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제목에 인용된 영화 부당거래의 대사가 가슴 깊은 곳에서 새삼 절실하게 울립니다.

친구가 가게를 개업했어요.

가게 개점했을 때 화분이니 무임금 아르바이트니 하면서 성심성의껏 도왔지요.

그 뒤로 개점 시기가 지나고 나서는 들릴 때마다 종종 먹을 걸 사가거나 매상을 올려주거나 했고요.

거기까진 좋았어요. 저도 뭘 바라서 그랬던 게 아니니까요.

 

그러다가 최근 두 달 정도 가게에 못 가게 됐어요. (안 간 걸까요 ;)

출장이 거의 두 달간 45일 정도를 차지했고..... 친구 가게에 들릴 시간도, 심적인 여유도 없었죠.

그런데 두 달 전쯤 친구 가게에 광고판을 설치해주겠다고 얘길 했어요. 저 말고 제 애인이요.

애인이 그쪽 계통을 잘 알아서 세상 물정 모르는 친구(회사에 다녀본 경험도 없는 아이예요)에게

선뜻 호의를 표현한 거였죠. 친구는 물론 주위 사람들에게 "넌 정말 친구 하나는 잘 뒀다" 라는 칭찬을

들으면서 기분이 아주 좋아졌죠. 친구는 "은밀이가 너한테는 참 끔찍하게 한다" 라는 그런 주위의 말을 참 좋아해요.

물론 저도 어렸을 때부터 오랜 시간을 함께 해 온 벗이라서 제 능력이 닿는 한 많은 걸 해주고 싶었어요.

 

오늘 오랜만에 통화를 했더니 친구가 이런 말을 했어요.

"야 그거 광고판도 안 해주고, 해준다고 한 게 벌써 겨울인데 그거 가지고 사람들이 말이 많아"

제 애인도 집에 11시 이전엔 들어갈 수도 없을 만큼 너무 바쁜 두 달을 보냈거든요.

애인이나 저나 광고판 해줘야지....해줘야지....하면서 광고게시물 후반 작업을 애인이 해야 하기 때문에,

회사에서 몰래 하기도 그렇고 집에 가서 해야 하는데 집에 가서는 잠을 자기 바쁘고..... 등등.

그런 이유로 해주지 못했단 걸 얘기했지만, 친구는 그냥 "야 아무리 바빠도 그거 하나 하는 게 어렵나?"

라고 일축할 뿐이었어요. 이제 와 부랴부랴 해줘 봤자 고마워는 고사하고 비아냥만 먹게 생긴 상황이에요.

약속을 계속 미루고 달랑 그거(광고판) 하나 안 해준 연인으로요.

 

광고판을 해준다고 얘기를 한 것도 약속이 성립되는 게 맞지요?

제가 이렇게 서운해지고 막 해주기 싫고 친구가 얄미운 건 제가 잘못된 거죠?

 

아, 빨리 친구가 저한테 따뜻하게 대해줬던 추억들을 불러와야 하는데 그게 다 어디로 도망갔나

당최 나타나질 않네요. 제 마음에 친구가 얄밉단 감정이 이렇게 득실득실한 게 참 답답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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