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2.24 00:14
어렸을 때부터 물건간수를 잘 못하는 편이었어요. 정리정돈도 잘 못하고. 물건 흘리는걸 어찌나 밥먹듯하는지 지갑 핸드폰 열쇠 등은 말할 것도 없고 커다란 숄더백을 통채로 잃어버리기도 했죠. 주민증도 두 번 재발급 받고, 운전면허증은 07년도에 잃어버린 뒤 재발급 안 받고 있고. 이사와서 일년 반동안 두 벌 있는 열쇠 다 잃어버리고 열쇠아저씨를 불러 새로 간 뒤 열쇠 다섯 개를 새로 받았는데, 오늘 하나를 또 흘렸어요.
자랑은 아니지만 뭘 흘리는데 하도 익숙하다 보니 이제 놀라거나 걱정하거나 자책하는 과정을 생략하고 바로 수습에 들어갑니다. 오늘은 상황이 그리 좋지 못했어요. 강남역에서 저녁약속을 마치고 쌍문동 집에 다 왔는데 열쇠가 없어진 걸 알았으니. 애인님에게 여벌 키를 주었던지라 연락을 했는데, 신사동 사무실에서 밤샘해야 하기 땜에 자기가 올 수는 없는 상황. 폭풍잔소리는 옵션이죠 뭐. 결국 갔던 길 고대로 밟아 신사에 가서 애인님께 열쇠를 받고 한바탕 2차 훈계를 들은 뒤 배웅받으며 버스에 탔어요. 강남역-쌍문-신사-쌍문 전부 환승으로 한큐에! 오며가며 쪽잠자둬서 피곤은 덜하지만 아무래도 열쇠를 목에 걸고 다녀야겠단 생각이 드네요. 어디서건 열쇠아동처럼 목에 열쇠목걸이를 걸고 다니는 성인여자를 보시게 되거든 폴이려니, 여겨주세요. 아직도 강남 언저린데 언제 집에간담, 루이죠지 밥도 떨어지고 똥밭도 매야 하는데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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