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호들의 지역주의

2011.03.28 12:04

marian 조회 수:3660

지역주의는 지역만을 내세울 때 보기 흉해집니다. 지역이라는 가치를 더 중요한 가치들보다 앞에 내세울 때 '토호'니 '촌로'니 하는 경멸적 수식어가 붙습니다. '광주'가 강렬한 정치적 용어가 되는 것은 80년의 일이 지역적 차원의 사건에 그치지 않고 민주주의, 자유, 인권 같은 더 보편적인 차원을 환기시켜 주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이 보편적 차원에서 뒤로 후퇴해 지역의 이익과 자존심을 내세우면 더 이상 '광주'는 우리가 아는 '광주'가 아니라 '부산'이나 '대구'와 다를 바 없게 됩니다. 한 계단만 내려오면, 그렇게들 미워하는 영남 '패권주의'와 언뜻 봐서는 구분할 수 없게 된다는 말입니다. 호남 '민중'이나 영남 '놈들'이나 정치 의식의 차원에서는 별다를 바 없습니다. 다만 우리가 이들을 구분하는 것은 상징 언어의 차원에서 바라볼 때 뿐입니다. 그걸 역사적 정당성의 차원이라고 할 수도 있고 정의나 자유 같은 관념의 차원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만, 여기서 한 걸음 물러나 죽은 자들의 자리를 참칭하면서 " '우리'를 욕하면 '우리'는 가만 있지 않아!"라는 토호들의 자존심을 내세울 때 그 '우리'를 우리가 주목해줄 아무런 이유가 없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7591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6154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6219
103938 잡담 [9] 세상에서가장못생긴아이 2011.03.28 2006
103937 요새는 대학교 엠티가면 뭐하나요? [12] 코리아시스템 2011.03.28 5040
103936 파수꾼, 을지로 센터원, 전북버스파업 등등등 [18] nixon 2011.03.28 2682
103935 [기사펌]2NE1에 대한 기사.. [1] 라인하르트백작 2011.03.28 2478
103934 오랜 세월을 심한 두통에 시달리던 한 남자. [3] 자본주의의돼지 2011.03.28 2543
103933 [나가수] 앞으로 섭외할만한 가수들을 총망라해볼까요 [30] 미리 2011.03.28 5885
103932 문신 완성했어요. [12] Cocoon 2011.03.28 3623
103931 [우행길] 32. 나는 결코 사랑받을 수 없어 - 정서적 박탈의 덫, 나에게 친절하기.. [8] being 2011.03.28 5038
103930 에이미 아담스가 슈퍼맨에 나오네요 [5] magnolia 2011.03.28 2180
103929 그들은 행복한 가수일까?(블랙스완 스포 있어요) [7] 아이리스 2011.03.28 2463
103928 킨들 케이스 [7] 나으존재야 2011.03.28 3338
103927 전북지역 버스 파업 관련 후원이 가능합니다 [4] nixon 2011.03.28 1010
103926 출근길 아침 라디오 뉴스 들으면서 단상. [1] 가라 2011.03.28 1213
103925 진보정당 '골수'지지자들 입장에서도 유시민류(민주당쪽은 물론)라면 치가 떨리는게 사실이겠죠. [5] 쥐는너야(pedestrian) 2011.03.28 2652
103924 음모론들을 충전할 때가 왔어요... [3] Afterhours24 2011.03.28 1794
103923 뭐가 더 필요했을까요... [2] @해루 2011.03.28 1146
103922 국회의원 홈페이지를 구경하다가... DH 2011.03.28 1065
103921 이런저런 기사들 [2] 메피스토 2011.03.28 1154
103920 백수남편이 드디어 취업했습니다.. [22] Eun 2011.03.28 6760
» 토호들의 지역주의 [82] marian 2011.03.28 3660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