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버 같은 무료통화 앱이 히트를 치니까 통신사에서 사용에 제한을 걸었다는 소식을 전에 들었습니다. 예를 들어 KT는 아이폰에서 5만5천원 이상 요금제를 쓰는 사람만 바이버를 쓸 수 있게 제한했다고 하더군요. 그럴 수 있는 근거가 뭐냐 뭐 이런 걸로 말이 많았는데, 통신사측의 논리가 뭔지는 알겠습니다. 데이터통신용으로 깔아준 회선으로 사실상 음성통화를 하면서 망을 갉아먹지 말라는 거, 그리고 더 깊은 속내는 그럼으로써 음성통화료 수입을 줄이지 말라는 것.

 

그런데 그럴거면 아예 전면금지를 하면 이해가 되겠는데, 5만5천원 이상 요금을 내는 사람만 쓰라는 건 뭔가요? 듣기로는 아이폰에서 5만5천원 이상 요금제면 음성통화는 제한이 있지만 데이터는 무제한인 걸로 알고있는데요. 한 마디로 무제한 데이터요금제를 쓰는 사람만 무료통화 앱을 쓰라는 거잖아요? 이건 무료통화 앱이 데이터통신망을 갉아먹는다는 스스로의 논리를 무너뜨리는 거 아닌가요? 4만5천원 요금제를 써서 500MB라고 용량을 제한받는 사람은, 무료통화 앱을 씀으로써 본인이 다른 곳에 쓸 수 있었던 데이터통화 500MB 중 일부를 희생하는 거란 말이죠. 무료통화 앱 말고 딴 앱을 썼어도 똑같이 데이터통신망을 점유했을테니 무료통화 앱이 아니면 안썼을 통신망을 쓴다고 볼 수도 없고요. 그런데 무제한요금제를 쓰는 사람은 그런 제한도 없이 그냥 마음껏 데이터통신망을 갉아먹고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냥 1만원 더 내는 사람들을 위한 우대조치 정도로 생각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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