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었습니다>_<


처음에 인명이 많이 나와서 좀 헷갈렸는데=ㅂ=;;

3분의 1쯤 지나고 나서 상황이 잡히고 나자 잘 읽히더라구요.

르 카레의 책답게(라는 표현을 쓰기엔 두권밖에 안 읽었지만) 정보부를 대상으로 공작해야 하는 상황을 

담담하고 건조하게, 하지만 아주 땀이 나게 묘사했어요. 


줄거리는 정보부 내의 권력 다툼에서 밀려나 은퇴한 스마일리가 

정보부 고위급 내 이중간첩의 존재를 감지한 특별 정보 위원회와 장관의 부탁으로

자신이 밀려나던 권력 다툼때의 상황과 당시의 첩보전을 재구성하며 이중간첩을 찾아내는 얘기에요.

스마일리 부분은 주로 과거를 회상하며 기억과 문서와의 연계를 찾아내는 장면이지만

길럼은 적들 한가운데서 공격을 받고 문서를 빼돌리고 하는 장면이 많더라구요. 분량은 적지만;

그리고 여인들이 있고 우리 주인공들은 사건을 해결하고 여인에게 돌아갑니다=_=


스마일리는 권력 다툼에서도 밀려나고 아내에게도 버림받고

소심하고 삶에 지친 중년 포스를 풍기지만

왕년의 이인자;;


[추운 나라에서 온 스파이]도 그렇지만 정말, 거의 존경할 만한 라이벌의 모습을 구축해가고

또 그걸 한 순간에 무너뜨리는 르 카레의 솜씨는 아주 탁월해요. 두 권 다 적의 정체가 밝혀지는 부분에서는 내가 뭘 잘못 읽었나 싶었을 정도였어요.

한편으로는 주인공들의 '적'에게 굉장히 매혹되어 있던 중이라서

'위대한 것들이 결국 사소하고 야비한 것으로 위축되어 버리는' 것이 많이 우울했어요.

르 카레는 이렇게 적의 정체를 밝힌 다음에는 가차없죠. 정말 사소하고 야비한 존재들이 되어 버려요. 멋진 악당을 만드는 것에는 관심이 없나 봅니다.

[추운 나라에서 온 스파이]를 읽었을 때도 마지막 장면보다는 그 사람의 정체 때문에,

그러게 멋지게 싸운 건 뭐 때문이었나... 인생 허무하네... 이런 기분이 들었습니다. 

르 카레는 이런 것을 극복하는 게 성장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이지만요.

스마일리-카를라 책이 더 있다던데 카를라는 끝까지 잘 나오나 모르겠네요.


영화 찍고 있다는 소식 덕분에 읽게 되었는데 빌이랑 짐은 아주 멋지게 나오면 좋겠어요+_+




+

마지막 살인을 한 건 짐이죠? ㅠ_ㅠ 

이 질문이 있어서 리뷰 게시판이 아닌 메인 게시판에 올립니다;



++

번역을 짚고 넘어가자면;

전 '번역어투'에 관대한 편입니다.

주술구조가 좀 안 맞아도 조사를 틀렸네 하고 걍 넘어갑니다(...) '잘 읽혔다'는 제 표현에서 이거 감안하시고요;

근데 이 책에는 교정교열팀 안 거치고 인쇄했나 싶은 부분까지 있더라구요.


152쪽 2줄

스탠리는, 그녀는 말했다, 모스크바 센터에서 이쪽으로 넘어온 시시한 스파이의 위장명이었다.


173쪽 6줄

[식사는 했나?] 그가 물었다.

[닥터 샌드가 먹여주었어요]

[무얼 먹여주었나?]

샌드는 페르시아 사람이라고 그녀는 길럼에게 말한 바 있다.

...'먹여주다'의 압박=_=


329쪽 1줄

[에이드리언 헤브덴] 샘 콜린스가 기쁜 목소리로 말했다.

[롱 타임 노 시]

[헬로, 샘] 스마일리는 그와 악수를 했다.

...롱 타임 노시, 헬로 이렇게 한글로 적혀 있었습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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