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2.26 09:48
어제 이마트에서 키친타올 4개들이 한묶음이랑 과일 한팩을 골랐어요.
들어가는 길에 키친타올을 집어서 손잡이 부분을 팔에 걸고, 한참 이것저것 구경하다가 세일하는 과일 한팩을 골랐어요.
내가 좋아하는 딸기라서 전 좀 흥분돼 있었어요.
그리고 계산을 하러 갔는데 캐셔분이 제 앞손님 계산을 해주면서 잡담을 하시더라구요.
보니까 그 손님은 근무 끝난 다른 직원분 같았어요. 그래서 약간 산만해 보였어요.
별 생각 없이 딸기를 놓고 기다리니까, 캐셔분이 아직 잡담이 남았다는 듯 아쉬워하시면서 "이거 하나신가요?" 물었어요.
넹 하고 적립 카드까지 꺼내서 계산했죵.
같이 간 동생은 마트 들어가기 싫다고 커피 테이크아웃 해서 차안에서 스마트폰질 하고 있었어요.
차문 열고 들어가면서 습관적으로 가방을 먼저 던지는데
아 뿔 싸
가방이 아니라 키친타올이었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당황해서 영수증을 보니까 덩그러니 딸기만 찍혀있고
나는 당당하게 키친 타올 훔친 여자가 되어 있었고
............
그래서 돌려주러 가려고 했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드는 거에요.
아 이거 만약 돌려주러 가면,
잡담하느라 내 키친타올을 캐치하지 못한 직원이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정말정말 강하게 드는 거에요.
동생한테 말하니까 동생도 전에 인터넷에서 영수증 잘못된거 가져갔더니 캐셔가 쩔쩔매고 그후에 불이익을 받았대나 그런 얘기를 본적이 있다는 거에요.
어디서 읽었냐니까 그런 건 기억이 안나니 닥치고 집에 가자고 하면서 시동을 걸었어요.
솔직히 이제 와서 돌려주러 갈 것 같진 않아요.
그러기엔 너무 귀찮아요.
...........
미안합니다 이런 사람이라서
정용진씨 계좌번호를 알려주면 3700원 부칠 의향은 있으니 보고 계시다면 쪽지로 계좌 쏴주세여...
근데 그당시에 돌려주러 가지 않았던 이유는 정말로 귀찮아서가 아니라 날 계산한 직원분이 불이익을 받을까봐였어요.
저의 우려는 과연 타당성이 있는 것이었나요?
아니면 키친타올 먹고 배째고 싶은 무의식의 발로였나요?
~_~
2011.02.26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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