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구약이 흥하는 군요.

2011.03.18 12:46

Weisserose 조회 수:3278

오늘은 구약이 흥하는 날이군요.


구약에서 보면 뜨악한게 많죠. 저는 지금도 잊기 어려운게, 롯의 딸이 아버지와 자서 자손을 낳았다는 내용인데 거기 보면 '동침'이란 말이 나오


거든요. 그걸 몰라서 어른들한테 물어봤더니 '아 그거 동치미를 담궜다 이거야'라고 얼렁뚱땅 넘어가던게 떠오릅니다. 이걸 글쎄요 사실대로 해


석한다는 건 무리가 있죠. 아마 지금 그런 집안이 있다면? 이건 '긴급출동 SOS'에 나올 법한 이야기겠죠.


사람들은 종교를 접할때 가장 먼저 그 종교에서 쓰는 경전을 만납니다. 이 경전들이란게 저자가 있고 그 저자가 '음 3천년쯤 후에 후손들은 이


글에 대해 미주알 고주알 따질테니까 내가 그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 하면서 써야지'라는 개념을 가진게 아니라 처음엔 그냥 단편적인 이야


기가 떠돌다가 어느 시점을 거치면서 이게 한 권의 책으로 엮이게 됩니다. 이 시기를 보통 바빌로니아 제국이 이스라엘을 점령했던 시기로 생각


하고 있죠. 이때 그 동안 입에서 입으로 혹은 단편적인 문서로 전해지던 것들을 한데 모아 집대성하게 되고 이 집대성 하던 시기 이후에 구약성


서가 탄생하는 겁니다. 이런게 되게 이상하실지 모르죠? 간단하게 말해볼까요? 좌파의 출발점인 칼 마르크스의 '자본론'은 어떤가요? 마르크스


는 이 책을 완성하지 못했습니다. 그의 영원한 '왓슨'인 엥겔스가 그의 원고를 종합하고 정리해서 자본론을 펴낸 거죠. 


그러다 보니 창세기에서 보면 벼라별 이야기가 다 실려있습니다. 이 이야기들은 대부분 당시 중동지역의 종교에서 영향을 받은 작품들이 허다


합니다. 전에 어느 분이 ANET문서를 예를 들어 이야기 하셨는데, 맞는 말씀입니다. 한때 기독교에서도 학자들이 이 문서를 기반해서 성서를 연


구하는 그룹이 있었죠. '종교사학파'라고. 성서란 책 자체가 보면 온갖 종류의 문학작품이 뒤섞여 있죠. 심지어는 신약성서에 보면 고대 그리스


비극 분위기 나는 구절도 있습니다. 


가장 쇼킹할 롯과 두 딸들 이야기를 해볼려고 합니다. 저는 이 이야기가 실제 사건이냐?에 대해서 회의적입니다. 이 사건은 일종의 한 민족의


'기원 이야기'로 보면 딱 좋을것 같거든요. 롯의 두 딸의 자녀들이 모압과 암몬 자손의 조상이 되는 이야긴데 그 이야기를 설화로 엮어낸거죠. 우


리 조상이 어디서 왔는가?에 대한 대답입니다.


성경에서 보면 아브라함이 100살이 되서 아들 이삭을 낳았다고 하지만 이 것에 대해서 학자들은 이들이 혈연관계로는 안보고 후계자로 봅니다.


흔히 성경에 나오는 '아브라함의 하나님- 이삭의 하나님 - 야곱의 하나님'이란 표현을 쓰는데, 이 표현 자체가 3대가 각기 다른 신을 모셨는데,


이 신이 나중에 하나로 합쳐진 과정에서 나온 기도문이란 이야기도 나오죠. 쇼킹하시다구요? 저는 이건 별로 안 쇼킹한데요. 라엘리안 무브먼트


주장 앞에선 한 없이 작아지는 지라. ^^;;;


