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친구는 배려가 없는걸까요?

2011.02.21 14:02

whitesun 조회 수:3417

 

제목 정하기 어렵네요. 친구 고민입니다.

제일 친한 친구가 한 명 있는데 저랑은 여러모로 반대되는 친구라서 좋은 대학 나와 좋은 직장 다니고 있습니다.

그 친구네도 형편이 좋은 건 아니지만 일단 생활이 곤궁한 정도는 아니고 또 친구 월급이 워낙 높아서 아무튼 비교적 여유로와 보이는 생활을 해요.

 

저는 비교적 그 친구보단 형편도 안좋고 좋은 대학을 못나와서 취직도 작은 곳에 어렵사리 했습니다.

당연히 삶의 질적 차이가 느껴집니다;;ㅎ 그 친구가 급여에 보너스에 문화생활비까지 지원받을 때 저는 이번 달 월급은 무사히 나올까 하죠;

 

그런데 뭐 이런 차이 자체는 상관없어요. 당연히 더 노력해서 좋은 환경에서 일할 기회를 얻은 친구가 풍족하게 사는 걸 제가 질투하거나

못마땅해 할 이유는 없으니까요.

 

그런데 제 친구는 무신경하다고 할까요. 자기 회사 이야기, 대학 이야기, 힘든 이야기를 너무 일상적으로 아무렇지도 않게 너무 너무 자주 해요.

아무래도 제가 듣기엔 일명 '배부른 소리'로 들리는 이야기들이죠. 회사 일 힘들다지만 저보다 복리후생,여건 다 좋고 월급은 2.5배 높고.

열폭까지 아니고 부럽긴 합니다. 그래서 자랑이 아닌 줄 알면서도 쟤는 왜 배려도 없이 내 앞에서 맨날 이런 이야기를 하나 싶어요.

'월급이 적다', '보너스가 몇%나온다던데 그 정도면 겨우 유럽여행은 갈 수 있을 거 같다,' 돈도 많이 안 주면서 회사 일이 너무 x같다 등등.

가끔은 제가 바로 5분전에 '요새 회사가 안좋아서 좀 힘드네' 라고 이야기한 바로 다음에 '근데 내년에 우리 회사 연봉 인상된대.' 같은 이야기를...

 

본인은 진짜로 자기 형편이 마음에 안들고 불만이 많아서 그렇겠지만

자기보다 더 힘든 친구가 있을 때엔 그냥 이런 이야기는 알아서 피하게 되는 것이

너무나 당연한 마인드 아닌가요? 아닌가...요?

 

저는 그렇거든요. 취업걱정하고 있는 친구에게 회사 생활 힘들어 죽겠따 이런 이야기는 피해야 하고

월급 100만원 받고 다니는 친구 앞에서 200만원 받고 다니는 친구가 월급 적어서 살기 힘들다..이런 이야기는 하면 안된다고 생각하구요.

근데 이 친구는 그냥 그런 마인드나 개념이 아예 없는 친구 같아요. 자랑하려고 하거나 잘난 척 하려고 이런 이야기를 하는 성격은 아니거든요.

 

원래 성격이 그러려니 하다가도 되게 울컥합니다;

이번달에도 회사 사정이 안좋아 이직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는데 메신져로 '연말정산 많이 나왔어.봄코트나 질러야지' 하는데 진짜 욱!했네요.

 

전에도 재수하느라 스트레스 많이 받는 친구a 한테 계속 자기 대학생활  이야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햇나봐요. 

게다가 제 친구는 그 친구a가 목표로 하는 대학보다 훨씬 좋은 대학을 다니고 있었거든요.

참다못한 그 친구가 나중에 재수 합격하고 나서  '그 때, 나는 재수때문에 힘든데 너는 맨날 대학 친구, 공부 이야기해서 기분이 안좋았다'고

말했었대요. 그 이야기 듣고  '나는 정말 그런 의도가 아니었는데 걔가 그렇게 기분나빠 할 줄 몰랏어'라고 심각하게 반성하길래

앞으론 좀 변하길 바랬는데 전혀 달라지지 않는; ㅠ

 

이런 친구에게 '근데 너 고민 많은 건 다 이해하지만 내 형편에서 볼 때 네가 하는 이야기들이 불편하고 배려없어 보인다'고 하면

찌질해지겠죠....?  뭔가 열폭하는 거 같은...

하지만 친구 쇼핑이야기, 월급 이야기 듣기 괴롭네요. 제가 농담삼아 뼈를 심어 '넌 은근 부르조아야' 라고 하면

진짜 농담인 줄 알고 걍 웃고 마는 친구인지라 정색할 수도 없고. 욱,해서 한번 써봤습니다..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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