놈이 냉전에서 이기는 묘가 있을까요....?

 

어머니 왈 남자들이 활활 타오르는 식으로 화를 낸다면 여자는 안으로 차갑게 수렴하는 방향으로 화를 내는 게

유리하고 잘 먹힌다고, 일주일이고 한달이고 말을 섞지 않는 기백이 있어야 한다고.

근데 못하겠어요 역시.

그래서 요샌 그냥 안 싸웁니다. ㅎㅎㅎ

 

 

 

 

 

연휴가 끝나가나요. 외국에 사는 백수는 아무런 감각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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