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xt Eater

2011.02.10 13:37

zaru 조회 수:1545

듀나 게시판에 서식하시는 분들도 책을 많이 읽으실줄 압니다.
저는 책을 많이 읽었었습니다.
네, 과거형이죠.

 

저는 특히 초등학교 입학전에 엄청난 양의책을 읽었습니다.
덕분에 속독이 가능하게 되어 수능볼때 시험시간이 모자라지는 않았죠.
그 이후에는 많이 읽었다고 내새울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3n년을 살아 오면서 적게 읽지는 않았다고 생각 합니다.

 

올해 프레시안에서 100권 읽기 운동에 동참하며
책을 읽고 읽은 내용을 트윗에 정리해서 올리기 시작했는데
내용이 정리가 안되요.

어디가서 책 많이 읽었다고 하기 창피할정도예요.


가끔은 작가의 의도도 놓치고 책 뒤에 있는 다른 사람의 평을 읽고서
'아.. 그게 그 의미였구나' 라고 깨닫기도 해요.

 

책에 숨어 있는 내용을 파악하기보다
아.. 재미 있구나.
아.. 이건 별로 나랑 맞지 않구나.
이건 괜찮구나.
이정도외에는 감흥이 크게 떠오르지 않아요.

 

A작가는 인간의 심리를 파헤치고 묘사하는데 재주를 가지고 있구나
B소설은 컬트무비같은 소설로 사회비판적 의미를 블랙코메디로 표현하고 있구나
C소설에서 주인공이 그렇게 행동한것은 상대방을 통해서 그 안에서 자기 자신의 의미를 찾기 위해서구나..

 

이런 건 억지로 생각해야 조금 나오려나?
그래서 듀게의 회원리뷰를 작성하시는 분들을 보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뭔가 책을 이해하고 받아 들이는게 아니라
텍스트들을 꾸역꾸역 먹고만 있는것 같아요.
텍스트들을 먹었으면 토하던지 X을 싸던지 해야 하는데
그냥 소화 시키고 끝~ 이런 느낌이예요.

 

최근 드는 생각은
이런 내가 책을 읽어서 뭐하나 싶어요.
읽어도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하고 느끼지도 못하면서
책을 읽는게 의미가 있나 라는 생각이 들어요.

 

단순히 재미로만 책을 읽는게 아니라
그 이상의 뭔가를 얻어야 하는 강박관념 때문인지
이제는 그럴 나이가 되었다고 생각이 드는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래서 Reader가 아니라 Text Eater같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네요 .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7393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5915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5894
344 인생의 밑거름 [2] 충남공주 2011.06.01 1450
343 (PC 이야기) Diablo3를 기다리면서 어제 지른 소소한(응?!) 것들. [4] chobo 2011.12.30 1452
342 박원순 서울시장 메르스 기자회견 Full영상 [1] l'atalante 2015.06.05 1469
341 뉴스가 짧으니 좋군요 [3] 가끔영화 2012.01.26 1470
340 컨트롤러 보고 왔어요.(약스포) [3] 자본주의의돼지 2011.03.04 1472
339 <I AM: SMTOWN Live World Tour in Madison Square Garden> 2차 포스터 공개!! [4] kiwiphobic 2012.03.29 1472
338 [바낭] 게임 개그 - 마리오 열풍과는 별 관계 없는 비열한 루이지 시리즈 [4] 로이배티 2014.06.10 1474
337 흔한 게임 양덕의 프로포즈....(잡담도 섞였음) 타보 2011.12.23 1475
336 [바낭]꽃(?)걸음 그리고 육아 상담... [4] kinema1995 2011.09.22 1478
335 누가 젤 언니 일까요 [1] 가끔영화 2011.05.23 1490
334 아... 큰일들... [3] Aem 2011.04.01 1498
333 gia 일기 [2] 가끔영화 2011.11.18 1498
332 [언제나바낭] 팬질을 좀 했을 뿐인데 [2] RedBug 2010.10.19 1500
331 [잡담] 빠른 생일 문제요 [6] another brick 2011.01.26 1512
330 오래된 영화인데 이포스터 기억나는 분 계실라나요 [4] 가끔영화 2011.12.03 1522
329 가장 많이 팔린 팝앨범은 누구걸가요 [12] 가끔영화 2011.02.01 1525
328 역시 10대 때는 많이 웃는 거 같아요. [5] 발광머리 2012.03.13 1525
» Text Eater [7] zaru 2011.02.10 1545
326 이건 어디서 던지는 떡밥일까요. 아이패드 3라니.. [1] Jade 2011.02.10 1556
325 우리나라는 왜 청와대 수석을 장관 시키는 데에 부정적인지 모르겠다 [2] 가끔영화 2011.07.14 1557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