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번 달 우행길은 '인생의 목표를 찾고, 그것에 전념하는 것'입니다.

 

 

2.

 

지난 10여 년간 제 꿈은 '그것을 향해 달리다 죽어도 여한이 없을, 인생의 꿈'을 찾는 것이었습니다.

 

어린 저는 '전문직 아니면 (여자는 특히) 혼자 밥 벌어 먹고살기 힘들다'는 이상한 세뇌를 받고 자랐고, 그렇기에 진로를 정할 기회가 생겼을 때 제 꿈과 적성 따위는 전혀 생각하지 않고 오로지 취직 잘 되는 쪽, 먹고 살기에 유리한 쪽으로 진로를 잡았습니다. 그리고, 그런 선택의 결과 열정과 희망과 삶의 기쁨이 모조리 박탈된 상황에서 성실함과는 거리가 먼 생활 습관과 우울증 발병까지 겹치면서 인생의 가장 주요한 커리어의 초반부부터 인생을 제대로 망치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한심한 생활이었어요. 불평불만에 가득차있으면서도 막상 현 상황을 바꾸기 위해 그 어떤 일도 하지 않으면서 우울과 불안과 자학에 쩔어 있던. 무감동과 게으름이 그득 차  동기와 열정 따위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그래서 공부나 일을 할 때 당연히 감내해야 할 지겹거나 어렵거나 벅찬 일들이 생기면 참고 견디기 보다 쉽게 포기해버리기 바빴고, 평범한 일상을 영위하기 위해 당연히 필요했던 아주 기초적인 자기통제력조차 발휘하지 못했던 의지박약의 정수와 같았던 그 나날들. 그러다가 어느 순간 부터는 무언가를 목표로 향해 달리는 것을 아예 멈추고 그 자리에 얼어붙기 시작했던 한심한 내 모습.

 

그런 와중 그런 제가 너무 싫고 비참해서 어떻게든 스스로를 바꾸고 싶었던 저는 이런 식으로 생각했습니다. 나같이 게으르고 무책임하고 별다른 능력도 없고 의지박약이며 어렵고 지난한 일은 죽도록 못 참는 성향의 사람이, 더구나 세속적인 부와 명예와 성공에 대한 열망마저 거의 없어 돈을 벌고 싶어 열심히 일 할 깜냥도 안되는  한심한 사람이 매 순간 인생을 열심히 불태우며 살 수 있는 유일한 길은 , '그걸 향해 달리다 죽어도 여한 없을 인생을 걸 수 있는 꿈'을 찾아내어, 정말 좋아하는 일에 푹 빠져 사는 길뿐이다.  그러니까 나는 '내 인생의 꿈'을 찾아야 한다. 그래야 인생을 제대로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이후 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저는 아직도 확실한 인생의 꿈을 찾지는 못했습니다.

 

 

 

3.

 

그런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저 당시 제 생각은 많은 부분에서 오류가 있습니다.

 

1) 불성실하고 게으른 사람이 혹여 진정 가슴 벅차오르게 하는 인생의 꿈을 발견한다고 해도 그 꿈을 이루어낼 수 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사실을 무시했습니다. 자신의 재능에 걸맞는 커리어를 선택한 사람은  많지만, 그 재능을 제대로 키워내는 사람은 극히 드물지요. 흔히 1만시간 법칙이라고 하죠. 자신이 가는 그 길이 자신의 궁극의 꿈이든 아니든, 결국 무언가를 이루어내려면 초인적인 자기절제, 컨트롤능력이 뒷받침된 상태에서, 한 분야에 장기적으로 꾸준하고 성실하고 독하게 자신의 인생의 대부분의 시간을 쏟아부어야 합니다. 그 길이 '자신이 꿈꾸고 너무 하고 싶어하던 바로 그 길'이라면 그런 장기간의 시간을 쏟아붓기가 백배 수월해지기는 하겠지만, 그럼에도 꿈을 꾸며 열정에 불타는 것과, 그 꿈을 현실화 시키기 위한 지난한 시간 동안 수도자와 같이 자기절제를 하며 지독한 노력을 장기간 지속적으로 퍼붓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라는 간단한 사실을 무시했습니다.

