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3.26 13:44
IPTV로 영국 텔레비전 미니시리즈 [오만과 편견 다시 쓰기]를 봤어요.
듀나 님의 리뷰는 분명 예전에 읽었던 것 같은데, 드라마를 보면서는 까맣게 잊고 있었네요.
(듀나님의 리뷰는 여기로. http://djuna.cine21.com/movies/lost_in_austen.html )
4부작이다 보니, 전개가 급하고 사람들의 감정이나 태도 변화에도 비약이 많고 그렇습니다.
원작의 주요 인물, 원작의 독자들이 대부분 기억할 수 있는 유명한 사건들을 툭툭 던져 놓고 있는데,
그게 새롭게 설정된 내용과 부드럽게 이어지고 이리저리 융화되었다기보다는 "지금 보이는 것은 여러분이 잘 아시는 ○○○의 장면을 재구성한 것입니다!"라고 설명한다는 느낌이 자주 들었습니다.
원작이나 BBC 미니시리즈, 조 라이트의 영화의 섬세함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즐길만한 구석이 꽤 있습니다.
주인공 아만다 역을 맡은 배우의 모던한 외모와 오스틴 동네 사람들 외모의 대비 효과도 괜찮았고요.
특히 제인 역을 맡은 배우의 결백한 외모는 그냥, 잘 어울렸습니다.
비중이 작은 편이지만 엘리자베스 역의 젬마 아터튼은 21세기로 건너와 짧은 머리를 했을 때 또랑또랑 귀엽고 상큼하고 생기있고... 그러면서도 마냥 가볍지 않고 속 깊은, 혹은 속을 알 수 없는, 꿍꿍이가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의뭉스러운 인물을 연기해도 어울릴 것 같아요. (그런데 이 배우가 본드걸을 연기했다고요? 어땠을지 궁금하네요.)
아만다 프라이스 역 - 제미나 루퍼
제인 베넷 역 - 모븐 크리스티
엘리자베스 베넷 역 - 젬마 아터튼
듀나 님의 리뷰에도 적혀 있지만, 드라마가 공략하는 대상이 오스틴이 만들어낸 '미스터 다시'와 사랑에 빠진 사람들이라는 게 너무나도 훤히 보이기 때문에,
그 짝사랑의 결실을 맺어주는 판타지로서는 제 할 일을 다 하는 셈입니다. ^_^
무엇보다 미스터 다시 역을 맡은 배우가 눈에 띄더라고요.
듀나 님께서는 "그가 특정 장면에서 콜린 퍼스의 흉내를 낼 때는 많이 민망하고 딱하더군요."라고 말씀하셨는데,
아마 여러분이 상상하시는 문제의 그 장면(!)이 맞을 거예요. 극 중에서는 21세기에서 건너 온 주인공 아만다가 다시에게 그 장면을 연출해달라고 요청해서 성사되는 장면이지요.
그 모양을 하고 우두커니 포즈를 취해야 하는 다시를 본다는 게 좀 민망하긴 하지만, 아만다의 대사에서처럼 이 드라마가 노렸을 '포스트모던한' 장면 연출이라고 대충 넘어가 줄 수 있겠습니다. 하핫.
어떤 블로거는 엘리엇 코원의 미스터 다시에 대해 극찬을 하고 있는데, 이 장면에 대해서만은 예외인 듯 합니다;; (http://reusedpapercup.artician.com/blog/2009/06/serious-dandy-business/)
마지막 사진이 엘리엇 코원.
이 사진에서는 그런 느낌이 덜한데, 처음 등장하는 순간 히스 레저와 많이 닮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미스터 다시라는 역할 자체가 워낙 드러내지 않음으로써 드러내는 캐릭터이다 보니, 어떤 표정이나 눈빛에서 히스 레저가 많이 생각나더라고요. [브로크백 마운틴]을 극장에서 본 게 3월쯤이었던 것 같은데....
엘리엇 코원
히스 레저
엘리엇 코원은 영화나 드라마 외에 연극 무대에도 자주 서나 봐요. 아직 정확히 검색해보지는 않았지만, 위키에 의하면 기타, 첼로 연주도 하고 런던 신포니아와 공연도 했다는 것 같은데.. 혹시 이 배우 출연작품 가운데 추천해주실 만한 것이 있으면 알려주시길 부탁드립니다~.
2011.03.26 18:48
2011.03.27 15:00
2011.03.28 0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