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면도 하다가 크게 베인 적은 없습니다만... 피를 보는 일은 많네요. 면도기가 미끄러져서 베이거나 한 것도 아닌데 수염 있던 자리에서 자꾸 피가 나요. 4중 면도날에 쉐이빙폼도 쓰는데 말이죠. 뜨거운 물로 충분히 불리지 않아서 그런가... 쉐이빙폼을 발라도 깎을 때 부드럽게 깎이지 않고 턱턱 걸리는 느낌이 나더니만 거울을 보니 쉐이빙폼 사이로 피가... ㅠㅠ

 

생각해보니 면도는 누가 가르쳐준 적도 없는데 알아서 하고 있네요. 면도에 대해 조언을 들은 거라고는 군대에서 "면도는 순방향(이마쪽에서 턱쪽으로)과 역방향(턱에서 이마쪽으로)으로 할 수 있는데 여자를 만날 땐 꼭 역방향으로 해야하지." 라는 근거없는 조언을 들은 것 뿐ㅋ. 피 보기 싫으면 전기면도기를 써야하나...

 

2.

 

엠씨몽은 결국 병역 기피는 무죄, 병역 연기는 유죄로 나왔군요. 병역기피 자체가 증명하기가 쉽지 않지요. 병역 연기는 비교적 증명하기 쉬우니 유죄가 나오긴 했는데, 사실 보면서 뜨끔한 사람들 많을겁니다. 이런 저런 사정으로 입대를 늦추려고 괜히 국가고시에 접수한 사람들이 워낙 많잖아요. 게다가 수많은 남자 연예인들이 대학원에 진학하는 거 보면... 설마 엠씨몽 친구 하하가 대학원에 진학한 게 무한도전에서 "무식한 석사" 이미지를 만들려고 한 건 아니겠지요. 나름 돈이 벌릴 때 입대하지 않기 위한 고육지책일 뿐. 석사 논문 썼나 궁금하네요. 월드스타 비도 대학원 재학중이던데 다닐 시간은 있는지...

 

유죄를 인정하기 충분한 상황이니 엠씨몽이 유죄를 받은 것이 억울하다고는 못하겠지만, 어쨌건 무죄가 나온 병역기피 혐의까지도 아마 오랫동안, 어쩌면 평생 벗어내기 어려울 겁니다. 공권력이라는 게 이래서 무서운 거죠. 결과가 어떻게 되건 수사하고, 언론에 공표하고, 기소하면 나중에 무죄가 되건 말건 그 사람의 인생은 이미 만신창이.

 

어찌보면 법원의 판단이라는 건 본인에게나 중요하지 다른 사람들의 판단에는 큰 영향을 못미치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법원의 판단이 꼭 '진실'과 부합하는 건 아니고요. '증명될 수 있는 진실'에 부합할 뿐. 검찰이 한명숙, 미네르바, PD수첩 제작진을 기소했다가 무죄가 나왔을 때는 "무리한 기소"였다고 욕하지만, 엠씨몽 기소했다가 무죄 나오면 "증명이 부족했을 뿐" 이라고 하니까요. 애초에 "증거가 부족하다"며 기소를 안했다면 "연예인이라고 봐주는 거냐" 했을 거고.

 

3.

 

이를 발치하거나 어깨를 빼서 군대를 안가면, 당장은 좋을지 몰라도 평생 불편함을 감수해야 할텐데 정말 그렇게도 군대가 가기 싫을까 궁금하기도 합니다. 하기사 저처럼 그 나이에 군대 가봤자 기회비용이 얼마 안되는 사람에 비해 1년에 수십억의 수입이 왔다갔다 하는 이로서는 2년의 기간도 썩기 싫다는 생각이 더 강하겠죠. 하여간 그렇다보니 병역기피는 정말 역사가 깊은 범죄입니다.

 

전 이번 엠씨몽 사건을 보면서 "야, 정말 저렇게까지 가기 싫다면 그냥 더럽고 치사해서 안데려가야 되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그리고 같은 '병역기피'라고 묶이긴 하지만, 그 안에서도 급이 다르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발치를 예로 들면, 군대에 가기 싫다고 정말 이를 몽창 뽑아서 오복 중의 하나를 군 2년과 바꾸는 경우와, 이가 몽창 빠진 남의 엑스레이 사진을 내거라고 속이고 제출해서 군대를 빼는 경우 말이죠.

 

이가 많이 없다, 어깨가 나갔다, 무릎 연골이 깨졌다, 등은 심각한 신체 손상입니다. 그러니 군대에서도 필요없다는 거고요. 그런데 스스로 그런 훼손을 감수하면서까지 군대를 안가겠다면, 그것도 죄로 다스려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드네요. 내 몸을 내가 진짜로 망가뜨려서 군대 안가는 대신 평생 불편하게 살겠다는데 그걸 굳이 감옥에까지 보내야하나 하는 생각.

 

4.

 

뻔한 말이지만, 사람들이 김건모의 나가수 재도전에 보이는 관심을 방통위원장 연임 도전에 보이고, 엠씨몽의 병역기피에 보이는 관심을 국회의원 및 재벌 2세 병역기피에 보이고, 여자연예인 과거사진에 보이는 관심을 정치인의 과거 행적에 보인다면 우리나라는 비약적인 발전을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어요. 그 관심이 나쁘다는 건 아니지만 거기서 그치지 말았으면 좋겠는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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