 

그러니까, 당시의 저는 '자기절제, 성실함, 근면함'을 도무지 체화할 수 없어서, 그 핑곗거리로 '이 길은 생각만 해도 가슴 벅차오르는 열정을 불러내는, 진정한 나의 길이 아니다. 내 재능에 걸맞고 가슴으로 바라는 진정한 인생의 꿈을 찾기만 하면, 조금은 불성실하고 자기 절제력이 약간 모자라도 그 꿈을 향한 진정성으로 뭐든 어떻게 될 것이다' 하는 식으로, 본질적인 문제를 회피했던 겁니다. 말도 안되는 생각이었죠. 오히려 진정한 꿈을 찾아 인생을 걸고 꿈을 향해 달리는 '프로'들의 리그일 수록, 타고난 재능 위에 지독한 노력과 어마어마한 자기절제력은 필수더군요. 꿈에 대한 진정성은 만능이 아닙니다. 오히려 진정한 꿈을 향해 달리기 시작하는 순간, 인생의 고난이 시작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2) 당시 게으르고 열의 없고 우울과 불안과 자학과 편협한 사고방식에 사로잡혀 있었던 것은 내가 진정 원하는 길을 가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라, '우울증' 때문이었다는 사실에 대해 무지했거나, 혹여 의식은 했다 하더라도 그게 진정 어떤 의미인지 알지 못했습니다. 사실 지금도 완벽히 의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아직도 그 기작이 완벽하게 밝혀지지 않은 우울증이라는 병과, 그 병으로 인해 생기는 뇌 호르몬이나 뇌 기능의 미묘한 변화들이 감정 동기 의지 자기절제력 사고 기타 다양한 의식 분야에 미치는 영향들을 머리로 지식적으로는 꽤 많이 알고 있으면서도, 때때로 '내가 조금 더 의지력을 낸다면 이런 방탕한 생활 방식 쯤 수월하게 극복할 수 있을텐데! 난 의지박약이야! ***다!'하며 자학을 할 때가 여전히 많습니다.

 

미묘한 부분은, '의지력을 발휘하여 자기 절제를 위해 노력해야 이 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완전히 틀린 것도 아니라는 점입니다.  제 게으른 성정과 불규칙한 생활 패턴과 낮 밤이 거의 없는 수면 사이클 같은 것을 100% 우울증의 탓으로 돌리기에는 무리가 있어요. 분명히 제가 자초한 부분이 굉장히 큽니다. 매 선택의 순간마다 좀 더 참고 인내하며 고통받기보다 쉽게 포기해 버리고 순간의 편안함을 선택했죠. 그 많은 선택의 순간, 더 참기를 선택했더라면, 더 성실하기를 선택했더라면, 하기 싫더라도 해야 하는 일은 꼭 하기를 선택했더라면, 제 뇌와 제 몸은 점점 더 단련이 되었을테고 저는 조금 더 성실하고 자기절제력이 좋은 사람으로 바뀌어갔을텐데, 저는 매 순간 그런 절제력과 참을성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순간의 고통과 괴로움을 참지 못해 먼 훗날의 큰 이득을 손쉽게 포기했죠.

 

하지만, 훗날의 이득을 위해 현재의 쾌락을 포기할 수 있는 (마쉬멜로 이야기로 유명해진)  '만족지연' 능력은 행복하면 할 수록 올라간다는 것이 또 아이러니 합니다. 그리 되는 자세한 이유는 제 지식이 짧아서 잘 모르겠지만, 불행할 수록 미래를 위해 현재의 만족을 지연하는 능력, 자기 통제 능력이 약화되는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제가 먼 훗날의 목표를 위해 순간의 불편함을 참지 못하고 자꾸 고꾸라졌던 것도 당장 죽어버리고 싶은 불행하고 우울한 상황이었던 탓도 조금은 있을겁니다. 같은 맥락에서, 지금의 저는 몇 년 전의 저 보다 만족지연 능력이나 자기컨트롤 능력이 꽤 올라갔어요. 그만큼 덜 불행해졌다는 이야기겠지요.

