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2.20 10:19
이 글 (http://djuna.cine21.com/xe/?mid=board&document_srl=1800794)과 그 밑에 달린 글을 읽고 그냥 일요일 아침 바낭...
1.
몇몇 분께서 남자가 헌팅을 하는 걸 '찔러보기나 하자'라는 심리라고 주장하셨는데, 저는 정말 그건 아닌 것 같아요. 그게 얼마나 용기를 필요로 하는지 아시는지... 저도 딱 한 번 해 봤는데, ㄱㅅ님 말씀처럼 '이 사람을 개인적으로 알지 못하면 정말 평생 후회할 것 같다!'라는 절박한 심정에서 했습니다. 물론 소수의 몇몇은 자신감이 아주 충분해서 하루에 몇 번씩 하기도 하겠죠. 그런데 솔직히 그런 식의 '막가파 자신감'을 가진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대부분 '이 사람이 날 어떻게 볼까. 설마 이상한 사람 취급하는 건 아닐까'라는 두려움에 떨면서 하지요.
2.
남자와 여자 이야기를 뒤집어 놓고 생각해 보자는 글을 읽고...
남친이 헌팅 당할 때 여자의 심리, 그리고 여친이 헌팅 당할 때의 남자의 심리는 아주 다르지 않을까요. 생물학적인 접근을 해 보자면, 한 여성이 다른 남성에게 많은 인기가 있다면 그 여성이 생산하는 난자는 우수성이 증명되는 것이죠. 그 우수한 난자가 한 남성이 독점하고 있는 상태(라고 최소한 남성이 믿는다면) 그 남성은 다른 수컷들이 갈망하는 것을 가졌다는 자부심 같은 걸 느낄 수 있을지도요. 게다가 여성의 난자는 한 달에 한 번만 생산되는 희귀한 자원입니다. 아무리 다른 남성이 꼬리를 쳐도 그 여성이 한 남성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한다면 남친이 그 난자에 대한 소유권이 있는 것과 마찬가지죠.
하지만 남친이 다른 여성에게 헌팅을 당하면 여자 입장에서는 불편해지지 않을까요. 정자는 아주 자주 생산되는 자원이니까요. 희귀한 난자를 생산하는 여성과 달리, 남성의 정자는 여성이 아주 짧은 시간 딴 눈을 판 사이에 다른 여성에게도 쉽게 빼앗길 수 있습니다. 게다가 여성은 자신의 것보다 질좋은 난자가 자신 남친의 정자와 결합되어, 자신의 2세가 훗날 경쟁에서 뒤처지게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생길 수도 있겠죠.
하여튼 자신의 여친/남친이 헌팅 당했을 때엔 남/녀의 차이가 분명히 있다는 걸 말씀드리고 싶어서 엉뚱한 난자/정자 이야기까지 갔네요. 불현듯 생각나서 적어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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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그걸 지켜보는 남친, 여친의 입장에서는 방어적으로 보는 게 자연스러운 게 아닐까요?
2. 이건 제가 꺼낸 얘기라서 리플을 안달수가 없겠네요. 난자정자 얘기는 설득력이 없는 게, 그 말이 사실이라면 이 세상의 여자들은 바람을 피우는 경우가 없어야죠. 하지만 현실에서의 바람은 남녀 구분이 없습니다.
그리고 여자입장에서 자기 남친을 철썩같이 믿는다면, 다른 여성이 자기 남친을 헌팅하든 말든 괜찮다는 말이 성립하죠. 남자는 정자를 만드니까 믿을 수 없다? 여자도 평생 난자 하나 만드는 건 아니거든요.
덧붙여, 외국드라마나 영화의 모습처럼, 잘 모르는 타인에게 자연스럽게 말을 걸 수 있는 문화환경이라면, 뭐 내 애인에게 타인이 접근했을때 지금보다는 덜 방어적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하지만 국내현실은, 큰 맘먹어야 말을 거는 게 가능한 그런 사회죠. 저도 이런 점은 좀 아쉬워요. 아무래도 파티문화가 별로 없어서 그런걸까..하는 생각도 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