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휴가 나온 지 어느덧 이틀이 지났습니다. 뭔가 한 건 없는데 시간은 참 야속할 정도로 빨리 흐른 느낌이네요. 하지만 그래도 나름 의미있는 일도 하고 즐긴 일도 많고... 무었보다도 이제는 슬슬 사람들과도 만나고 할 일도 할 때가 되었으니, 시간은 더 빨리 흐르겠지만 아쉬울 일은 많진 않을 것 같습니다. 사실, 아무 것도 안 해도 상관없지 않습니까? 휴가인데! 휴가는 나와 있는 것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즐겁고 의미가 있지 말입니다(...)



1. 하지만 바깥에서 여러 사람과 마주치다 보면 꼭 한 번씩은 괴인이라 불리는 자들을 만나게 되는 바... 네, 이번 휴가에 저는 하루가 멀다 하고 괴인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집으로 가는 전철에서는 웬 할아버지가 신문지로 손을 때리더니 '젊은이는 일찍부터 바른 길을 가야 혀', '요새 애들은 기도를 잘 안하지' 같은 소리를 10분 동안 하시지를 않나, 집으로 돌아와서는 웬 아주머니가 좋은 소식 알려주겠다고 대문 앞에다가 AT 필드를 설치하질 않나.  



사실 괴인이라고 하기에는 그닥 괴이한 사람들은 아니었습니다. 바깥에서는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특정 종교에 심히 심취하신 나머지 전도를 너무나도 열정적으로 하시는 분들이었죠. 하지만 당하는 제 입장에서는....쩝. 제발 내일부터는 저런 사람들을 안 만나고 휴가를 그냥 즐겼으면 좋겠습니다 ㅠㅠ 



2. 군바리 생활을 근 1년 가까이 했음에도 불구하고 영혼의 깊숙한 곳까지 오덕의 찌든 때가 묻어버린 탓에(...), 휴가 때 나가는 첫 마실 장소를 서점의 만화/라노베 코너로 잡아버린 이올라군. 싸지방에서 대충 발간 소식만 주워들었던 풀 메탈 패닉 최종권은 과연 서점에 깔렸는지, 입대 전에는 맨날 죽어라 빌어도 안 나오던 주제에 입대하자마자 포풍같은 속도로 신간을 찍어내던(...) 건담 오리진은 몇 권까지 나왔는지, 본격 복식덕후 만화 신부 이야기 2권은 나왔는지, 아무튼 이런 생각을 하며 용산의 모 서점으로 마실을 나가게 됩니다. 



서점 안의 신간 코너는, 역시나 줄줄이 나온 신간들이 바글바글합니다. 입대 직전까지도 12권에서 신나게 멈춰 있던 건달 오리진은 어느 새 22권까지 나와 있고(...) 4년 동안 저의 오타쿠 라이프에 심대한 영향을 미쳤던 풀 메탈 패닉도 최종권이 나와 있습니다. 그 밖에도 토**라, 은*, 진월* *희 같은 관심있던 서적들도 줄줄이 나와 있습니다. 오타쿠 이올라의 심장이 엔진 상부에 금이 간 K-711보다 3배는 크게 진동하는 순간. 그런데...



네, 월급이 올해 부로 인상되었다지만, 꼴랑 월급 8만원에 집안 사정도 널럴하지 못한 일병이 돈이 많을 리가. 게다가, 다른 걸 포기하는 한이 있어도 꼭 사려고 했던 풀메탈 패닉은 권당 7천원이라는 뷁스러운 가격을 자랑하면서 살 테면 사보라는 포스를 여기저기 뿌리고 있으니, 돈 없는 군바리 오타쿠는 정말 고뇌를 합니다. '이거 샀다간 앞으로의 휴가랑 복귀 후의 생활이 PT 8번 수준으로 괴로워질 텐데...'라는 생각과, '이거 안 사고 복귀하면 앞으로 5달은 참아야 할 텐데....'라는 생각이 열심히 공방전을 벌이고...


결국, 저는 14000원이라는 거금(?)을 내고, 제대하면 꼭 열심히 일해서 오늘 못 산 만화책/라노베를 모조리 질러 버리리라는 건설적인 듯하면서도 뭔가 안습한 다짐을 하며 책방을 나섰습니다. 흑, 지갑 사정이 좀만 더 널럴했더라면 신부 이야기라도 샀을 텐데 ㅠㅠㅠ



3. 그 밖에....라고 제목을 달긴 했는데, 정작 이 뒤에 무슨 이야기를 더 이어가야 할지 잘 모르겠네요. 이야기할 거라면 많긴 한데 이 글에 다 집어넣는 건 좀 그런 것도 있고... 




역시 제 글의 마무리는 누가 뭐래도 짤방이 제일인 듯하네요 -_-(군대 물을 아무리 먹어도 고쳐지지 않는 이넘의 짤방에 대한 집착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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