 

그러니까 한창 인생을 망가트리며 살았을 당시 제가 게으르고 불성실하고 열의없고 우울과 불안에 사로잡혀 살았던 이유는, 우울증이라는 병과 성격적으로 환경적으로 비관적이고 불행하게 살아왔던 제 삶의 영향이 컸지, 제가 인생의 꿈을 발견하지 못해서는 아니었던거지요. 그러니까 설사 당시 꿈을 발견했다 하더라도 그 문제가 단박에 해소되지는 않았을겁니다. 오히려 꿈은 발견했는데 내가 그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넘어야 할 현실의 벽이 너무 크고 높고 자기 컨트롤은 도저히 되지 않아 거기에 좌절하고 절망하며 더 깊은 우울의 나락에 빠졌을지도 모르지요. '정말 원하는 것을 이제야 찾았는데, 동시에 알게 되어버렸네. 나는 절대로 그걸 가지지 못할 것이라는걸..' 우울에 박차를 가하는 또 다른 스토리가 단박에 나오지 않습니까? 무슨 우울자학모노드라마 찍는 것도 아니고..

 

 

3) 그리고 결정적인 오류. '무언가를 찾는 순간, 무언가를 얻는 순간 진정한 내 인생이 시작되는 것이다.'라는 생각만큼 멍청한 생각도 없다는 점. 지금 이 순간 순간 자체가 진정한, 그리고 유일하게 나에게 주어진 삶인 것을. 그리고 그 당시 저는 그걸 완벽하게 낭비하고 있었구요. 설사 진정한 꿈을 찾을 기회가 있었다 한들, 그것을 향해 가는 와중에 해야만 하는 일을 미루고 주변 조건을 걱정하다가 꿈에 제대로 몰입하지 못하면서 불성실하게 우왕자왕 삶을 낭비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사람은 쉽게 안 바뀌죠. 아니, 분명 사람은 바뀔 수 있지만, 이러기 위해서는 지난한 노력과 긴 시간이 필요하지요. 또 삶의 꿈이라는 것이 궁극의 영약도 아닌데 그걸 얻는다고 모든 것이 일거에 변하는 것도 아니고.

 

 

 

 

 

4.

 

한창 치료를 받으며 '초월' 언저리 책 한 권에 빠져있을 때, 이런 글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

 

http://djuna.cine21.com/bbs/view.php?id=main&page=1&sn1=&divpage=37&sn=off&ss=on&sc=on&keyword=판도라&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210979

 

대강 요약해보면 이렇습니다. 판도라의 상자 속의 희망이란 흔히 '인간에게 남아있는 유일하게 좋은 것'이라고 해석되지만, 어쩌면 희망이란 지금의 현실과 내가 희망하는 미래 사이의 차이을 끊임없이 의식하며 현실을 폄하하게 만들어, 현실에 오롯하게 집중하지 못하게 하는, 결과적으로 지금 이 순간을 충실하게 살 수 없게 만드는 또다른 악한 무엇이지 않을까.

 

그리고 이어서 생각해봅니다. 희망이 저렇다면, 인생의 목표라는 것도 비슷하지 않을까. 어쩌면 내가 그리 찾아다녔던 '인생의 꿈'이란 것도 지금 나의 (불만족스러운) 현실에서 도피하게 하는, 허상과 거짓 위안의 산물은 아닐까. 유일하게 실재하는 순간은 오직 '현재'뿐인데, 그 현재에 온전히 몰입하지 못하며 늘 지금여기가 아닌 다른 곳을 바라보게 하는 것이 인생의 목표라면, 그런 목표를 향해 달리다가 오히려 실재하는 현재의 진정한 삶을 살지 못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큰 부와 명예를 얻었지만 죽는 순간 그렇게 살아온 내 삶이 허망한 것이었다는 깨달음에 괴로워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처럼.

