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3.07 00:05
보는 중에도 가슴이 쿵쾅쿵쾅 거렸는데, 보고 나서 집으로 걸어오는 내내 그 쿵쾅거림이 계속 이어진 적은.. 정말 오랜만인데요?
멋있는 영화네요.
이 영화의 미술이 돋보였어요. 인물들의 의상이 대부분 흑색 아니면 백색이더군요.
주인공은 늘 백색을 입고 있는데, 주변 인물은 거의 흑색이었어요. 심지어 엄마까지도요.
주인공은 자기 주변의 모든 인물들이 자신을 방해한다고 생각한 것 같아요.
자신을 질투하거나, 자신을 더럽히려 한다거나 등등..
니나는 갈수록 자신의 주변 인물을 의심하는 것 같습니다.
릴리가 술과 약을 권하고, 자신에게 약을 먹여 잠을 자게 했다고 의심했을 때도 그랬지만,
엄마한테도요. 엄마가 케익을 권할 때나, 공연을 취소했을 때에도, 굉장히 예민하게 반응했죠.
손톱을 자를 때 아프게 자른 것도 그렇고. 니나는 엄마까지도 자신을 질투한다고 생각했을까요.
과거에 엄마가 무명 군무에 불과했기 때문에?
제가 너무 깊게 들어간 거 같기도 한데, 전 이런 섬세한 연출들이 꽤 무서운 느낌을 받게 했어요.
음악도 좋았죠. 연습실에서 연주하는 곡들이, 그냥 영화 자체의 배경음악으로서도 잘 어우러져요.
전 이번 아카데미에서 아네트 베닝을 응원했지만, 나탈리 포트먼이 더 '고생하는' 역을 했네요.
가슴에 혼란스러움과 상처, 불안한 감정으로 가득찬 니나의 감정을 촬영 내내 유지했을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요.
나탈리 포트먼이 받은 것에 대해서 아무 불만이 없습니다.
캐스팅 정말 잘 한 거 같아요. 배우들의 분위기가 다들 영화와 잘 어울려요.
바바라 허쉬, 많이 늙었네요. 영화의 분위기와 너무 잘 어우러지지 않나요? 그녀의 얼굴이 전 살짝 무서웠어요.
뱅상 카셀도 가만히 보면 좀 악마같이 생겼습니다. 밀라 쿠니스는 남자를 유혹하는 예쁜 여자였고.
위노나 라이더요. 듀나님도 언급했지만, 실제 그녀의 배우로서의 위치와, 영화 속 캐릭터가 묘하게 어우러집니다.
영화 내용을 잘 이해 못 한 분들이 있었나 봅니다. 영화 끝나고 나오는데, 두 남녀가 영화에 매료되었다는 식의 말을 하더니, 이러더라고요.
<스포일러>'그거 자기가 자기 자해한 게 아니라, 릴리가 죽인 거 맞지?' '응, 그런 거 같아'
일단, 영화 분위기 상으로는 자기가 자해한거고, 주변 사람 중에 자신을 대놓고 괴롭힌 악마는 결론적으로 없었던 거잖아요.</스포일러>
어떻게 이해를 하고 받아들였든 간에, 영화는 좋았나보더랍니다.
아아, 멋있어요. 마지막 그 웅장한 피날레도 그렇고..
+ 새삼 여배우들의 고뇌에 대해 생각하게 돼요. 좋은 배역을 위해 그들은 얼마나 싸우고, 얼마나 질투하고,
그렇게 따낸 역할을 완벽히 소화해 내기까지 얼마나 많은 심적 고통이 따를까란 생각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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