구약에서 유일신이라고 하지만 그 신이 만능은 아니었습니다. 보통 구약성서에서 보면 그들이 섬기는 야훼라는 신은 산신이었습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이 신을 만나는 곳을 하나씩 짚어보세요. 절대로 평지에서 강가에서 바다에서 안 만납니다. 산 정상에 올라가야 만나죠. 그리고 유목민의


신이었구요. 모세의 영도아래 이집트에서 탈출하던 시절은 지중해 지역의 민족 대이동기로 알려져있습니다. 로마제국을 무너뜨린 민족대이동처


럼 지중해 일대에 민족 대이동이 일어나고 이때 이집트가 혼란하자 노예들이 반란을 일으키고 우루루 몰려나갑니다. 그리고 팔레스타인으로 침


입하려는데 당시 까지만 해도 이게 어렵게 되니까 중간의 광야 지대에서 있으면서 조금씩 조금씩 스며들어가거나 침략해 들어가면서 팔레스타


인을 점령하게 되구요. 이 당시에는 아마 어떤 의도에서건 허다한 잡족들이 하나의 이념으로 민족으로 만들어져갑니다. 


80년대 전두환 집권 이후 삼청교육대 만들어서 비판세력 탄압하는걸 떠올리시는게 쉬울지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이런 혼란기에서 유일신 종교


를 들고 나왔지만 별로 재미는 볼수 없었던거 같습니다. 이후에도 계속 우상숭배 이야기가 나오는거보면. 


이런 과정에서 그들은 자신의 주장에 대해 설명하게 되는 거죠. 우리가 법을 어기면 처벌 받듯이 그들역시 그 동안 각종 사건들에 대해 설명합니


다. 당시에는 종교가 과학의 역할도 했기 때문에 모든게 종교로 귀결되고 그가 어떤 이유로 죽었건 그의 행적이 종교적으로 엉망이었으면 그건


신의 응징이 되는 겁니다. 그렇지만 이런 해설도 무력화 되는게 '욥기'이죠. 정직하고 바르게 사는데 왜 이런 고생을 하고 살아야 하느냐? 라는


질문으로 구약성서의 세계관을 한 번에 부숴버립니다. '정직하고 성실한 사람이 왜 고난을 받는가?'라는 주제는 구약성서 후반기에 등장하고 이


후 예수가 등장하면서 결론을 내립니다. '불의하지 않더라도 징벌을 받고 때론 그것으로 모든 이들의 죄가 사면된다' 라는 논리의 귀결이 되죠. 


결론은 이겁니다. 지금 교회에서 목사들이 '**에 **자연재해는 신의 진노'라고 말하는 것은 '나 공부 안했어요' 라거나 '니들 내 말 안들으면 저


렇게 된다'라는 협박밖에 안된다는 겁니다. 경제력 없는 형제나 자녀한테 '너 내가 하라는 대로 안하면 경제적 지원을 끊는다'고 협박하는 부모


와 같은거죠. 무슨 말이냐구요? 한국 개신교계에선 희한한게 목사가 복을 빌어줘야 잘된다라는 생각이 있습니다. '교회 열심히 나오니까 누구네


사업 잘되고 자식 미국유학 갔고 맨날 차를 취미삼아 바꾼다'라는 거죠. 


그런데 이런 논리 자체가 웃긴게 개신교회에선 특히나 대한민국에서 흥하디 흥하는 장로교에선 목사는 '설교하는 장로' 수준이거든요. 그런데


한국에서 목사는 중세 가톨릭신부 보다 더 막강한 권세를 휘두르죠. 그런데 세속사회인 한국에서 자기들 권력을 인정받고 그걸 확대 재생산 하


려니까 이런 수준의 악담이 이리 저리 횡행하는 겁니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교회 다니는 사람들이 좀더 영악해지는 것입니다. 꼭 이단이 아니라도 교보 문고 가면 기독교에 관련된 학문적으로 접근한


책이 많습니다. 가톨릭 계열인 분도 출판사나 이쪽에 가면 학문적인 연구서들이 많이 있습니다. 목사 설교 듣고 그 약장사에 속고 노예처럼 살지


  마시고 그런 책을 읽으면서 그걸 비판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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