 

 

 

 

5.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지금 여기 이 순간, 현재를 더 충실히 살 수 있으려면, 오히려 목표가 필요합니다.

 

<모나리자 미소의 법칙>에서 행복에 관한 한 심리학계의 최고 전문가 중 한 사람인 '에드 디너' 교수는 이렇게 말합니다. '행복은 목적지가 아니라 과정이다.'   누구나 아는 이야기라 치부하고 넘어갈 수도 있지만,  저 단순한 한마디 뒤에는 30년간 쌓여 온 수백 수천 편의 심리학 의학 과학 논문들이 버티고 있습니다. 저 말은 단순한 경구가 아니라, 과학적인 연구 결과 얻어진 사실 진술에 가깝습니다.

 

심리학적으로 보통 행복은 '즐거움 기쁨 재미 등 각종 쾌락들, 삶에 깊게 몰입된 상태, 의미있는 삶, ' 등을 동시에 지칭합니다. . 이 사실을 염두에 두고 '행복은 과정이다'는 말을 좀 더 해석해보면 이렇습니다.  '삶에서 얻는 즐거움과 쾌락, 삶에 온전히 몰입된 상태, 내 삶에 대한 의미의 발견은 무언가를 향해 가는 과정에서 보다 쉽게 얻어질 수 있다.'고요.

 

지금 이 순간이 즐겁고 기쁘거나, 혹은 삶 자체가 뭔가에 깊이 몰입되어 있거나, 혹 현실이 고통스럽고 설사 원하던 것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하더라도 내 삶은 의미가 있고 가치있다고 진심으로 믿을 수 있는 것은, 모든 사람이 바라는 바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런 것을 심리학적으로 '행복'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이 것을 얻기 위해서는 '무언가를 향해 가는 과정'에 있어야 한답니다.

 

그러려면 대체 어디를 향해서 가야 하는 걸까요. 당연히, 인생의 목표, 꿈을 위해서지요.

 

 

 

6.

 

그 목표는 사람마다 다르겠죠. 누군가에게 목표는 자신의 일에서 성공하는 것일 수도 있고, 역사에 남을 예술적 창작물을 한 편이라도 남기는 것일 수도 있으며, 많은 부를 쌓는 것 자체가 목표가 될 수도 혹은  돈과 재력과 권력이 생기면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좀 더 쉽게 할 수 있기 때문에 그것을 위한 수단으로 우선 돈과 권력을 일차적 목표로 여길 수도 있고, 대통령이 되든 CEO가 되든 사회에 영향을 미치고 사람들의 관심과 주의를 한 몸에 받는 위치가 되는 것 자체가 목표가 될 수도 있지요. 또는 나와 내 가족을 부양하며 가장으로 혹은 좋은 엄마의 책임을 다 하는 삶을 사는 것이 목표가 될 수도 있고, 사랑하는 가족과 좋은 이웃과 매 순간 소박하지만 행복한 삶을 즐기면서 아픈 이웃과 사회의 정의에 대한 관심의 끈도 놓지 않는 '좋은 시민, 좋은 사람'으로 사는 것이 목표일 수도 있으며, 자신이 좋아하거나 자신이 '나의 길'이라고 정한 분야에서 평생 성장하며 그 일을 하다가 죽는 것 자체가 삶의 목표가 될 수도 있지요.  어떤 이는 이런 저런 목표를 세우고 일을 벌이지만, 결국 속을 들여다보면 '그저 사랑받고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삶을 지배하는 목표일 수도 있고..

