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스 스피치

2011.03.07 18:06

겨자 조회 수:2187

킹스 스피치를 보고 난 후에 계속 베토벤 7번. 귀에서 떠나지 않는군요. 계속해서 7번을 듣고 있습니다. 영화음악의 승리입니다. 진부한 표현이지만.


콜린 퍼스와 제프리 러시가 강렬하게 대사를 주고 받는 부분은 셰익스피어 씨어터에서 떼어내서 스크린으로 옮긴 것처럼 고전적입니다. 그러나 위의 표현과 달리 이들의 연기는 진부하지 않습니다. 나탈리 포트만과 밀라 쿠니스의 강렬한 연기 보다도, 콜린 퍼스와 제프리 러시가 더 기억에 남습니다. 이건 마치, 연기란. 이렇게 하는 것이다, 라고 교과서를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이 영화가 아카데미의 주목을 받을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영화 초반에 이미 왕의 역할에 대해서 조지 5세 (조지 6세의 아버지)가 규정합니다. 우리는 배우이고... 그 중에서도 왕은 스타이고... 그러니까 이 영화는 스타를 만드는 과정인 겁니다. 스타가 되고 싶어하지 않는 견습생을 불러다 말입니다. 정치라는 업계는 이렇게 쇼 비즈니스입니다. 전쟁 조차도 쇼 비즈니스가 없이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영화 자신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니, 나르시시즘이 있는 영화계 사람이라면 손을 들어 줄 수 밖에 없겠다 싶었습니다. 


마지막 연설 부분의 베토벤 7번은 기가 막히게 콜린 퍼스의 연설과 어울립니다. 연설이 끝나면 7번은 황제로 바뀌지요. 오랜만에 베토벤을 거듭 듣습니다. 머릿속까지 상쾌해지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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