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익명으로 돌렸습니다.)

 

집에서 선을 보라십니다.  말로만 듣던 선.......

뭐 아빠 친구 아들인데 나이는 저보다 두살 많고 (저는 30대)

성형외과 의사랍니다.

뭐 어쩌라고...? 에잉...

 

아버지는 어릴 때 하도 가난하게 사시다가 열심히 돈 벌고 모으셔서 저희를 여기까지 키워주셨어요.

그래서 돈을 엄청 중요시하시고, 제가 이왕이면 부잣집+사회적 지위가 있는 집으로 시집가길 원하십니다.

물론, 일단 제가 직업을 가지고 사회생활을 하는 것도 밀어주십니다.

거기에 더불어서 이왕이면 '좋은 집'에 시집가서 편~~하게 (하지만 돈 있는 집이니 비위 맞춰줘가면서--이거 강조하심) 살길 원하시죠.

 

아놩 근데 전 남자친구가 있다구요.

저랑 같은 업계에 종사하구요, 집안은 평범~~~~ (부모님 직업군도 한때 농업)하지만 화목하고 '좋은 집'이구요 (물론 인사드리러는 안 가봤지만)

모든 분야에 박학다식하지 않을지는 모르지만 자기가 하고 있는 일 만큼은 열심히, 잘 하구요,

경제관념은 좀 없을 수도 있지만 그래도 공부하고 노력하자고 하면 할 거구요,

부지런하고,

자연도 사랑합니다. 얼마나 좋아요? 자연까지 사랑하고..

  

그런데,  부모님은 제가 만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아세요.

엄마는 1분 정도 잠깐 남자친구를 보신 적이 있고, 아빠는 만난다는 말만 들으셨어요.

근데 저보고 선을 잡아놨으니 봐라라고 명령하시는 거죠.

제가 하도 아빠의 이런 명령하달식(평생 이러심)에 짜증이 나서 '난 만나는 사람이 있다구요!!!!!!!!!' 그랬더니, 

아버지께서는 되려 '넌 지금이 조선시대도 아니고 고리타분하게 왜 그러냐?  이 사람 저 사람 만나봐!'

이러시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 막말로 내가 지금 남자친구와 권태기도 아니고.. 만난지 1년 정도여서 사이도 좋은데

지금 내가 그런다면 그건 남자친구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라고 했더니, 또 조선시대, 자본주의, 돈, 집안 운운 하시네요.

 

전 지금 따로 나와서 기숙사에 살고 있는데 , 며칠 후에 아빠가 문자로 '오늘 집에 잠깐 와라' 하시는 거예요.

뻔하죠. 자꾸 선 안본다고 하니 또 잔소리 200분정도 하시려고 그러시는 거.

그래서 전 '내일 발표준비로 바빠서 집엔 못갈 것 같아요 ' 그랬더니, 또 아빠 입장을 생각해라 어째라 강요하시길래 짜증이 나서

'알았다, 나 바쁜데 자꾸 오라가라 하실거면 그냥 그 '아빠 입장' 생각해서 나갈게요, 앞으론 선 안볼거니까 잡지 마세요!!' 그랬습니다.

 

더 황당한 건. 또 며칠 후에 일하고 있는데 아버지한테서 문자가 한통 왔어요.

"XXX 키가 170 정도이니 높은 구두 신지 말랜다^^ 아빠 친구 부탁^^" 

아놩 뭐 이런 망극한 !##$^%$#%&%$^* 같은 경우를 봤나... 이건 또 무슨 부자간에 키 컴플렉스...

아오...  싫거든요... ??  아직 남자에게서 연락은 안 왔지만, 만약 선 보게되면 남자친구가 사준 9cm 구두 신고 나갈거예요.

제가 165니까 174 되겠네요.

 

그래서 전 저랑 키가 거의 똑같지만 길가다가 저 9cm 구두 사준 남자친구가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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