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괴서>,소설가 장혜영

2010.06.15 08:27

nomppi 조회 수:3399

어제 서점에 갔다가 소설가 장혜영이란 사람이 쓴 <한국전통문화의 허울을 벗긴다>란 책이 눈에 들어와서

좀 읽어보았습니다. 장혜영이란 이름에서 아리따운 여성작가의 모습을 연상하시면 곤란한게(아마 탤런트 정혜영과 한끗차이라는 점때문이겠죠?)

겉표지 안쪽에 실려있는 이 사람의 얼굴은 중년 남자에다 외모도 결코 곱상하지 않아서, 이름의 아우라와 실물의 어그러짐이 매우 크죠.

 

아무튼 그렇게 읽은 책 내용은 철저한 한국전통문화 부정론이었습니다.

큰 줄기만 잡으면, 한국에서 전통이라고 내세우는 것들은 원래 거의 중국 것이며, 몇 안되는 순수한국전통문화는 역사발전에

아무런 도움도 안되는 쓰레기였다라는 게 작가의 주장입니다. 

 

알고보니까 이 번에 나온 책이 처음이 아니라 시리즈(이번이 세 번째)가 있고,  앞서 낸 책들에서도 비슷한 논조로 쭉 내려온 것 같더군요.

앞서 나온 한국고대사를 해부한다란 책에서는 고조선은 나라도 아니고, 고구려는 대제국은커녕 중국에 부지런히 조공바치던 속국이었으며, 문화도 중국문화의 영향을 엄청나게 받은 보잘것 없는 나라이며, 한국인은 단일민족은커녕 온갖 잡종족이 뒤섞인 잡종이란 식의 주장을 합니다.

그리고 보잘 것없는 한국은 이제 그 고구려마저도 중국한테 뺏길까봐 끙끙댄다면서 비웃습니다;;

 

근데 이번 책에서 한국까기의 논거로 내세우는 것들은 여러모로 좀 더 당황스럽습니다.

 

일찍이 국토 곳곳에 길을 잘 닦아놓은 중국과 견주어서 교통이 덜 발달한 조선을 까는 내용처럼 언뜻 수긍이 가는 내용이 있는가하면, 반대로

황당한 것도 적지 않더군요.

 

이 사람은 온돌이 한국전통문화의 요체라고 하면서, 온돌이 한국을 망친 이유로 온돌때문에 "성생활"이 잦아져서 심신이 피폐해졌기때문이라고 합니다;;

한국에서 쌀밥을 먹는 것을 두고는, 중국인은 밀가루음식을  먹어 체력이 튼튼해졌는데, 쌀밥만 먹고 체력이 부실해졌다고 까고요;;;

한국의 실내 생활이 중국처럼 서거나 의자에 앉는게 아니라 바닥에 앉는 것을 두고도 무릎이나 다리에 많은 부담을 주었다고 까댑니다.

국먹는 것도 까고, 밭에서 김멜때 쓰는 호미도 까고, 지게도 까고, 정말 수도 없이 깝니다;;;

한복도 중국의 영향으로 보이는 이러이러한 점을 끄집어내면서 이래놓고 한국고유의 옷이라고ㅋ? 이런 투죠. 

 

아무튼 좋은 말은 책끝날 때까지 단 한 줄도 없고, 그나마 이제까지는 엉망이었으니 이제는 이렇게 고쳐야한다 이런 것도 없습니다;;;

출판계의 왕비호랄까요, 아니 왕비호는 그래도 애정이 있어서 까는데;;;

 

그리고 저자는 또 한국까기 시리즈 다음 편을 이어가겠다고 밝히고 있지요.

 

아무튼 워낙에 인지도가 없는 인물인지라, 찾아보니까 국내 활동하는 조선족 작가랍니다.

소설은 읽어보지 않았지만, 소설과는 따로, 이쪽은 학술연구의 이름 아래 한국 까기를 컨셉으로 잡은 듯 하더군요.

아무튼 이 시리즈가 널리 읽혔다면 좋든 나쁘든 반응이 컸을텐데, 인터넷에는 아무 반응도 없어서 더 안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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