 

'목표' 하면 꼭 '나이가 들어서도 멋진 영화배우로 남고 싶다!', '내 분야에서만큼은 한국 최고의 전문가가 되겠다.'등 커리어와 관련된 크고 거창한 일을 떠올리기 쉽지만, 생각 외로 목표의 스펙트럼은 다양합니다. 물론 좋은 목표, 올바른 목표는 또 그것 나름대로 복잡한 기준이 있더이다. 이건 다음에 파보기로 하고.

 

우선은 목표는 사람마다 다 다를 수 있다는 간단한 사실만 짚고 넘어가면 될 것 같습니다.

 

 

 

7.

 

중요한 점은 목표, 꿈이란, 지금 이 순간의 현실을 어떤 맥락 안에 위치시키고, 그럼으로 현실에 의미를 부여하며 보다 가치있게 느끼고 그것에 몰입하게 한다는 점입니다. 제대로 된 목표라면, 현실을 외면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현실에 충실하고 현실에 몰입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아니, 그래야 '올바른' 목표라 할 수 있을겁니다. 제가 걱정했던, 괴로운 현실을 회피케하는 도피처이자 헛된 희망의 미래를 꿈꾸며 현실을 외면케 하는 목표는, 그것 자체로 잘못 된 목표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 목표는 무질서한 삶에 방향성과 질서를 부여합니다.  우리의 삶은  불규칙하고 무질서합니다. 엔트로피 법칙을 끌어들이지 않아도, 세상에는 질서보다 무질서가 훨씬 많습니다. 그리고 크게는 그런 무질서한 세상에, 좁게는 나의 무질서한 삶에, 방향성과 질서를 불어넣는 것은 그것 자체로 의미를 창출하는 길이기도 합니다. 그러고보면 생명이라는 것도, 엔트로피 법칙을 역행하는, 어떤 질서와 체계가 집적된 존재 아닌가요. 생명이란, 삶이란, 박동하고 의미있는 인생이란, 무질서하고 의미없는 무언가에 질서와 방향성을 불어넣는 무엇이지 않을까요. 그리고 올바르게 설정된 목표는 삶 속의 질서와 방향성을 위한 주춧돌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런 방향성과 질서와 기타, 우리가 만들어낸 무언가, 그리고 더 넓게 우리의 삶과 존재 자체는 결국 사라질겁니다. 삼라만상은 늘 변하고, 본질적인 것은 없으며, 모든 것은 결국 소멸하니까요. 그러나 우리에게 진정 의미 있는 것은 그렇게 에너지와 노력을 들여 무질서 속에 질서를 부여하며 무언가를 향해 가는 과정, 그 속에서의 경험들이지, 궁극적으로 도달하게 되는 어떤 상태, 도착점은 아닌 것 같습니다. 내가 바라는 모든 것을 얻어내고 궁극의 희열과 만족감이 공존하는 완벽한 상태가 혹여 있다 하더라도, 그 찰나의 순간이 지나면 모든 것은 변화하면서 완벽한 그 순간을 둘러싼 절묘한 균형은 조금씩 어그러지겠죠. 다시 일이 꼬이고 그 성공과 성취로 인한 예기치 못한 문젯거리가 발생하고 영원할 것 같았던 성취감과 만족은 '쾌감적응'이라는 인간의 타고난 인지구조 덕에 빠른 속도로 사그라질 겁니다.

 

그럼에도, 목표를 이루어냈다는 것이 '내가 바라는 완벽한 상태를 손에 쥐는 것'이라는 착각만 하지 않는다면, 목표의 진정한 가치란 삶에 방향성과 질서와 앞으로 내달릴 수 있는 동력을 제공하고, 그것을 향해 가는 과정 속에 현재를 보다 의미있게 살아가게 만드는데 있다는 것을 진심으로 깨달을 수만 있다면, 삶의 목표는 현실을 보다 깊고 풍요롭고 생생하게 만드는 인생의 선물이 될겁니다. 

 

 

 

9.

 

그렇기에, 아직도 자주 우울하고 불안하고, 여전히 행복해지려면 갈 길이 먼 저는, 삶의 목표를 꼭 정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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