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집 얘기입니다.

2011.02.25 23:28

푸른새벽 조회 수:2088

 

얼마전에 친구한테 들은 얘긴데 아래 뚜르뚜르님의 신기를 보고 생각나 적어 봅니다.

 

친구의 아는 형은 약대 졸업생인데 약사국시를 다섯 번인가 떨어졌답니다.

그동안 결혼도 했고 아이도 있어 집에서도 아주 골머리를 앓고 있는데 한 번은 이 형네 어머님께서

아들 일을 물어보기 위해 점집에 갔답니다. 점쟁이는 어머님을 보자마자 손을 꼭 잡더니

"자네 그동안 아들 때문에 고생 많았지. 이제 됐네 됐어."라고 얘길 하더랩니다. 묻지도 않았는데 저렇게 얘길하자

어머님은 듣던대로 용한 점쟁이구나 싶어 더 귀를 기울여 점쟁이의 얘길 들었는데, 그 뒤에 하는 얘기는

굿을 벌여야 된다는 것. 결국 400만원인가 500만원인가를 들여 굿판을 벌였는데 그래도 내심 불안해서

만약 아들이 안되면 어떡하냐고 물었더니 그럼 자기 눈을 파가라고..ㄷㄷㄷ

그런데 그 형은 그 해 시험에서 또 떨어졌다네요. 진짜 찾아가서 눈 파고 싶었다고.

 

그러다가 이번에 또 다른 용하다는 점쟁이를 찾아갔는데 굿을 하라 그런 얘긴 없었지만

이번에도 될 거라고 했는데 진짜 됐습니다. 듣기로는 아주 아슬아슬하게 한 과목인가 과락을 겨우 면하면서 합격했다더군요.

그러자 그 어머님은 용한 점쟁이가 있다고 지인들에게 소개해주고 다녔는데 제 친구와 친구네 어머님도 그분의 소개로

얼마전에 다녀왔다고 합니다. 주말에 갔는데 점집 앞에 차들이 쭈욱 줄지어 서있고 주차관리하는 직원,

기다리는 손님 커피뽑아주는 직원 등 밖에서 일보는 직원만 세 명이더라네요.

친구는 별 관심없이 듣다가 옆에서 어머님이 너는 뭐 물어볼거 없냐고 하자 점쟁이한테

올해 자기 월급이 얼마나 올랐는지 아냐고 물어봤답니다. 설마 이런 걸 알겠어하고 물어봤는데

점쟁이가 글쎄. 내가 딱 떨어지게는 모르겠고 한 13만원 올랐겠네. 이렇게 딱 말을 하자 친구는 ㄷㄷㄷ

올해 자기 본봉이 12만8천원이 올랐는데 13만원 올랐다고 답한 겁니다.

 

개인적으로 점쟁이의 말은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정도로 생각합니다.

청자의 심리를 파악해 듣고 싶은 얘기를 들려주는 게 점쟁이의 능력이라고 보죠.

심리학 용어인 바넘효과에서 설명하고 있는 것 처럼 말입니다. 

그런데 친구 녀석이 겪은 일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난감하더군요.

대충 연령대별로 평균적인 연봉 수준을 데이터화해서 외우고 있기라도 한 걸까요.

 

친구 녀석이 회사 상사들에게 그 얘길 했더니 다들 거기 어디냐고 한 번 가봐야겠다고 난리였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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